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아껴야 문제집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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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에서 아동과 청소년의 돌봄을 책임지는 지역아동센터들은 전국을 강타한 '최강 한파'에도 난방비를 아끼기 위한 '허리띠 졸라매기'에 여념이 없다.
겨울철 전기·가스 요금 등을 얼마나 절감하느냐에 따라 그해 아이들에게 사줄 수 있는 문제집 권수나 썰매장 방문 같은 야외 활동 횟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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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전기 난방비 급등
난방 대신 에어캡 부착
국영수 교재값 줄일 판
올해 연탄후원 반토막
지역사회에서 아동과 청소년의 돌봄을 책임지는 지역아동센터들은 전국을 강타한 ‘최강 한파’에도 난방비를 아끼기 위한 ‘허리띠 졸라매기’에 여념이 없다. 겨울철 전기·가스 요금 등을 얼마나 절감하느냐에 따라 그해 아이들에게 사줄 수 있는 문제집 권수나 썰매장 방문 같은 야외 활동 횟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유치원생부터 중학생까지 17명이 있는 경기 남부 지역아동센터의 관계자들은 지난달 새는 외풍을 막아 보려 창문엔 ‘에어캡’(일명 뽁뽁이)을, 문틀에는 문풍지를 붙였다. 학기 중이라 오후에만 교실 1~2개씩 난방을 가동하고 있지만, 지난달 전기요금이 10만원을 훌쩍 넘었다. 센터장 A씨는 “방학이 되면 오전부터 3개 교실 모두 난방을 해야 해서 전기요금이 2~3배로 뛰지 않을까 싶다”면서 “운영비가 부족하면 국·영·수 문제집을 다 사는 대신 영어와 수학만 사야 하나 고민”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국제 유가는 상승세가 꺾였다지만 아직 체감하기 어렵다. 지난해까지 버스를 대여해 현장학습을 가려면 약 70만원이 들었지만 요즘은 80만~90만원으로 올랐다. A씨는 “월 10만원 난방비 지원이 내년에도 나올지 알 수가 없고, 전기요금도 크게 오른다고 하지 않느냐”면서 “겨울이면 아이들과 썰매장에 가는데 선뜻 계획을 못 세우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한국지역아동센터연합회 관계자는 “전기 난방으로 시설을 교체한 곳은 상대적으로 사정이 낫지만 기름이나 가스를 쓰는 센터는 지난달 이미 월 30만원이 넘는 난방비가 나왔다”고 말했다.
연탄으로 난방하는 쪽방촌 주민이나 독거노인들도 ‘에너지 위기’를 절감하고 있다. 지난해는 장당 800원이던 연탄 가격이 850원으로 올랐다. 운송비까지 더하면 사실상 장당 9 00~10 00원이다. 연탄공장이 일주일에 2~3번꼴로 생산을 줄여 연탄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까 걱정도 적잖다.
경기가 위축되면서 취약계층을 돕는 손길마저 주춤하고 있다. 밥상공동체 복지재단 연탄은행이 지난 9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서울에서 후원받은 연탄은 총 25만 7000장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47만장) 대비 반 토막 난 수준이다.
허기복 연탄은행 회장은 “겨울이면 가구당 연탄이 1050장은 필요한데, 어르신에게 500장 정도만 지원하고 있다”면서 “모든 물가가 오르고 있다지만 연탄을 쓸 수밖에 없는 취약계층에 더 추운 겨울”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김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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