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잘싸’ 음바페… 4년 뒤엔 고개 들까 [2022 카타르 월드컵]

서필웅 2022. 12. 1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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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승자만을 기억하게 마련이지만 19일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끝난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의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은 패자의 이름도 영원히 기억될 경기였다.

후반 중반까지 아르헨티나의 일방적 승리로 끝날 것처럼 보였지만 프랑스의 선전으로 순식간에 분위기가 뒤집히며 92년 월드컵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로 이어진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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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대회 기약하는 ‘득점왕’
총 8골… 메시 넘고 골든부트 수상
트로피 받고도 미소 없이 시무룩
만 24세 전 WC 통산 12골 기록
‘축구황제’ 펠레보다 5골 더 많아
佛 선수 최다 득점 퐁텐과 1골차
2026년 ‘차세대 황제’ 면모 기대
역사는 승자만을 기억하게 마련이지만 19일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끝난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의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은 패자의 이름도 영원히 기억될 경기였다. 후반 중반까지 아르헨티나의 일방적 승리로 끝날 것처럼 보였지만 프랑스의 선전으로 순식간에 분위기가 뒤집히며 92년 월드컵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로 이어진 덕분이다.
프랑스 킬리안 음바페가 19일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에서 패해 준우승에 그친 뒤 시상식에서 득점왕 트로피를 받고 고개를 숙인 채 월드컵 트로피를 스쳐 지나가고 있다. 루사일=신화연합뉴스
이 대반격을 이끈 선수가 킬리안 음바페(24·파리 생제르맹)다. 이미 대회 이전부터 ‘차세대 축구황제’의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그는 대회 내내 뛰어난 활약을 펼쳤고 결승에서도 자신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프랑스가 0-2로 끌려가던 후반 35분 페널티킥 만회골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 음바페는 97초 만에 마르퀴스 튀람(25·묀헨글라트바흐)의 패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연장 후반 3분 아르헨티나가 다시 한 골을 달아나자 연장 후반 13분엔 페널티킥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다시 균형을 맞췄다. 1966년 대회 잉글랜드 제프 허스트 이후 월드컵 결승에서 나온 두 번째 해트트릭이다. 결승 이전까지 아르헨티나 에이스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와 나란히 5골을 기록 중이던 그는 같은 경기에서 두 골을 추가한 메시를 제치고 총 8골로 득점왕에도 등극했다.

결과적으로 음바페는 마지막 순간 웃지 못했다. 승부차기에서 프랑스가 아르헨티나에 무너진 탓이다. 음바페는 첫 번째 키커로 나서 골망을 흔들었지만 동료들이 아르헨티나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30·애스턴 빌라)의 선방에 줄줄이 막혔다. 4년 전인 2018년 20세 나이로 러시아 월드컵에서 4골을 터뜨리며 우승을 맛봤던 음바페는 이번에는 자신이 중심이 돼 정상 등극을 노렸지만 꿈을 이루지 못했다. 그렇기에 경기 뒤 득점왕에게 주어지는 ‘골든부트’ 트로피를 받고도 단 한 번도 미소를 보이지 않으며 쓸쓸하게 시상식 단상의 월드컵 트로피 옆을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이런 모습이 오히려 축구팬에게 강렬하게 다가왔다. 월드컵을 향한 그의 동기부여가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준 장면이기 때문. 동시에 음바페가 향후 월드컵에서 어떤 위업을 세울지 기대가 커지기 시작했다.

이미 이번 대회에서 범상치 않은 위업도 하나 달성했다. 24번째 생일(12월 20일)을 하루 앞둔 그는 만 24세가 되기 전 월드컵 통산 12골을 기록해 이 부문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종전 기록인 ‘축구황제’ 펠레의 기록인 7골에서 무려 5골을 경신했다.

이제는 각종 통산 기록을 노려볼 차례다. 프랑스 선수 월드컵 최다 득점자인 쥐스트 퐁텐(13골)과 격차는 단 한 골이다. 미로슬라프 클로제(독일)가 가지고 있는 월드컵 역대 통산 최다 득점 기록인 16골과 격차도 4골에 불과하다. 현재와 같은 득점력만 보여준다면 4년 뒤 북중미에서 열리는 다음 월드컵에서 충분히 모든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축구계 추세처럼 30대 중반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가며 더 많은 월드컵에 나설 경우 믿을 수 없는 대기록을 세우는 것도 가능하다. 이렇게 ‘차세대 축구황제’로 향하는 탄탄대로가 깔려있기에 월드컵 결승 패배로 풀죽은 음바페의 얼굴에서 팬들은 희망을 보고 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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