‘전대 룰 변경’ 비윤계 반발…“승부조작 판치면 팬들 떠날 것”, “민심 반영 안 돼 총선 불리”
허은아 “계파 정치의 고착화”
김웅 “유승민 불가, 길게 얘기”
윤상현 “일방 강행 안타까워”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19일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경선 룰(규칙) 변경을 강행하자 당내 비윤석열계의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 비대위가 추진하는 개정안은 당대표 선출에 당원투표 100%만 반영하자는 것인데 당이 외연 확장을 포기하는 메시지로 읽혀 다가오는 총선에서 불리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한 후보들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당권주자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당원투표 100%’에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그 우려 때문”이라며 “속된 표현으로 당대표 뽑는 게 골목대장이나 친목회장을 뽑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역사가 있는 당헌이고, 당의 헌법이나 마찬가지다. 이것을 18년 동안 유지한 이유가 다 있는데 자칫하다가는 국민 여론이 악화되고 대통령께도 부담이 될 수 있을까봐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한나라당 시절인 2005년 박근혜 당시 대표의 주도로 당대표 선출에 여론조사 결과를 30% 반영하기로 한 이래 ‘당심 7, 민심 3’의 반영 비율을 유지해왔다.
허은아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당이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가고자 하는 것을 분명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 허 의원은 “무엇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계파 정치의 고착화”라며 “모든 후보자들은 당협위원장을 줄세우기 하려는 강력한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 국민과 무관한 당대표를 뽑겠다는 것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김웅 의원도 SNS에서 “2024년 4월(총선)에 또 이럴 건가. 그때 국민의 뜻을 존중하겠다고 읍소한들 한번 배신당한 국민이 돌아오겠나”라며 “환대는 물에 새기지만 천대는 돌에 새긴다. 국민을 버리고 권력에 영행한(영합한) 오늘을 국민은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해시태그에 “승부조작이 판치면 팬들은 떠날 것이다. ‘유승민만은 절대 안 돼’를 길게도 얘기한다”고 적었다.
당권주자인 윤상현 의원은 “당원투표 100%로 당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요구가 강하다고 하더라도 이렇듯 속전속결로 밀어붙여야만 했는지 안타깝다”며 “룰 개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한 것은 절박한 수도권 의원으로서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한 유불리만 생각한 것이다. 다시 한번 생각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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