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 "원금 배상 아직 못해"… 갈길 먼 헤리티지펀드

강길홍 2022. 12. 19.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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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가 전액 배상을 결정한 독일 헤리티지펀드 사태가 장기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펀드 판매금액이 가장 큰 신한투자증권이 조정안 수용 여부에 대한 결정을 연기한 가운데 은행권 판매사인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결정을 미뤘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마다 입장이 다르겠지만 판매규모가 가장 큰 신한투자증권의 결정을 참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신한금융투자의 연기 결정이 은행권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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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분쟁조정委 배상 결정에
수용 여부 결정 못해 연장 신청
조정안 불수용 땐 장기화 갈 듯
독일헤리티지 피해자연대, 금융정의연대, 전국사모펀드 사기피해공대위 관계자들이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독일헤리티지 금감원 분쟁조정 결과에 관한 입장을 밝히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가 전액 배상을 결정한 독일 헤리티지펀드 사태가 장기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펀드 판매금액이 가장 큰 신한투자증권이 조정안 수용 여부에 대한 결정을 연기한 가운데 은행권 판매사인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결정을 미뤘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헤리티지펀드 분쟁 조정 신청에 대한 분조위 조정안에 대한 수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금감원에 답변 기한 연장을 신청했다. 우리은행 역시 내부적으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지면서 조정안 수용 여부에 대한 결정을 연기했다.이에 앞서 배상 규모가 가장 큰 신한투자증권이 지난 15일 이사회에서 조정안 수용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금감원 답변 기한 연장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분조위는 지난달 22일 총 4835억원의 헤리티지펀드 판매 금액 가운데 전문투자자 투자금을 제외한 4300억원에 대해 원금 전액 반환 권고 결정을 내렸다.

헤리티지 펀드는 독일 정부가 문화재로 지정한 '기념물보존등재건물'을 현지 시행사인 저먼프로퍼티그룹(GPG)이 매입한 뒤 내부 리모델링을 거쳐 매각 혹은 분양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의 펀드다.

신한투자증권 등 6개사는 2017년 4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이 펀드를 판매했으나 관련 사업 시행사가 파산하면서 2019년 6월부터 환매를 중단했다. 이에 펀드 투자자들이 금감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했다.

결국 분조위는 당초 판매사가 계획한 투자 구조대로 사업이 불가능한데도 가능하다고 설명하면서 팔아 투자자의 착오를 유발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민법 제109조)' 결정을 내렸다. 금융사별 판매액은 신한투자증권이 3907억원으로 가장 많고 NH투자증권(243억원), 하나은행(233억원), 우리은행(223억원), 현대차증권(124억원), SK증권(105억원) 순이다.

해당 금융사들은 분조위 조정안에 대한 수용 여부를 당초 이날까지 통보해야 했다. 판매규모가 가장 큰 신한투자증권의 연기 결정이 다른 금융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펀드 투자자들은 환매중단 3년만에 나온 분조위 결정으로 원금 반환의 길이 열렸지만 금융사들이 조정안 수용을 미루면서 안도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펀드 판매 금융사들이 조정안 수용을 최종적으로 거부하게 되면 민사 소송이 진행되면서 원금 반환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마다 입장이 다르겠지만 판매규모가 가장 큰 신한투자증권의 결정을 참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신한금융투자의 연기 결정이 은행권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강길홍기자 sliz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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