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돼? 하는 일이 펼쳐지는 순간, 관객은 이야기속으로 빠져든다 [김덕희의 온스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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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배우, 관객, 무대를 연극의 3요소라고 말한다.
예술가들의 작업 결과물은 무대에서 관객을 만나면서 공연으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공연을 만드는 예술가와 공연을 올리는 무대도 중요하지만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공연이 만들어내는 어느 멋진 순간에 도달했을 때 관객은 마법처럼 이야기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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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론가들과 창작자들, 제작자들이 매달렸던 이 질문에 답을 하기는 물론 쉽지 않다. 관객은 공연 관람을 통해 '재미'와 '감동'을 얻는다고 압축해 표현할 수는 있겠지만 이 재미와 감동 안에는 인지적·감각적·논리적·이성적·감성적 반응들이 모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소위 공연예술 전문가들이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작품들이 반드시 흥행에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다소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하더라고 흥행에 실패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유명한 배우가 나온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며 덜 유명한 배우들이 나온다고 실패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흥행은 언제나 예측하기가 쉽지 않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관객들의 욕망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시기와 흐름에 따라 계속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공연을 관람하면서 가장 쾌감을 느끼는 순간을 말로 표현해본다면 '말이 안되는 걸 말이 되게 만드는 순간'이라고 말하곤 한다. 무대 위의 공연이 현실이 아니라는 건 모두가 알고 있다. 우리는 극장에 들어서는 순간 서로의 약속을 통해 무대 위의 이야기를 진짜라고 믿으면서 공연을 관람한다. 하지만 모든 순간에 그 믿음이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공연이 만들어내는 어느 멋진 순간에 도달했을 때 관객은 마법처럼 이야기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지금 10주년 기념공연을 올리고 있는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계셔'는 대본, 음악, 연출, 무대, 연기 등 어느 것 하나 흠잡을 곳 없이 높은 완성도의 창작뮤지컬로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이야기 설정은 꽤 우화적이다. 포로수용소로 이송하던 북한 인민군 포로들과 국군들이 함께 무인도에 고립되면서 살아남기 위해 가상의 여신님을 만들어내고 배를 고쳐 섬을 탈출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짧게 요약한 스토리를 보면 몰입하기 쉬운 이야기처럼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뮤지컬의 진짜 마법은 무대에서 배우를 만나면서 펼쳐진다. 말 그대로 '말도 안되는 일'들이 너무나도 찰떡같이 '말이 되는 이야기'로 바뀌어 관객을 웃고 울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어쩌면 이 마법 같은 순간들을 마주하기 위해 관객은 기꺼이 극장에 가는 것은 아닐까.
바라건대 앞으로 이 칼럼을 통해서 관객의 관람을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요소들을 하나씩 들여다보고자 한다. 그러다보면 관객의 마음이 어디로 향해 있는지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10주년을 맞이한 '여신님이 보고 계셔'를 보러 가셔서 '공연의 마법'이 일어나는 순간을 직접 경험해보는 것도 강력하게 추천해본다.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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