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보다 추운 반도체 한파...SK하이닉스 10년만 적자 위기
2012년 3분기 후 10년만 적자 예상
반도체 수요 부진, 고객사 재고 조정 영향
삼성전자는 반토막...파운드리·스마트폰 사업으로 상쇄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4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8조9166억원, 영업손실 4199억원이다. 전년 동기 실적(매출 12조3766억 원, 영업이익 4조2195억원) 대비 매출은 약 30%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분기 실적 기준 SK하이닉스가 마지막으로 적자를 기록한 건 10년 전인 2012년 3분기(영업손실 150억원)다.
SK하이닉스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의 수익성 악화가 주요인이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PC,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소비가 줄어들었고, 고객사의 재고 조정까지 겹쳤다. 오는 4분기 말 SK하이닉스의 재고 일수는 39.5주가 될 것으로 관측되는데 이는 일반적인 재고 일수(80~90일) 3배에 달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제조사들의 재고 소진 경쟁으로 D램 가격은 계속 줄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메모리반도체 매출 중 D램 비중은 70%가 넘는다. 대만의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주류 제품인 DDR4 8G (1Gx8) 2666의 평균 가격은 지난 7월부터 11월 사이 거의 절반이 됐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수익성이 낮은 제품 중심으로 생산량을 축소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업계는 내년 하반기 이전까지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객사 재고 축적 움직임은 메모리 캐시코스트(감가상각비를 제외한 제반 운영경비)에 근접하는 내년 2분기 이후로 가시화될 전망이다”며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키옥시아의 감산 효과가 같은 기간부터 본격화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스마트폰 사업 등이 메모리반도체 부문 실적 부진을 상쇄할 것으로 관측되지만, 영업이익은 작년 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4분기 매출 76조6572억원, 영업이익 8조196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4분기 실적(매출 76조5700억원, 영업이익 13조8700억원) 대비 매출은 소폭 올랐으나 영업이익은 절반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와 달리 인위적인 감산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시장 상황을 보며 때를 기다리겠다는 계획이지만, 이런 기조를 유지하면 내년 상반기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 적자를 면치 못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연구원은 “올해 4분기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예상을 하회해 내년 1분기 메모리 가격 낙폭이 예상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감산 결정이 없다면 삼성전자의 메모리 부문 역시 내년 2분기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오는 4분기 실적 발표에서 감산 계획은 없다던 기존 입장을 고수할지 관심이 쏠린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우승하면 ‘옷벗겠다’ 공약 논란…크로아티아 미녀 직접 입 열었다 - 매일경제
- 태아 시신을 제단에 올리다니…트럼프 지지 美신부의 최후 - 매일경제
- 소속팀 복귀 이강인, 동료들에게 맞고 차이고…격한 ‘환영식’ - 매일경제
- 그 많던 임의가입자 어디로…‘국민연금’ 어쩌다 이지경까지 - 매일경제
- “한국학생들 정말 이걸 풀어?” 美교수 경악한 ‘수능 클라쓰’ [매부리TV] - 매일경제
- “푸틴, 조만간 중대발표”...우크라와 대규모 격전 이어질까 - 매일경제
- 노소영의 반격… “최태원 SK주식도 분할” 이혼소송 1심 항소 - 매일경제
- “월드컵 우승컵도 우리 것”…본선 탈락 中 누리꾼 황당 주장 - 매일경제
- “대관식 같았다”…시상식서 메시가 걸친 검은 망토의 정체 - 매일경제
- 셀틱 감독, 조규성 영입하면 적응 직접 돕는다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