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영웅' 한준희 감독 "연시은의 꼿꼿함에 끌려 드라마화 결정"[인터뷰①]  

모신정 기자 2022. 12. 19. 18:2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박지훈·최현욱·홍경 주연의 '약한영웅 클래스1'이 올해 웨이브 유료가입자 기여도 1위를 차지하는가 하면 OTT 화제성 4주 연속 1위 자리까지 차지하며 단단한 활약을 했다.

'약한영웅 클래스1'(이하 '약한영웅'/유수민 감독)은 공중파 드라마들이 더 대세였던 OTT 웨이브에서 유료 가입자와 화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웰메이드 오리지널 시리즈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는 핵심 콘텐츠로 떠올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모두 '예스'라고 할 때 '노'라 말하는 인물에 끌려"
웨이브 '약한영웅 클래스1' 크리에이터 맡아 
'약한영웅 Class 1' 한준희 크리에이터/사진제공=플레이리스트·쇼트케이크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박지훈·최현욱·홍경 주연의 '약한영웅 클래스1'이 올해 웨이브 유료가입자 기여도 1위를 차지하는가 하면 OTT 화제성 4주 연속 1위 자리까지 차지하며 단단한 활약을 했다. '약한영웅 클래스1'(이하 '약한영웅'/유수민 감독)은 공중파 드라마들이 더 대세였던 OTT 웨이브에서 유료 가입자와 화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웰메이드 오리지널 시리즈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는 핵심 콘텐츠로 떠올랐다. 

특히 드라마 업계를 쥐고 흔드는 톱스타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음에도 동명의 인기 웹툰을 바탕으로 해 학원 액션물이라는 비인기 장르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룬 점도 눈에 띈다. 특히 여전히 학교 폭력이 난무하고 가해자가 제대로 처벌받지 못하는 현 사회의 실상을 현실보다 더 생생하게, 한편으로는 칼날 같은 서슬퍼런 은유로 펼쳐낸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를 통해 군대내 가혹 행위 등 고질적 병폐와 인간의 비뚫어진 욕망 등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조망해 전 세계적 높은 시청률을 달성했고 청룡시리즈어워즈 최우수 작품상, 백상예술대상 드라마 작품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도 인정 받았던 한준희 감독이 '약한영웅'에서는 크리에이터로 참여해 작품의 프리 프로덕션 단계부터 최종 개봉까지 전 과정에 유수민 감독과 함께 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한준희 감독은 지난 7일 서울 상암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 만나 '약한영웅'을 만들게 된 계기부터 박지훈, 최현욱, 홍경 등 보석 같은 신예들을 캐스팅하게 된 과정, 'D.P2'까지 다양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놨다.  

- '약한영웅'이 고교내 폭력에 맞서는 고교생들의 이야기를 다루지 않았나. 한준희 감독의 고교 시절도 궁금한데. 

▶ 굳이 따지자면 수호(최현욱) 앞에 앉아 있던 친구 정도 아니었을까.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고 단편 영화를 찍기도 하고 만화나 장르 소설 보는 것을 좋아하던 오타쿠였다. 게임도 많이 좋아했다. 남고를 다니다 보니 주위 많은 친구들과 함께 그 시간이 전부인 것처럼 느꼈던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전부로 느껴지던 때였다. 친구 관계나 내가 좋아하던 모든 것들 말이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아닌데 그 당시엔 그것이 전부처럼 느껴졌다. '약한영웅'을 만들면서 그 시절을 복기하게 되더라. 

- '약한영웅'의 드라마화 계획은 한준희 감독이 먼저 세운 걸로 안다. 어떤 것에서 꽂혔나.

▶ 원작 웹툰을 보며 드라마화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평소 오타쿠 기질이 있어서 웹툰을 많이 보는 편이다. 카카오 웹툰, 네이버 웹툰 유료 결재를 꽤 많이 하고 있다.(웃음) 장르를 가리지 않고 보는 편인데 '약한영웅'의 연시은(박지훈)이라는 인물에 끌렸다. 머리는 명석하고 싸움을 잘 하기도 하지만 나이답지 않은 꼿꼿함이 있었다. 그런 인물들을 제가 좋아하는 것 같다. 'D.P'의 안준호(정해인)도 마찬가지다. 남들이 다 아니라고 할 때 나는 맞다고 할 수 있는 인물들이 좋다. 남들이 타협하고 넘어갈 때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에 꽂힌다. 연시은에 마음을 뺏겨 유수민 감독에게 같이 해보자고 추천하게 됐다. 왜 직접 연출하지 않았냐 질문도 받아봤는데 제가 제일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데뷔하는 감독에게는 연배를 떠나 굉장한 에너지가 있다. 같이 하는 배우들과 나이로서나 필모그래피에서 근접함이 있어야 한다고 봤다. 제작사인 플레이리스트도 이 작품과 잘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해 함께 했다. 

- 크리에이터의 정확한 역할이 무엇인가. 

