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경영 <88> 삼성전자 ‘1호 女사장 신화’ 이영희 사장] 겸손한 콧대, 뚜렷한 미소선…부드러운 카리스마의 CEO
12월 6일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의 첫 인사를 발표했다. 이 인사에서 단연 화제가 된 것은 삼성전자 사상 첫 전문경영인 출신 여성 사장이 배출됐다는 것. 디바이스경험(DX) 부문 글로벌마케팅센터장 부사장에서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으로 승진한 이영희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이영희 신임 사장은 삼성에서 총수 일가를 제외한 첫 여성 사장이라는 신화를 썼다. 대기업의 두꺼운 유리천장을 깨고 삼성전자에 새로운 역사를 만든 이영희 사장을 상상할 때는 중성적 카리스마를 떠올렸다. 그런데 사진을 통해 만난 그의 인상은 부드러운 여성적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최고경영자(CEO)였다.
포털에 등재된 사진들을 보면 그의 스타일링에는 특색이 있다. 앞머리를 내려 이마를 가리는 헤어스타일과 개성 있는 안경, 과감한 패션 감각이다. 탁월한 실력에다 남다른 멋과 센스를 지닌 CEO로서 많은 커리어 우먼의 롤모델로 우뚝 설 것 같다.
이마를 올리는 헤어스타일은 경륜이 많아 보이지만 나이가 들어 보인다. 하지만 이마를 덮으면 한결 젊어 보인다. 1964년생으로 50대 후반이지만 늘 젊은 감성을 추구해야 하기에 이 헤어스타일이 잘 어울린다. 언제부터인가 가르마 방향을 바꾸며 남성성이 더해져 더 강하고 활동적인 느낌으로 바뀌었다. 머리카락이 굵어 나름의 고집도 있다. 생머리를 고수하는데, 이는 ‘나는 남과 다르다’라는 표현이다.
이마는 적당히 둥글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잘생긴 이마는 아니다. 윗사람이 내려준 줄을 운 좋게 붙잡아 직관으로 일하기보다는 발로 뛰는 노력형에 가깝다.
8년 전쯤의 사진을 보면 눈썹이 약간 내려갔다. 그런데 요즘은 눈썹 산이 부드럽게 각이 지며 올라갔다. 눈썹 모양은 근육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진다. 점점 눈썹 근육이 올라간다는 것은 자신의 주장과 자신감이 더해졌고 입지가 탄탄해졌다는 의미다.
눈두덩이 눈 두 개가 들어갈 정도로 넓다. 남을 배려하는 눈두덩이다. 눈두덩이 좁은 사람은 자로 잰 듯 계산적이다. 하지만 넓은 눈두덩을 가지면 마음 씀씀이가 좋아 아랫사람들이 잘 따른다. 부하가 잘못을 했다 하더라도 불같이 화를 내기보다 부드럽게 지적하고 넘어간다.
요즘은 눈 화장을 진하게 해 눈이 크고 화려해 보인다. 실제로는 적당한 크기의 순한 눈이다. 눈동자는 포도알처럼 꽤 크다. 눈동자가 크면 감성이 풍부하다. 미적 감각도 이 눈동자에 있다. 사람들과 잘 어울려 자신을 외롭게 놔두지 않는다. 눈 밑 와잠이 볼록한 걸 보면 건강하다. 눈꼬리가 처지지 않고 눈가에 살집이 있어 부부 인연도 좋다.
산근이 높지 않다. 그래서 그 부분을 커버하려고 강한 테의 안경으로 가리는 것일 수도 있겠다. 산근 부분이 낮아 40대 초반에 변화의 운이 있었다. 이전에는 레오버넷코리아, 유니레버코리아, SC존슨코리아, 로레알코리아 등 주로 외국계 기업에서 마케팅 전문가로 활약했는데, 그 시기에 전혀 생소한 국내 대기업, 그것도 테크놀로지 기업인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겼다.
코가 짧고 둥글게 살집이 있는 마늘코다. 팔을 걷어붙이고 일하는 코다. 이영희 사장 자신의 인생 모토이자 ‘갤럭시’의 브랜드 철학이라는 두 문장 ‘불가능을 가능케 하라(Do What You Can’t)’와 ‘한계를 극복하라(Defy Barriers)’는 이 마늘코의 기질과 상통한다. 콧구멍이 커 통도 크다. 숨을 크게 들이쉬고 호탕하게 웃다 보면 운동이 돼 콧구멍이 들리며 커진다.
