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에 ‘닭살’, ‘뱀살’되는 내 피부, 도대체 왜?
겨울이 되면 피부가 건조해 갈라지거나 오돌토돌해지는 경우가 많다. 오돌토돌해진 피부를 일명 닭살, 피부가 건조해져 갈라지는 것을 일명 뱀살이라고 부른다. 여름에는 괜찮다가 추워지는 겨울만 되면 심해지는 '닭살'과 '뱀살'의 정체는 무엇일까.
‘닭살’의 진짜 정체는, 모공각화증
몰아치는 찬 바람으로 대기가 건조해지는 겨울에는 수분을 빼앗긴 피부에 닭살, 튼살, 뱀살 등 여러 가지 증상들이 나타난다. '닭살'은 피부가 털 뽑은 닭처럼 보여서 붙여진 별칭이다. 진짜 정체는 '모공각화증'으로 모공 내에 각질이 과도하게 쌓이면서 각질 덩어리를 형성한 상태를 말한다. 흔히 팔과 허벅지, 어깨, 엉덩이에 많이 나타나고 드물게 가슴, 등에도 나타난다. 모공 입구에 불필요한 각질이 쌓여 오돌토돌해 보이는데, 청소년과 성인 모두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긁거나 떼어내려 하면 염증이 생겨 증상이 심해질 수 있고, 이로 인해 갈색이나 붉은색의 색소침착을 동반하기도 한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닭살은 모공각화증과는 다르다. 닭살은 공포와 같은 감정 변화나 갑작스럽게 추위가 느껴지는 등의 온도 변화, 교감 신경에 의해 순간적으로 털 주위의 조직이 올라오는 현상을 말하기 때문이다. 닭살은 자극이 사라지면 정상 피부로 돌아온다.
반면 모공각화증은 닭살처럼 피부가 오돌토돌해지지만, 어느 한 부위에서 사라지지 않고 계속된다. 모공각화증의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으나, 대부분 유전적으로 생겨나며, 아토피가 있다면 쌓인 각질의 두드러짐이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정상 피부는 일정 주기로 각질이 탈락하고 생성되는데, 각질이 탈락하지 않고 모공 주변에 쌓이게 되면 모공각화증이 나타난다. 피부가 건조해지는 겨울철에는 특히 모공각화증이 심해진다. 오래 방치하면, 각질 때문에 모공이 막히고 피부가 약해지면 염증이 생긴다. 염증과 함께 피부에 열이 오른 것처럼 붉어진다.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색소가 침착해서 모공 각화증 부위 피부가 검게 변할 수도 있다.
‘뱀살’의 진짜 정체는, 어린증
닭살과 함께 겨울철이면 흔하게 보는 피부건조증 중 하나가 '뱀살'이다. 기온이 떨어짐과 동시에 피지 분비가 줄어들면서 피부가 가뭄처럼 갈라질 때 발생한다. 뱀 허물처럼 피부 겉층이 하얗게 일어나 '비늘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뱀 비늘을 연상하게 하는 뱀살의 정식 명식은 '어린선'이다.
어린선은 유전과 관계가 깊은 피부 질환으로 주로 선천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미국국립보건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선천적 어린선은 보통 출산 시 혹은 생후 1년 안에 증상이 눈에 보이며, 일생에 걸쳐 계속 영향을 미친다. 팔, 다리나 뺨에 생기는 심상성 어린선, 대퇴부 안쪽이나 하복부에 생기는 반성 어린선, 전신에 증상을 보이는 열성 어린선 등이 있다.
어린선의 주원인은 피부 각질층 밑의 과립층에서 단백질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 또 다른 원인으로는 림프선암이나 갑상선기능저하증, 사르코이드증 등의 전신 질환이 있을 경우에도 뱀살이 나타난다. 이때 건조한 환경이라면 뱀살 즉, 어린선이 더 악화되기도 한다.
건조한 겨울, 닭살과 뱀살이 되지 않으려면…
어린선뿐 아니라 모공각화증은 피부가 건조해서 나타나는 질환인 만큼, 피부가 건조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게 가장 기본이다. 샤워할 때는 뜨거운 물 대신 따뜻한 물을 사용하여 짧은 시간 내에 해야 피부가 덜 건조해진다. 샤워 후에는 보습제를 충분히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오일 등을 사용하여 피부 보습에 신경 써야 한다.
겨울에는 가습기를 사용하여 실내 적정 습도를 유지해야 한다. 젖은 빨래를 널어놓거나, 물 떠 놓기, 물에 젖은 숯 놓기, 수경식물 키우기 등이 도움된다. 또한 겨울철에는 공기 중 수증기 부족과 난방으로 실내가 건조해지기 쉬우므로 수시로 실내를 환기해줘야 한다.
또한 스타킹이나 스키니진같이 피부에 딱 달라붙는 옷은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다. 피부에 자극을 덜 주는 헐렁한 면 소재나 천연섬유로 만든 옷을 입는 것이 좋다.
이와 같은 일상생활 속 노력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하이닥 피부과 상담의사 박종갑 원장은 "흔히 닭살이라고 부르는 모공각화증의 치료법은 매우 다양한데, 대부분의 치료가 모공을 효과적으로 비워주는 치료법"이며 "체질적인 요소가 강한 질환이기 때문에 재발도 쉽고 호전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일상생활 속에서 꾸준히 관리를 해주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평소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보습제 사용을 습관 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박종갑 원장( 피부과 전문의)
서애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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