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 금투협회장 선거, 3인 후보 '각축전'…공통 공약은?
서명석·서유석 양강체제 속 "과반수 득표 어려울 수도"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제6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가 4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선거에서는 나재철 금투협회장의 독주로 유력 당선자가 점쳐지는 분위기였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유력 후보를 꼽을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를 얻을 후보자가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3인의 후보자들은 열띤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금투협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공약집을 배포했는데, 공약의 공통점은 소통하는 협회, 가상자산 시장 선점을 위한 정책 마련, 각종 규제 개선이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오는 23일 오후 3시 금투센터 3층에서 '제6대 금투협회장' 선출을 위한 투표가 진행된다.
금투협회장은 총 384곳(증권사 59곳, 자산운용사 308곳, 신탁사 14곳, 선물사 4곳)의 회원사들로부터 과반 이상의 표를 얻어야 당선된다. 과반 이상의 표를 얻은 후보가 없을 경우 최다 특표 2인을 대상으로 2차 투표를 진행한다.
전체 투표권 중 30%는 정회원사 대상 균등 배정으로 배분되고, 나머지 70%는 협회 분담금에 따라 비례 투표권을 제공한다. 사실상 협회 분담금을 많이 내는 대형사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다.
지난 12일 금투협 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선정된 최종 3인은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 서유석 전 미래에셋운용 대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후보자의 출신 증권사라고 해도 현직이 아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지지선언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모두 '중립'으로 놓고 후보자의 공약과 의지를 보고 결정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금투업계 40년' 김해준, 관록의 CEO…"증권사 대표이사만 13년"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는 1983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40년간 금융투자업계에서 일한 관록의 후보다. 증권사 대표만 13년을 했다.
김해준 후보자는 △소통하는 협회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 △혁신성장 금융생태계 조성 △자율규제 강화 △자본시장 신(新) 수익원 창출 지원을 공약으로 걸었다.
그는 과세제도 개선을 통해 주식투자 대중화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주식 배당소득을 금융소득종합과세와 건강보험료 산출에서 제외하는 안건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가상자산에 대한 규율과 디지털 전환 확대에 따른 합리적 규제 체계를 모색하겠다고 공언했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관련 각종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 '시장 전문가' 서명석…"증권주 밸류에이션 두 배로 키울 것"
서명석 후보자는 국내 1세대 애널리스트로 시장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점이 강점이다. 또 2013년 동양증권 대표이사 당시 동양사태로 인한 인수합병(M&A)을 성공시켜 추진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안타증권 대표이사직을 끝내고 2020년 3월 유안타증권 선임고문으로 선임된 이후 금투협회장 선거를 착실히 준비해왔다고 밝힌 그는, 그만큼 충실한 공약집을 냈다.
그는 4대 전략과 16대 핵심과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4대 전략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K자본시장 육성 △디지털 금융혁신을 통한 미래금융 준비 △자본시장의 국민자산관리 역할 제고 △최고의 협회로 입지 확보다.
증권업계에는 증권형코인(STO) 법제화, 기업금융(IB) 주52시간 적용배제, 은행지주 산하 증권사의 리스크비율 중복 규제 완화 등을 약속했다.
자산운용업계에는 사모펀드 규제체계 재점검, 사모펀드시장 인프라 정상화,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운용규제 개선 등을 약속했다.
◇'업권 아우르는 경력' 서유석…"회원사와 정부의 가교 역할"
서유석 후보자는 1988년 하나증권 입사를 시작으로 2006년 미래에셋증권 리테일사업부 대표, 2009년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추진부문 대표, 2016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직을 거쳤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대표를 거친 경력은 유일한만큼, 폭넓게 업계를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또 국내에서 가장 큰 증권사, 가장 큰 자산운용사를 거친 만큼 표 대결에서도 유리한 입지에 있다.
그는 △증권사 신규 비즈니스 확대 △증권사 자금 공급·중개 기능 강화 △증권사 자산관리 서비스 역량 강화 △자산운용업 지속적 성장 기반 구축 등을 약속했다.
증권업계를 위해서는 디지털자산 자산시장의 핵심 플레이어(Player)가 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만들고, 부동산 익스포져의 실제 위험 등을 반영한 순자본비율(NCR) 규제를 합리화하겠다고 밝혔다.
자산운용업계에는 ETF 상장 프로세스 개선, 대체거래소(ATS)에 ETF 상장 기능 도입, 국민연금, KIC 등 해외 투자 시 국내 운용사 참여기회 확대, 디지털자산 간접투자상품 개발 등을 약속했다.
아울러 그는 소통하고 일하는 협회, 회원사와 정부의 가교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업계와 협회의 실무자 협의체를 운영하여 업무 교류와 상시적 소통문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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