광대가 적당히 나온 데다 코에 살집이 있어 40대 운기가 좋았다. 2007년 상무로 입사해 2010년 여름, 정기인사 시기가 아닌데도 파격적으로 전무로 승진했고, 통상 3년이 걸리는 부사장 승진도 2년 만에 해냈다. 이때가 만 48세였고, 만 49세인 2013년에는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최고마케팅책임자(CMO) 2위를 수상했다. 빵빵하고 탄력 있는 콧방울 운기에 해당하는 나이다.
요즘은 수년 전 사진에 비해 뺨이 더 통통해졌다. 사람들을 많이 만나 더 크게 웃으며 활동적으로 열심히 일해 왔다는 의미다. 유력한 사장 후보로 거론됐고, 마침내 사장이 된 지금이 이 통통한 뺨의 운기에 해당하는 시기다.
귀는 이영희 사장의 기질을 보여준다. 원래는 칼귀다. 칼귀는 튀는 개성이 있고, 급변하는 시류에 발맞추는 능력이 있다. 귀 가운데 연골이 튀어나와 창의성도 있다. 뺨의 살이 이동해 요즘은 귓밥이 생겼는데, 이는 좀 더 조직에 어울리는 사람이 됐다는 뜻이다.
이영희 사장의 경력을 보면 능력을 잘 발휘하며 순탄하게 올라온 것 같다. 겉으로는 화려한 듯해도 자신을 낮추고 살아온 인고의 세월이 많았다. 사장은, 특히 삼성전자의 ‘최초 전문경영인 출신 사장’은 결코 쉽게 얻어지는 자리가 아닐 것이다. 잘 받아주는 예스형 이마와 배려하는 눈두덩, 낮아서 겸손한 콧대, 명예를 중요시하는 발달한 관골을 보면 속이 터져도 겉으로는 잘 참는 사람이다.
두둑한 인중으로 50대 초반은 물론, 뺨이 통통해 50대 후반까지 운기를 쭉 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삼성전자는 광고제에서 연속 수상 실적을 냈다. 이 수상에 큰 공을 세운 인물로 평가받아 이영희 사장은 2018년까지 3년 연속 칸 라이언즈에 연사로 나서 삼성전자의 ‘크리에이티브 마케터’ 상을 받았다. 그만큼 세계 광고 업계에서도 인정받는 주요 마케팅 전략을 소개하는 중책을 해냈다. 2016년에는 개인 자격으로 칸 라이언즈에서 ‘올해 인물’로 승승장구했다. 일의 영역도 이때 확장됐다. 2017년 5월부터는 무선 사업부 마케팅팀장에 이어 글로벌 마케팅 센터장을 맡아 스마트폰을 비롯해 TV, 냉장고, 세탁기, 공기청정기 등 가전 전반에 이르기까지 삼성전자의 글로벌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 이는 잘생긴 코와 둥근 관골과 탄력 있는 뺨이 해낸 성과다.
미소선인 법령이 뚜렷하다. 지금 하는 일을 천직으로 여긴다. 편법이나 트릭을 용납하지 않고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사장이 됐으니 이 미소선이 더욱 뚜렷해져 아랫사람에게 관대하지만 원칙에서 벗어난 사람은 열외로 내놓을 것이다.
살로 잘 싸여 드러나진 않지만 측면에서 보면 턱뼈가 강하다. 이런 강한 턱뼈를 가지면 지구력이 있고 다른 사람을 끌고 가는 힘도 좋다. 입술 아래 둥그렇게 살이 붙어 자타공인 전문가다.
이영희 사장은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60대에 들어선다. 얼굴에 담긴 운기의 흐름을 보면 그가 조심해야 할 시기는 지나갔다. 여태껏 잘 참고 견뎌온 세월이 60대에 꽃을 피운다. 큼직해 호방해 보이는 입에다 입꼬리가 잘 올라갔기 때문이다. 갈매기 입술이라 화술도 좋다. 웃을 때 앞니가 커 드러내지는 않지만 역시 자기주장을 관철한다. 이런 강단이 없었다면 오늘날 여기까지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영희 사장이 “고객 중심의 마케팅 혁신 등의 역량 발휘와 함께 삼성전자 최초의 여성 사장으로서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했다. 이영희 사장은 이 기대를 확실하게 충족시킬 수 있는 인생의 황금기와 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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