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속 시한폭탄’ 뇌동맥류, 파열되면 50% 목숨 잃어

권대익 2022. 12. 19.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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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부터 간헐적으로 오른쪽 뇌에 두통 증상이 있던 43세 남성은 이를 편두통으로 여겨 약물 치료를 받아왔지만 얼마 전부터 왼쪽 다리에 저린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방문했다.

얼마 전 서울아산병원의 30대 간호사가 출근 직후 뇌동맥류 파열로 쓰러져 사망하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기도 했다.

뇌동맥류는 파열되기 전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다.

뇌동맥류는 대부분 파열로 인해 지주막하출혈이 생길 때가 돼서야 증상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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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헌 교수의 건강 제안]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대동맥이 꽈리처럼 부풀어오른 대동맥류가 파열되면 50%가 즉사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게티이미지뱅크

5년 전부터 간헐적으로 오른쪽 뇌에 두통 증상이 있던 43세 남성은 이를 편두통으로 여겨 약물 치료를 받아왔지만 얼마 전부터 왼쪽 다리에 저린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방문했다. 자기공명영상(MRI)과 자기공명혈관조영술(MRAㆍ뇌혈관 속에 도관을 넣어 조영제를 주입하면서 혈관을 촬영)에서 오른쪽 중간 대뇌동맥에 뇌동맥류(腦動脈瘤ㆍcerebral aneurysm)가 관찰됐다.

얼마 전 서울아산병원의 30대 간호사가 출근 직후 뇌동맥류 파열로 쓰러져 사망하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기도 했다.

우리나라 비파열성 뇌동맥류 유병률은 1~6%로 알려져 있고, 뇌동맥류 발생률은 10만 명당 52.2명이다. 또한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지주막하(蜘蛛膜下)출혈은 10만 명당 연간 6~8명 정도로 보고되고 있으며, 지주막하출혈에 의한 사망률은 40~50%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다른 전신 혈관 동맥류가 있는 환자는 뇌동맥류 유병률이 정상 인구보다 20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뇌동맥류는 뇌 속 혈관벽이 약해진 부위가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뇌동맥류가 팽창돼 혈관 벽이 매우 얇아지면 파열돼 뇌 안의 공간으로 출혈이 생기는 지주막하출혈로 뇌출혈이 유발될 수 있다.

뇌동맥류 파열과 지주막하출혈은 치명적일 수 있기에 즉시 병원으로 이송해 클립결찰술(수술)이나 코일색전술(시술)로 파열된 뇌동맥류로 혈액이 흐르는 것을 막아야 한다.

뇌동맥류는 파열되기 전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다. 뇌동맥류가 크거나 뇌 속 조직 혹은 신경을 누르면 시력 저하나 복시, 안구통, 두통, 경련 발작, 한쪽 안면 저림 또는 마비, 언어장애, 기억력장애, 평형 감각 소실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뇌동맥류는 대부분 파열로 인해 지주막하출혈이 생길 때가 돼서야 증상이 나타난다. 갑작스러운 극심한 두통, 목 뻣뻣함, 오심, 구토, 의식 소실, 안구통, 운동 실조, 신체 일부 마비 등이 주요 증상이다.

뇌동맥류는 뇌동정맥기형, 다낭성 콩팥병, 일부 결체 조직 질환이 있거나 뇌동맥류 가족력이 있을 경우 태어날 때부터 생길 수 있다. 흡연, 과음, 고혈압, 동맥경화성 질환, 40세 이상, 폐경기 여성, 심한 머리 외상 과거력이 있으면 후천적으로 동맥류가 생길 위험이 커진다.

뇌동맥류 크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매년 0.05~1% 정도에서 파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거대 뇌동맥류 파열 가능성은 30~50% 정도로 높다. 뇌동맥류는 추울 때나 일교차가 클 때,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힘들게 배변할 때 일시적으로 혈압이 상승하면서 터질 위험이 커진다.

뇌동맥류는 컴퓨터단층촬영(CT)과 MRI, MRA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뇌동맥류는 대부분 증상이 없으므로 건강검진 때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뇌동맥류는 약물 치료로는 해결할 수 없으며 외과적 수술로 동맥류 경부를 결찰하거나, 혈관 내 수술법인 코일색전술로 치료할 수 있다.

뇌동맥류를 진단받으면 금연ㆍ절주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으로 뇌동맥류 파열을 예방해야 한다. 고혈압이 있다면 적절히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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