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잡아야 산다" 카드사들 진검승부

카드사들이 데이터 전문기관 지정 등 데이터분야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데이터 분석과 결합을 통해 카드사가 보유한 역량에 부가가치를 더하고, 나아가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서다.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비씨·삼성카드는 금융위원회로부터 민간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예비 지정됐다. 데이터 전문기관은 기업들의 신청에 의해 데이터의 익명·가명처리 적정성 등을 평가,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결합해주고 수수료를 받는다. 데이터 전문기관은 신용정보원, 금융보안원, 금융결제원, 국세청 등 총 4곳뿐이었지만 금융 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해 민간에도 문을 열었다. 이들 카드사가 예비 지정을 받은 만큼 향후 설비 구축 등 과정을 거쳐 이르면 내년 초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최종 승인을 얻게 된다.

업계 최고의 빅데이터 역량을 보유했다고 자부하는 신한카드는 공공가치 창출에 나서겠다는 설명이다. 데이터 생태계 활성화를 리딩하겠다는 복안이다. 데이터 전문기관 예비 지정에 앞서 신한카드는 SK텔레콤, 개인신용평가사 KCB와 민간데이터댐 '그랜데이터'를 구축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데이터 결합상품과 데이터 기반 정기구독 서비스 등 기업의 마케팅 전략·소비자 분석·미래시장 대응에 유의미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BC카드는 마이데이터 사업자, 개인사업자CB 본허가,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 면허, 데이터 전문기관 예비 지정으로 데이터 사업 관련 핵심 인허가를 모두 획득한 상태다. 향후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융복합 데이터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빅데이터 기반 소상공인 지원, 상권활성화 활동도 지속할 계획이다.

민간 금융사가 데이터 활용 사업에 나선 건 이 사업을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다. 카드사들은 회원들의 방대한 결제 기록을 보유해 소비 행태를 분석하는 등 역량을 갖춘 반면,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카드사의 기본 수익원인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가 지속되고, 최근 들어서는 기준금리 인상에 조달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분야에서도 경쟁자가 늘어 영업 환경은 더욱 나빠졌다. 이런 이유에서 카드사들은 데이터 사업에 공들여오고 있다. 2년 전 한 차례 열풍이 불었던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도 대표 사례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갈수록 위기의식이 커지면서 카드대출, 신용판매 외 다른 비즈니스에 나서고 있다"며 "데이터 사업을 당장 현금창출원으로 삼기는 힘들지만, 미래 성장성을 보고 도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희기자 view@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