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與 당권 레이스…'당원 투표 100%' 룰에 파열음 지속(종합)

홍지인 2022. 12. 19.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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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당원 투표만으로 당 대표를 뽑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차기 전당대회 룰을 19일 사실상 확정하면서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가 시작됐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완전히 배제하는 방식의 당 대표 선출 규정으로 당이 민심과 동떨어질 것이란 우려와 함께 사실상 친윤(친윤석열)계 대표 선출을 위한 룰개정이 아니냐는 지적도 계속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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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초 전대 위해 속전속결…내주 컷오프 등 논의 후 1월 초 후보 등록
국민여론조사 배제에 유승민 "축구하다 골대 옮겨"·안철수 "골목대장 뽑나"
전당대회 룰 개정 관련 기자회견하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할 때 당원 선거인단 투표 100%를 적용하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안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밝히고 있다. 2022.12.19 toad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김철선 기자 = 국민의힘이 당원 투표만으로 당 대표를 뽑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차기 전당대회 룰을 19일 사실상 확정하면서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가 시작됐다.

'당원 100만명' 시대를 맞아 이념과 정체성이 같은 '당심'(黨心) 반영 비율을 크게 끌어올려야 한다는 논리지만, 비윤(비윤석열)계를 중심으로 한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현행 7대3(당원투표 70%·일반국민 여론조사 30%)인 당헌·당규상 대표선출 규정을 '당원 투표 100%'로 바꾸기로 만장일치 의결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념과 철학 목표가 같은 당원들이 대표를 뽑는 것은 당연하다"며 "당원의 자발적 투표로 당 대표 선출이 가능하므로 비당원 여론조사를 병행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룰 개정은 그야말로 속전속결로 진행된다.

20일 상임전국위원회를 소집하고, 규정상 최단기간인 사흘간의 공고일을 거쳐 오는 23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관련 당헌·당규 개정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복안이다.

이에 잠재적 당권 주자들의 출사표가 잇따르고 당은 본격적인 전대 모드로 전환할 전망이다.

경북대 찾아 특강을 하는 유승민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유승민 전 의원이 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2022.9.29 mtkht@yna.co.kr

그러나 당내에서는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완전히 배제하는 방식의 당 대표 선출 규정으로 당이 민심과 동떨어질 것이란 우려와 함께 사실상 친윤(친윤석열)계 대표 선출을 위한 룰개정이 아니냐는 지적도 계속 나온다.

최다 득표자의 득표율이 50%를 넘지 않으면 1·2위 득표자가 다시 맞붙는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기로 한 것도, 친윤계 주자가 난립하는 현 상황에서 사실상의 후보 단일화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뒷말이 예상된다.

비윤(비윤석열)계 당권주자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은 KBS에 출연해 "유승민 한 사람을 잡으려고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이 이렇게까지 심하게 하나"라며 "축구하다가 골대 옮기면 안 된다고 했는데 결국 오늘 골대를 옮겼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역시 비윤계로 꼽히는 김웅 의원은 SNS에 #유승민만은 절대 안 돼 길게도 얘기하네' 등 해시태그를 달았다.

허은아 의원도 "18년 전 총재 시절로 당이 퇴행하는 것을 당원 여러분들께서 막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최재형 의원은 기자들에게 "특정 세력의 당선을 위해서, 또는 당내 특정한 세력의 후보가 당선될까 봐 룰을 바꾸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새미준 발대식에서 발언하는 김기현 의원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1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국민의힘 '새로운미래를준비하는모임'(새미준) 전국발대식 및 자선음악회에서 김기현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2022.12.14 srbaek@yna.co.kr

'범친윤계'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도 KBS 라디오에 출연해 "당 대표 뽑는 게 골목대장이나 친목회장 선거가 아니지 않느냐"라며 "국민들 여론이 악화되고 대통령께도 부담이 될 수 있을까 그게 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친윤 색채가 강한 윤상현 의원은 SNS에 "당원과 국민들의 의견 수렴 없이 속전속결로 밀어붙여야만 했는지 안타깝다"고 썼다.

그러나 친윤계 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당 대표를 뽑는데 당 구성원들이 뽑는 것이고 그런 다음에 거기에 따라 결과를 가지고 국민들에게 심판을 받는 것"이라며 룰 개정을 사실상 지지했다.

김 의원은 유 전 의원을 겨냥해 "자꾸 상대방 선거전략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게 자신이 없다는 뜻 아니겠느냐"라고 언급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연합뉴스에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룰은 현재 지도부가 잘 판단해 결정할 사항"이라면서도 "다만, 룰을 둘러싼 분열적인 발언, 특히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근거없는 비난은 즉각 멈춰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그러면서 "저는 어느 당권주자와도 이른바 '연대'라는 것을 할 생각이 없다"며 김기현 의원과의 이른바 '김나연대' 등을 일축했다.

ge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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