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선거 개입 논란 체육회장 ‘자치단체장 입김, 어떻게 작용하나’
[KBS 대전][앵커]
집중 취재 순섭니다.
보도국 정재훈 기자와 함께 체육회장 선거 개입 논란 조금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정 기자, 지난주 KBS의 단독보도로 시작된 논란인데 오늘 선관위 고발까지 숨가쁘게 달려왔습니다.
혹시 못보신 분들을 위해서 경과를 간략하게 설명해주실래요.
[기자]
네, 이번 의혹은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이 김경시 대전 서구체육회장 후보에게 불출마 대가로 대전시체육회 부회장 자리를 제안한 데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두 사람의 대화가 담긴 녹취록이 KBS 보도를 통해 공개됐는데요.
서철모 구청장은 김경시 후보와 만난 자리에서 "대전시체육회장과 얘기를 좀 했다"며 "예우에 맞게 시 체육회 부회장을 하는 것으로 조율을 다 해놨다"고 말했습니다.
서 구청장은 이 과정에서 "이장우 대전시장과도 조율이 된 것"이라고 말해 대전시가 발칵 뒤집혔는데요.
서 구청장은 이후 KBS 취재진에게 "김 후보 측이 먼저 후보 사퇴를 제안해 만난 것"이고 "이장우 시장이나 체육회장과는 조율한 적이 없고 본인이 과장해 말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2년 전 체육회장을 관선에서 민선으로 전환한 취지가 정치권의 개입을 최소화하자는 것이었는데 이번 사태만 두고 보면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오늘 취재는 체육회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살피는 데 주력했잖아요.
도대체 체육회장이 뭐길래 관권선거 논란이 계속되는 걸까요.
[기자]
먼저, 지난달 15일 열린 대전 서구체육회 이사회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이 이 자리에 참석해 여러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취재 과정에서 다수의 서구체육회 관계자들로부터 서철모 구청장이 체육회 예산과 관련돼 지원을 중단하거나 재검토하겠다는 발언을 했다는 증언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대해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은 "본인이 이야기한 것은 체육하고 행정이 분리될 경우 예산도 분리되어야 하는 게 맞다, 이사회 당시에 삭감한다는 이야기는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체육회 정관에는 재산을 관리할 때는 자치단체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또, 예산편성을 할 때도 자치단체에게 보고를 해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대전 서구체육회에 구청이 얼마를 지원하는지는 서구의회 행정사무감사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체육경기단체 육성지원부터 체육회 운영비, 체육교실강사비까지 한 해에 13억 원가량 지원이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앵커]
예산도 그렇지만 체육회장이 줄 수 있는 자리도 적지 않은 것 같더군요.
[기자]
체육회 정관을 살펴보면 시도나 시군구 체육회 모두 부회장은 9명 이하, 이사는 50명 이하를 둘 수 있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그럼 어떤 사람들이 그 자리에 가는 지 간단한 통계를 내봤는데요.
지난 대전시체육회 4기 임원 현황을 분석해봤더니 전체 56명의 임원 중 절반인 28명이 기업인으로 되어 있습니다.
기업인 대부분은 건설사 대표 등 건설업계에 몸담고 있었습니다.
체육인은 9명에 불과했고, 공무원 8명, 학계 5명, 언론 3명 등의 순이었습니다.
구 체육회 이사의 경우 적게는 60만 원에서 많게는 120만 원까지 연회비를 내면서 활동하고 있는데요.
취재하면서 만난 다수의 체육회 이사들은 자신들의 사업에 있어 구청이나 시청에 인허가나 각종 민원이 발생했을 때 도움을 받기 위해 인맥을 쌓는 용도로 체육회 활동을 한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런 와중에 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가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을 경찰에 고발했군요.
[기자]
네, 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늘,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을 대전 둔산경찰서에 고발했습니다.
서 구청장에게는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적용됐는데요.
특정인을 당선시킬 목적으로 후보자가 되려는 자에게 불출마를 요구하며, 대전시체육회 부회장직을 제공한 혐의로 고발 조치를 한 것입니다.
선관위는 또 녹취에 언급된 이장우 대전시장과 이승찬 대전시체육회장에 대해서는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소속 대전지역 지방의원도 오늘 재차 대전 서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 구청장의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앵커]
정재훈 기자 (jjh11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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