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에서 찾은 미래]① 전통 입힌 스니커즈…활로 찾는 일본 장인들
[KBS 창원] [앵커]
KBS는 사라져가는 '전통 기술'을 도시의 브랜드로 만들어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해법을 연속 보도합니다.
우리나라 무형문화재 전승 취약 종목 가운데 85%가 '전통 기술'인데요.
실생활 수요가 적고 전승자도 찾기 어려워지면서, 점차 맥이 끊어지고 있습니다.
첫 순서로, 새로운 길을 찾고 있는 일본의 전통기술 장인들을 김소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일본 도쿄에서 신칸센으로 3시간을 달려 도착하는 이시카와현 가나자와.
금박과 염색, 칠기가 고루 발달해 공예 분야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지정된 인구 47만 명의 중소도시입니다.
망치가 종이 더미를 두드립니다.
2g의 금 알갱이를 두드려 만분의 1-2mm 두께로 펼치는 가나자와의 대표 특산물 '금박'입니다.
네츠노 씨 부자는 이곳에서 4대째 금박 가업을 잇고 있습니다.
한때 가나자와에만 수백 명의 '금박' 장인이 활동했지만, 지금은 20여 명 안팎에 불과합니다.
그나마도 60~70대가 대부분입니다.
'전통 기법'을 활용한 금박의 수요가 줄어든 탓입니다.
[네츠노 요시카츠/일본 '금박' 장인 : "공장에서 금박을 다량으로 생산하고부터 옛날 전통기법이 점점 쇠퇴하게 된 거죠."]
가업을 잇는 청년들도 줄면서 가나자와시가 보조하는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가까스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네츠노 신이치/일본 '금박' 장인 : "원래는 가업을 대대로 이어왔지만, 지금은 가나자와시와 협력해서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로 후계자를 양성하고 있어요."]
섬세한 붓끝이 지날 때마다 오묘한 빛깔이 천을 물들입니다.
330년 전통의 일본의 염색 공예, '가가유젠'입니다.
22살 입문해 37년 동안 염색 외길을 걸어온 오타 마사노부 씨, 일본 전통 의상 '기모노'에서 시작됐지만, 장인의 작품 세계는 기모노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한국의 한 아이돌이 SNS에 게시해 유명해진 이 스니커즈 운동화도 오타 씨의 작품입니다.
[오타 마사노부/일본 '가가유젠' 장인 : "전통공예라고 하면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하고 흘려 듣기가 일쑤인데, 스니커즈를 통해서 알려준 덕분에 학생들이 굉장히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
운동화와 남방, 가방과 명함첩에 이르기까지.
젊은이들의 취향과 수요에 맞춰 현대적 감각을 더하면서, 과거에만 머물던 전통의 활용 범위가 확장하고 있는 겁니다.
피할 수 없게 된 전통공예 위기 속에서 활로를 찾기 위한 장인들의 변화와 도전도 시작되고 있습니다.
일본 가나자와에서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김소영 기자 (kantapi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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