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인하대 추락사' 가해 학생에 무기징역 구형

인하대학교 성폭행·사망 사건의 가해 20대 남성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19일 비공개로 피고인 신문과 함께 진행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과 사건 경위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인하대 캠퍼스에서 동급생을 성폭행하고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뉴스1

검찰은 이날 인천지법 형사12부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준강간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한 전 인하대생 A(20)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 7월 15일 새벽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의 한 5층짜리 단과대 건물에서 동급 여학생 20대 B씨를 성폭행하려다 추락시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2층과 3층 사이 복도 창문에서 B씨가 1층으로 추락하자 자취방으로 달아났고, 당일 오후 경찰에 체포됐다.

B씨는 같은 날 오전 3시49분쯤 이곳을 지나던 한 행인이 발견해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당시 머리뿐 아니라 귀와 입에서도 많은 피를 흘리고 있었다. 인하대는 지난 9월 A씨에 대한 학생상벌위원회를 열어 징계 가운데 가장 높은 조치인 퇴학 조치를 의결한 바 있다.

재판의 비공개는 피해자 사생활이 노출될 수 있고, 그간 언론의 과잉 보도로 2차 피해를 보고 있다는 유족 측 요청에 따른 것이다. 지난 9월 13일 처음 열린 법정에서 “고인의 명예, 사생활의 비밀, 유족 상황 등을 고려해달라”는 요청이 받아들여졌다.

앞서 경찰은 조사 과정 중 B씨가 건물에서 추락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고의로 밀지는 않았다”는 A씨 진술에 따라 살인의 고의성이 없을 때 적용하는 준강간치사 혐의로 송치했다.

이후 검찰은 A씨가 바닥이 아스팔트인 지상으로부터 8m 높이에서 추락한 B씨의 사망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봐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A씨는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18차례 반성문을 써 법원에 제출했으며 재판부는 지난 12일 사건 발생 장소에서 현장검증도 벌였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