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원투표 100%” 전대룰 결정… “골목대장 뽑나” 반발 나와
비대위, 당헌 개정안 전국위 회부 의결
통과 땐 18년 만에 여론조사 반영 폐지
최다 득표자 50% 넘지 않을 땐 결선투표
당내 경선 시 ‘역선택 방지 조항’ 의무화
윤심 영향력 커져… 친윤·비윤 갈등 고조
김기현 “대표, 당 구성원이 뽑아야” 찬성
유승민 “골대 옮겨 골 넣으면 되나” 비판
與 비대위회의 19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당대표는 당원이 뽑고, 당원이 당의 의사결정의 중심에 서야 한다”며 전당대회에서 당원 여론만 100% 반영하는 당헌 개정안을 상임전국위에 회부하겠다고 밝혔다. 서상배 선임기자 |
국민의힘 비대위는 이날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당원투표 100% 방식으로 선출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상임전국위에 회부하기로 만장일치 의결했다. 당원투표 70%, 여론조사 30%를 반영하는 현행 전대 룰을 바꿔 당심(黨心)의 비중을 확 끌어올린 것이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회의 후 언론 브리핑에서 “당대표는 당원이 뽑고, 당원이 당의 의사결정 중심에 서야 한다”며 “소극적, 일시적 행위인 여론조사는 자발적, 적극적 행위인 투표를 대체할 수 없다. 당원의 자발적 투표로 당대표 선출이 가능하므로, 비당원 여론조사를 병행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당헌 개정안이 통과되면 국민의힘 계열 정당은 당대표 선거에 여론조사를 18년 만에 반영하지 않게 된다. 2004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경선 당시 여론조사가 처음 도입됐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100만명 당원시대’를 앞두고 있을 만큼 당세가 커진 점을 룰 변경의 근거로 들고 있다.
이날 비대위는 당대표 선거에서 최다 득표자의 득표율이 50%를 넘지 않을 경우 1·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다시 투표하는 ‘결선투표제’도 당헌 개정안에 담기로 했다. 정 위원장은 “당원 총의를 거듭 확인해서 당대표의 대표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 등 전국 단위 선거의 당내 경선 시 여론조사를 할 경우 다른 당 지지층을 배제하는 ‘역선택 방지조항’을 도입하는 내용의 당규 개정안도 의결했다. 정 위원장은 “각종 경선에서 여론조사 시 발생했던 불필요한 논란과 혼선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자 했다”고 했다.
비대위가 이날 의결한 당헌·당규 개정안은 20일 상임전국위, 23일 전국위와 상임전국위 등 3차례 회의를 거친 후 확정된다. 국민의힘은 룰 개정을 마치는 대로 전대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이후 1월 초 후보 등록 기간에 당권 주자들의 출마 선언이 이어지면서 당권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당대표가 골목대장인가” 일부 주자 반발
당권 주자들은 유불리에 따라 룰 변경에 대한 상반된 입장을 내면서 전초전을 치르고 있다.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면 ‘윤심’(尹心: 윤석열 대통령 의중)의 영향력이 커져 친윤(친윤석열) 주자들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관측 때문이다.
친윤인 윤상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당원투표 100%로 당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요구가 당내에 강하게 있다고 하더라도, 이렇듯 당원과 국민들의 의견 수렴 없이 속전속결로 밀어붙여야만 했는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비윤 “총재 시절로 당 퇴행” 갈등 고조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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