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전이까지 빨라졌다…독한 미세먼지의 습격

김인한 기자 2022. 12. 19.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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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미세먼지가 '암세포 전이'를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미세먼지의 암 전이 증가 기전'이 구체적으로 밝혀져 주목된다.

19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따르면 박영준 환경질환연구센터 박사팀은 최근 미세먼지가 우리 몸의 면역을 담당하는 대식세포를 자극해 암세포 전이를 촉진하는 기전을 규명했다.

이는 대식세포가 미세먼지에 자극받으면 이로 인해 분비되는 단백질이 암세포의 전이 위험성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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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 담당 대식세포, 미세먼지에 자극 받으면…분비되는 단백질이 암세포 전이 위험성을 높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진이 미세먼지가 암세포 전이를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사진은 미세먼지가 자욱한 우리나라의 모습. / 사진=이기범 기자


국내 연구진이 미세먼지가 '암세포 전이'를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미세먼지는 통상 10㎛(마이크로미터)보다 작은 먼지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규정한 1군 발암물질이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미세먼지의 암 전이 증가 기전'이 구체적으로 밝혀져 주목된다.

19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따르면 박영준 환경질환연구센터 박사팀은 최근 미세먼지가 우리 몸의 면역을 담당하는 대식세포를 자극해 암세포 전이를 촉진하는 기전을 규명했다. 관련 연구는 국제학술지 실험분자의학(EMM)에 게재됐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미국 시카고대도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으로 인류의 수명이 평균 2년2개월가량 단축된다고 보고했다. 미세먼지 위해성이 널리 알려졌지만, 그동안 암 전이와 그 연관성에 대해선 연구가 미비했었다.

미세먼지에 의한 암세포의 전이 증가 과정에 대한 모식도. / 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에 생명연 연구팀은 분자 세포 실험에서 폐 대식세포가 미세먼지에 노출되었을 때의 변화를 분석했다. 대식세포는 몸속에 침투한 병원균이나 암세포 등을 집어삼켜 분해하는 백혈구의 한 유형이다. 연구팀은 미세먼지에 노출됐을 때 가장 먼저 반응하는 몸속 기관이 선천성 면역세포인 대식세포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어 미세먼지에 노출된 폐 대식세포 배양액을 암세포와 반응시켰다.

그 결과 암세포의 EGFR(표피 생장 인자 수용체)가 활성화되며 이동성이 증가했다. EGFR은 암 증식에 관여하는 HBEGF(헤파린 결합성 EGF 유사생장 인자)에 붙어 불어났다. 이는 대식세포가 미세먼지에 자극받으면 이로 인해 분비되는 단백질이 암세포의 전이 위험성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같은 내용은 생쥐 동물실험에서도 입증됐다. 폐암에 걸린 생쥐를 미세먼지에 노출하자 암 전이가 증가하고, HBEGF 억제제를 투입하자 전이가 억제됐다.

박영준 박사는 "이번 연구는 미세먼지가 암 전이에도 관여할 수 있다는 사실"이라며 "미세먼지 유해성을 경고하고 발생 억제와 대응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우스에서 미세먼지에 의한 암전이 증가 확인. 암에 걸린 마우스(위)에 미세먼지를 처리하면 암의 전이가 증가(가운데)하고 HBEGF의 억제제인 CRM197을 처리하면 전이가 억제(아래)된다. / 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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