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는 걱정말라지만…학계 "플랫폼 M&A 규제 강화 효과, 데이터로 검증하자"

김현아 2022. 12. 1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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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유니콘팜 국회 토론회 개최
공정위 과장, 일반심사로 돼도 전부 불허는 아냐
학계, 스타트업 엑시트 막을 것..견제할 부처도 없어
공정위 과장 해명에도…학계 “데이터로 검증하자”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공정위가 보는 플랫폼 기업 주요 경쟁제한행위 유형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강훈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사진=이데일리 DB

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 플랫폼의 ‘인수합병(M&A) 심사기준’을 강화하기로 하자 학계가 스타트업 생태계를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정위는 전통산업과 다른 플랫폼의 특수성을 반영하는 차원이고 플랫폼의 지배력이 전이되는 걸 차단하려 할 뿐이지 벤처 성장의 동력을 차단하려는 의도는 없다고 설명했지만, 학계는 공정위의 행보가 국내 스타트업(초기벤처)의 성장을 가로막을 것으로 걱정했다.

공정위 과장, 일반심사로 돼도 전부 불허는 아냐

19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국회 스타트업 연구모임인 유니콘팜이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서 신용희 공정위 기업결합과 과장은 네이버, 카카오, 토스, 배달의민족 등 온라인 플랫폼의 M&A 심사기준을 바꾸려는 이유에 대해 “심사기준이 전통산업에 맞춰져 있어 플랫폼 산업에 맞는 판단요소를 보완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그는 “상품시장 획정 등에서 어떤 방법이 최적의 요소인지 찾자는 것이지, 일반 심사로 전환한다고 해서 전부 불허되는 게 아니다”라면서 “(공정위도) 카카오가 스크린골프 업체를 인수해 개별시장에서 경쟁을 촉진한 사례나 네이버가 웨어러블 스타트업을 인수해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 일을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 과정에서 플랫폼의 지배력을 전이하거나 중소 사업자 플랫폼 종속의 문제도 야기한 걸로 안다”며 “연구결과가 연내 나와 기업결합 심사기준 고시로 이어질 것이다. 이 과정에서 벤처업계 의견을 청취해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단순 투자를 위한 M&A에 대해선 간이 심사를 확대하지만, 시장 경쟁을 제한할 소지가 있는 규모 있는 플랫폼 기업의 이종혼합형 기업결합에는 기존 간이심사에서 일반심사로 제재를 강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학계, 공정위 M&A 시장의 CEO가 되겠다는 것…견제할 부처도 없어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 원장은 공정위 설명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배민과 요기요 M&A 심사 때 1년이나 끌었다. 그런데 지금은 쿠팡이츠 등이 나오지 않았나”라면서 “삼성에 오래 있었는데 (공정위가 일반 심사로 전환하는 것 자체가) 시간을 끌어 기업 입장에서는 M&A하기 어려워진다. 부정적인 효과”라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나라스타트업이 20만 개인데, 100개 정도 빼고는 나머지는 파트너를 찾아 M&A해야 하는데 지금은 오히려 M&A 활성화에 초점을 둬야 하지 않나. 삼성에서 국내 스타트업 M&A가 안 일어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라고 반문했다.

주진열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유사한 입장이다. 주 교수는 “플랫폼과 스타트업 비즈니스와 관련해 유럽과 미국의 동향을 7년동안 연구했다”면서 “공정위 정책방향이 아쉬운 게 유럽과 미국의 규제와 관련해 그 배경을 이해 못하고 도입하려 한다. 그게 결국은 우리나라 플랫폼 비즈니스의 혁신을 방해하고 있다. 그걸 공정위는 한 번도 인정 안한다”고 비판했다.

주 교수는 “M&A 심사는 물론 공정위의 재량이나 공정위가 잘못할 때 이를 견제할 부처가 없다”며 “심사지침이 강해지면 인수 기업은 포기한다. 결국 공정위가 기업 인수결합 시장의 CEO가 되겠다는 건데, 과연 바람직한 방향인가 자체적으로 깊이 연구해 보길 바란다”고 했다.

신영수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정위는 기업들에 대한 의심이 많다”면서 “조금 이익이 나면 사익 편취로 보기도 한다.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 인식의 차이가 너무 크다. 온라인 플랫폼의 스타트업 M&A도 마찬가지다. 사회적 신뢰, 경험 같은 게 생기기를 바란다”고 했다.

유재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도 “공정위는 70년대 대기업의 사익 편취 시각이 있는 것 같다. 기업에 대해 무죄추정으로 봐달라”고 했다.

공정위 과장 해명에도…학계 “데이터로 검증하자”

이에 대해 신 과장은 “공정위 역할의 근본을 말씀하시는 듯하다. M&A 심사 목적은 소비자 후생 저하 여부를 보는 것”이라면서 “벤처 업계 긍정적인 엑시트에 대해서는 공정위가 최선을 다해 살피겠다. 다만, 플래폼 기업의 특성에서 경쟁제한이나 소비자 이익 저해를 볼 수밖에 없는 미션이 공정위에 있어 조화롭게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병준 교수는 “독과점 규제의 이유는 사회적 후생저하를 막기 위해서인데 지금 (공정위) 규제가 사회적 후생을 줄이는 것아닌가 논란이 있다”면서 “데이터로 소비자 후생이 늘어난 규제인지, 줄인 규제인지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제가 국민경제자문회의에 있는데 거기서도 데이터 기반으로 검증 좀 해보자고 했다. 끝까지 자리를 지킨 강훈식 의원님께 감사하다”고 언급했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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