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클로스와 정재(正財) [전형일의 사주이야기]
편집자주
‘4살 차이는 궁합도 안 본다’는 말은 사주팔자에서 연유됐다. 생활 속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말과 행동, 관습들을 명리학 관점에서 재미있게 풀어본다.
산타클로스(Santa Claus)의 원조는 성 니콜라우스(Saint Nicholas)다.
기독교 성직자 성 니콜라우스는 4세기 지금의 튀르키예에서 태어났다. 그는 니케아 공의회에 참석하여 삼위일체설(三位一體說)을 기독교의 정통이라고 결정하는 데 참여한 주교 가운데 한 명이었다. 교리를 둘러싼 입장보다 그를 더 유명하게 만든 것은 그가 생전에 보여 준 수많은 자선(慈善) 활동이다. 지참금이 없어 사창가에 팔려 갈 위기에 처한 세 처자를 위해 몰래 금화 주머니를 전해 주었다는 이야기가 대표적 선행으로 꼽힌다.
그의 선행이 얼마나 다양했던지 훗날 그는 선원, 궁수, 어린이는 물론 심지어 전당포 업주의 수호신으로 추앙받게 됐다.
호리호리한 체격의 성 니콜라우스가 산타클로스의 모델이 된 것은 오히려 기독교와 관련이 없는 문화가 영향을 끼쳤다. 중세 이전, 유럽 게르만 민족의 다양한 겨울 축제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율(Yule)이었다. 추운 겨울에 밤하늘을 뚫고 행진하는 유령의 무리를 이끄는 이는 북유럽 신화의 최고 신(神) 오딘(Odin)이다. 오딘은 긴 턱수염에 망토를 입고서 회색 말들이 끄는 탈것에 올라탄 모습이었다. 중세 초기에 유럽 전역이 기독교로 개종하면서, 오딘의 모습이 오늘날의 산타클로스와 부분적으로 비슷한 이미지로 자리 잡게 됐다.
중세를 거치면서 성 니콜라우스의 축일(祝日)인 12월 6일에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관습이 굳어졌다. 한편 예수의 탄생을 기리는 날인 크리스마스는 4세기 이래 12월 25일에 기념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당시 기독교에서 북유럽 국가들의 토착 신앙 축일보다 기독교 기념일을 우선시하고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타클로스가 결정적으로 오늘날의 모습으로 진화한 것은 미국에서였다. 현재 뉴욕(New York)에 정착한 네덜란드계와 영국계 이주자들은 자국에서 들여온 크리스마스 풍습을 받아들여 혼합된 문화를 만들어 갔다. 산타클로스는 네덜란드의 '신터클라스(Sinterklaas)'가 미국식으로 발음이 변형되어 생겨난 것이다.
산타클로스의 전형이 갖춰진 것은 19세기 중반 독일 출신의 삽화가로 미국에서 활동한 토마스 네스트(Thomas Nast)의 공이었다. 그는 당시 인기 잡지 '하퍼스 위클리'에 산타클로스를 뚱뚱한 몸매에 흰 턱수염이 가득하고, 흰 털을 덧댄 빨간 외투를 입고 있으며, 굴뚝으로 들어와 아이들이 걸어 놓은 양말 속에 선물을 남기는 인물로 그렸다. 오늘날의 산타클로스와 비교했을 때 유일한 차이점은 빨간 모자가 아니라 머리에 화환을 쓰고 있다는 것뿐이었다.
한편 코카콜라 광고에 등장하는 산타클로스가 현대인들이 생각하는 산타클로스의 전형이다. 이는 콜라를 여름용 음료뿐 아니라 사철 음료로 재탄생시키려는 기업 전략에 따라 1931년 해든 선드블럼(Haddon Sundblum)이 기존 산타클로스를 보완해 제작한 광고가 시초였다. ('비주얼경제사')
이후 그가 그린 마음씨 좋아 보이고 혈기 넘치는 뚱보 할아버지 모습의 산타클로스는 기독교인을 포함해 세계인이 공유하는 공통적 이미지로 굳어졌다. 니콜라우스가 산타클로스로 모습은 변했지만, 자선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베푸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색한 것도 타고난다. 명리학(命理學)에서 투자·투기 등의 큰돈과 달리 월급 등의 일정한 재물(財物)을 정재(正財)라 한다. 정재가 강한 사주(四柱)는 안정적인 자기 재물을 지키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 인색한 경우가 많다. 정재는 돈을 써야 하는 상황에도 이해타산을 계산하는 경향이 있다. 경제적으로 불편이 없음에도 팁(Tip) 한번 주지 않는 사람들이 이 경우다.
타고난 팔자(八字)지만 자유의지로도 나눔을 습관화할 수 있다.
전형일 명리학자·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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