▶ 할리우드에 쇼러너가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많은 작가들과 함께 하면서 컨펌도 하는 역할인데 제가 유수민 감독과 함께 하며 그가 잘 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계속 돋보일수 있도록 도왔다. 유 감독에게 장편 경험이 없기에 제가 그런 측면에서 옆에서 계속 이야기를 해나갔다. 캐스팅부터 대본 작업과 촬영, 이후 후반 작업까지 계속 함께 이야기를 나웠다. 대본에 대해 의견을 내기도 했고 캐스팅을 함꼐 하며 배우의 롤에 대해서도 다양하게 토론했다. 제가 제안한 배우와 유 감독이 선택한 배우들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촬영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을 보며 어떤 부분은 좋고 어떤 부분은 부족해 보이는 것에 대해 채워여 할 것에 대해 제안하기도 했다. 아직 크리에이터의 정의를 내리기는 어럽지만 찾아가는 과정이다. 몇 작품을 더 하다보면 제대로 찾게 되지 않을까. 가장 중요했던 것은 유수민 감독이 잘 할 수 있는 것, 좋아하는 것들을 찾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 군대 내 폭력에 이어 학교 폭력이 중요 소재다. 유독 한국 사회의 남성 중심 조직의 구조적 모순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이유가 뭔가. 

▶ 특별히 그런 생각을 하며 만들지 않았다. 무의식적으로 끌리는 것 같다. 제 자신이 한국의 젊은 남성에서 중년이 되어가는 과정에 있다. 꼭 한국 남성을 주제로 다뤄야 겠다는 건 아니다. 군대 소재나 남고 소재를 그리게 된 데는 그 시기 그 내용에 마음이 갔기 때문이다. 제 데뷔작 '차이나 타운'이나 두 번째 작품 '뺑반' 모두 여자가 주인공이었다. 다만 'D.P'와 '약한영웅'은 원작의 안준호와 연시은에 각각 큰 관심이 갔기에 만들게 된 거다. 

- 박지훈, 최현욱, 홍경의 캐스팅 계기가 궁금하다. 

▶ 박지훈은 함께 쇼트케이크 제작사를 함께 하고 있는 김명진 대표가 추천했다. 최현욱은 '라켓소년단'을 보며 좋아했던 배우다. 유 감독이 이 배우들을 동의해줘 캐스팅할 수 있었다. 홍경은 이미 'D.P'때 함께 했기에 잘 알고 있었다. 박지훈은 이전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줘 좋았다. 애초 예상했던 지점을 유수민 감독이 잘 이끌어내줬다. 배우에게는 분위기와 매력, 연기 삼박자가 너무 중요한데 이 세 가지를 다 갖춘 배우가 많지 않다. 이병헌 선배가 거의 유일하시지 않나 싶은데 박지훈에게는 너무 그럴듯한 분위기가 있었고 최현욱은 매력이 뛰어났다. 홍경은 그 나이 또래에서는 최고의 연기력을 갖춘 출중한 배우다. 

- 각 배우들의 촬영 현장에서 최고의 순간을 느낀 적이 있다면. 

▶ 제가 모든 촬영에 간 건 아니고 촬영 장면 모니터 등을 통해 본 적도 있지만 박지훈은 1부 초반 연시은이 자신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 있다. 리딩 때부터 자신의 뺨을 후려치는데, 사실 굉장히 조심해야 하는 장면이다. 연기 영역에서 위험하기도 하다. 그런데 망설임 없이 뺨을 떄리며 그 직전과 직후 장면에서도 대사 톤이나 눈빛이 너무 좋았다. 최현욱은 5부 노래방 장면에서 정말 좋았다. 유 감독이 잘 연출해주셨고 최현욱과 홍경도 정말 잘 해내줬다. 수호의 매력과 범석의 상황들이 잘 살았다. 최현욱은 어두운 극의 내용 중 빛과 같은 역할이어야 했다. 극의 분위기를 톤업해야 했달까. 본능적으로 그걸 잘 해냈다. 

- 사실 흑화의 끝판왕을 보여주는 범석 연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 'D.P'때 조석봉 역을 맡았던 조현철이 촬영 내내 힘들어 했었다. 홍경에게 캐스팅 당시 '약한영웅'을 하게 되면 많이 힘들 거라고 이야기했었다. 그럼에도 '홍경이 어떤 배우인지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범석은 완곡이 있는 인물이다. 본인이 가해를 저지르지만 또 격하게 후회하고 슬퍼하는 인물이다. 시청자들이 '약한영웅'에 공감을 하시게 된다면 범석에게 가장 감정 이입을 하실 것다. 연시은과 안수호는 판타지가 가미된 인물이지만 범석은 폭발적인 흑화 이전에 고등학교에 한 반에 한 명쯤은 있을 법한 인물이어야 했다. 쉽지 않은 인물인데 홍경이 잘 표현해줬다. 

- 원작 웹툰이 있기는 하지만 2022년의 현재 고교생들에 대해 사전조사를 많이 했을 것 같다. 

▶ 유수민 감독이 다양한 고등학생들을 만나며 취재를 했다. 강남과 강북 고교생들의 인터뷰했다. 저나 유 감독 모두 현실에 발을 디딘 이야기를 좋아한다. 장르가 좀비물이건 혹은 우주 SF라고 하더라도 시작점은 현실의 감정이어야 시작할 수 있다고 본다. 유감독이 '약한영웅' 대본을 정말 잘 썼다고 생각한 순간이 수호가 SNS 팔로우를 자신은 안해주고 다른 친구는 해줬다는 사실로 감정의 급격한 변화를 겪는 범석의 내용이 나온다. 고교 시절의 학생들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본다. 남자들에게도 미묘한 질투심이 있다. 어린 친구들이라면 충분히 이 부분에 이입할 것이다. 범석에게는 지금 사귄 친구 두 명이 세상의 전부 아니었겠나.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