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크리스마스 자선행사 `산타 런`에 몰린 세계인들
매년 이맘때면 전 세계적으로 '산타 런'(Santa Run)이 열립니다. 산타 복장에 특이한 장식이나 장신구를 단 러너들이 참여합니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코로나로부터 벗어나면서 전 세계적으로 산타 런이 대거 부활했습니다. 산타 런은 크리스마스 시즌의 자선행사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는 지난주 '벌거벗은 산타 런'이 열렸습니다. 참가자들은 영하의 추위에 웃통을 벗고 시내를 달렸습니다. 달리기 대회는 연중 있지만 부다페스트 '벌거벗은 산타 런'은 크리스마스 시즌에만 체험할 수 있어 인기라고 합니다.
올해 이색적인 산타 런에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북동부 메인주 뉴리의 선데이 리버 스키리조트에서 열린 '산타 스키 런'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산타 복장을 한 스키어 300여명이 스키 슬로프를 찾았습니다. 영화 '그린치'의 그린치로부터 요정 '엘프'로 분한 사람 등 다양한 차림이 선보였습니다. 크리스마스 트리로 분장한 스키어도 있었습니다. 이들이 빨간 산타 복장을 하고 슬로프를 동시에 가르는 모습은 장관이었다고 합니다. 이번 행사를 위해 눈이 오길 학수고대했으나 오지 않아 리조트 측은 제설기를 며칠 동안 돌려야 했다고 합니다.
메인주와 정반대 지역인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도 지난 10일 퍼시픽 비치에서 산타 런이 열렸습니다. 12월에도 낮 최고기온이 20도까지 올라가는 샌디에이고는 '스키 런'을 할 수 없을뿐더러 벌거벗은 복장 또한 별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주최 측은 주제를 코스튬플레이로 정했습니다.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 보도에 따르면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다와 그린치 분장은 물론 휠체어를 탄 채 참가한 주자도 많았다고 합니다. 이번 제10회 샌디에이고 산타 런에는 5000명의 주자가 참가했습니다. 역대 최다 참가 인원이라고 합니다.
행사를 주최한 샌디에이고 런닝컴퍼니의 최고운영책임자 에릭 마렌버그는 "산타 런은 샌디에이고에서 가장 축제적인 행사"라며 "모두가 산타 옷을 입는 것에 흥분을 느끼는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몇 주를 고생했다며 행사에 참가하고 즐기는 것은 일종의 휴식이라고 했습니다.
샌디에이고 산타 런에서 결승선을 통과한 첫 주자는 뇌성마비 아들을 휠체어에 태우고 아버지는 밀며 뛴 부자였습니다. 시드 스미스와 애쉬턴 스미스 부자는 아들의 뇌성마비 때문에 걸을 수 없어서 아들은 경주용 휠체어에 타고 아버지는 뒤에서 밀면서 달리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이들 부자는 애쉬턴이 태어난 이후로 21년 동안 함께 각종 달리기 대회에서 뛰었지만 6년 전부터는 장애가 있는 운동선수를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 '팀 호이트 샌디에이고'의 도움으로 산타 런에서도 달리기를 즐기고 있게 됐다고 합니다. 이 팀은 주로 심각한 장애가 있고 걸을 수 없는 부모와 자녀로 구성돼 있습니다. 특히 특수 휠체어는 가족이 함께 경주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산타 런은 프랑스 파리에서도 지난주에 성황리에 열렸습니다. 파리 산타 런은 올해 44번째를 맞은 유서깊은 행사입니다. 올해는 1만3000여 명이 참가해 열기를 더했다고 합니다. 파리 산타 런 역시 참가자들이 산타 복장을 베이스로 각종 기발한 복장들을 선보였습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본델파크에서 열리는 '어글리 크리스마스 산타 런'도 유명합니다. 이곳은 '의도적 촌스러운 차림'이 주제라고 합니다. 이밖에 파키스탄 카라치, 멕시코 자포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도 인기리에 산타 런이 열렸습니다.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열린 산타 런이었는데, 참가자들이 모두 무사히 10km를 달렸다고 합니다.
세계인들은 팬데믹에서 벗어나자마자 전쟁과 인플레이션이라는 또다른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크리스마스 정신인 사랑과 박애를 실천하기 위해 '산타 런'에 참가하는 세계인들의 이야기는 평화롭고 훈훈합니다.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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