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해 넘길라… 與 “5억원에 발목” vs 野 “'용산의힘'이냐”

김주영 2022. 12. 19.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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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김진표 국회의장이 내년도 정부 예산안 협상의 '2차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19일에도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평행선을 달렸다.

주말과 휴일 내내 이어진 협상에서 이견이 상당 폭 좁혀졌으나, 양대 쟁점인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와 행정안전부 경찰국·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에 대한 견해차는 여전히 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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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도 예산안 협상 여전히 평행선
박홍근 “새 제안 없으면 안 만난다”
金의장 중재 시도에도 회동 무산돼
주호영 “대선 불복 다름 없어” 맹폭
민주 “尹대통령 탓 ‘헛바퀴’만 돌아”
교착상태 장기화시 새해 처리 우려
여야가 김진표 국회의장이 내년도 정부 예산안 협상의 ‘2차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19일에도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평행선을 달렸다. 주말과 휴일 내내 이어진 협상에서 이견이 상당 폭 좁혀졌으나, 양대 쟁점인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와 행정안전부 경찰국·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에 대한 견해차는 여전히 큰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서울 여의도 인근 한강 변에서 고드름 사이로 국회가 보인다. 연합뉴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국민의힘 주호영·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를 불러 중재를 시도하려 했지만, 박 원내대표가 불참하면서 회동이 무산됐다. 앞서 김 의장은 지난 16일 양당 원내대표와 회동에서 “아무리 늦어도 19일에는 예산안이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주 원내대표는 김 의장과 만난 뒤 취재진에게 “박 원내대표는 ‘새 제안이 없는 상태서는 만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김 의장이 ‘1~2개 문제 때문에 예산 전체가 홀딩(보류)돼 있는데, 적극적으로 양쪽이 다 받아들일 방법을 찾아 오늘 중으로 합의 처리됐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다시 양쪽이 받아들일 방법이 뭔지 이른 시일 내 찾아보고 접촉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문제와 관련해선 협상에 응할 의지가 있으나, 경찰국·인사정보관리단 예산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오전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법인세 문제도 (주말에)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 결과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볼 수 있는 단계는 됐지만, 마지막 쟁점이 경찰국·인사정보관리단 예산”이라며 “합법적으로 설치된 국가기관을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인정해주지 않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대선 불복이자 정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원내대표는 “(경찰국·인사정보관리단에 드는) 5억원 예산 때문에 639조원이나 되는 정부 예산 전체를 발목 잡고 있다”고도 질타했다.

반면 민주당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정부·여당이 원하는 3%포인트가 아닌 1%포인트만 낮추고, 경찰국·인사정보관리단 예산을 예비비로 지출할 수 있도록 한 김 의장의 최종 중재안을 수용한 만큼 이제 양보해야 하는 쪽은 정부·여당이라며 맞서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협상을 가로막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김 의장 중재안을 수용만하면 바로 처리될 예산인데, 주말 내내 오매불망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에 막혀 또 헛바퀴만 돌았다”며 “집권당이 아니라 종속당, 국민의힘이 아니라 용산의힘”이라고 꼬집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하며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정치권에선 예산안 협상의 교착 상태가 자칫 연말까지 장기화하는 것 아니냔 우려도 나온다. 이미 예산안 통과의 법정시한(12월2일)과 정기국회 회기(12월9일)를 모두 넘긴 상황이다. 여야는 2014년 국회선진화법 시행 후 ‘최악의 지각 처리’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예산안 통과가 해를 넘길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대치 정국이 더 길어질 경우 여야 모두 비판 여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물밑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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