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차 신형 그랜저 | 디자인 확 바꿨다…뒷좌석도 넉넉

고성민 조선비즈 기자 2022. 12. 1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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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신형 그랜저의 옆모습, 뒷모습과 실내. 사진 고성민 기자

현대차 ‘그랜저’는 1986년 처음 출시된 이후 40여 년간 고급 세단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한 대표적인 국민차다. 현대차가 지난 11월 출시한 신형 그랜저(디 올 뉴 그랜저)는 7세대 풀 체인지(완전 변경) 모델로, 이전 모델과 비교했을 때 대대적인 변화가 이뤄졌다.

12월 8일 신형 그랜저를 타고 경기 하남에서 의정부까지 고속도로와 일반도로를 거치며 왕복 약 100㎞를 주행해보니, 고급 세단다운 승차감이 돋보였다. 차급 대비 준수한 연비도 장점이었다.

신형 그랜저의 전장(차 길이)은 5035㎜, 전폭(차의 폭)은 1880㎜, 전고(차 높이)는 1460㎜다. 그랜저의 전장이 5m를 넘긴 것은 이번 7세대가 처음이다. 기아 ‘K8(5015㎜)’보다 전장이 20㎜ 더 길다. 전장이 5m를 넘는 차량은 여러 자동차 브랜드를 둘러봐도 흔치 않아, 그랜저를 가까이에서 보면 차가 길고 넓다는 점이 확 느껴진다. 긴 전장은 2열 레그룸(다리를 뻗는 공간) 확보에 유리한데, 실제 그랜저 뒷좌석에 앉아보니 레그룸이 넉넉했다.

신형 그랜저는 디자인을 파격적으로 바꿨다. 신형 그랜저는 출시 이전 1세대 ‘각 그랜저’의 고전적인 디자인을 계승한다는 점이 주목받았는데, 실제로는 복고풍보다 미래 지향적이라는 분위기를 준다.

전면은 ‘一 자’ 램프가 가장 눈에 띈다. ‘스타리아’와 ‘아이오닉 7(콘셉트카 세븐)’에 적용된 ‘끊김 없이 연결된 수평형 LED 램프(Seamless Horizon Lamp)’를 도입했다. 현대차는 “끊김이 없는 수평형 램프는 기술과 예술의 완벽한 융화로 다듬어진 현대차의 새로운 조명 디자인 특징”이라면서 “밤과 아침을 가르는 새벽의 경계선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고 소개한다. 이 램프는 주간주행등과 차폭등, 방향지시등 역할을 겸한다.

각 그랜저 디자인은 군데군데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데, 요즘 신차에서 찾아보기 힘든 2열 창문 뒤 ‘오페라글라스’와 실내 운전대가 복고풍이다. 운전대의 중심과 원형 모양의 테두리를 잇는 스포크(spoke·바큇살)가 단 하나로, 1세대 각 그랜저 운전대를 빼닮았다. 타이어도 18인치부터 20인치까지 총 다섯 가지 디자인인데, 각 그랜저의 휠 디자인을 모티브로 한 ‘20인치 고휘도 스퍼터링 휠’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측면은 프레임리스 도어(유리창 윗부분에 프레임이 없는 형태)와 차량에 가까이 다가가면 차량 손잡이가 자동으로 돌출되는 ‘플러시 도어 핸들’을 적용한 점이 눈에 띈다. 유리창 프레임과 손잡이가 튀어나오지 않아 매끈한 인상을 준다.

신형 그랜저는 △2.5L GDI 가솔린 △3.5L GDI 가솔린 △3.5L LPG △1.6L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등 네 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출시됐다. 시승차는 3.5L 가솔린 모델로, 최고 출력 300마력, 최대 토크 36.6㎏f·m의 성능을 발휘한다.

신형 그랜저. 사진 고성민 기자

신형 그랜저는 도로에서 전반적으로 정숙하고 부드럽게 주행한다. 300마력의 출력은 달리기 성능을 중시하는 스포츠카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꽤 강력한 성능인데, 그랜저는 그런 것치고 적당히 부드럽게 가속했다. 힘이 부족하지 않지만 넘치지도 않았다. 조수석이나 뒷좌석에 탑승한 동승자가 가·감속 충격 없이 편안하게 주행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했다.

제원보다 실제 성능이 못 미치는 것 같다는 의문은 스포츠 모드에서 풀린다. 그랜저는 에코, 노멀, 스포츠, 마이 드라이브(개인 맞춤), 스노(눈길) 등 다섯 가지 주행 모드가 있다. 이 중 스포츠 모드로 바꿔 주행하니 토크감이 강해지고 가속이 훨씬 빨라졌다. 주행 모드에 따른 출력 차이가 다른 자동차들과 비교할 때 꽤 큰 것처럼 느껴졌다.

주행 과정에서 차가 조용하고 서스펜션이 울퉁불퉁한 노면을 준수하게 차단한다는 점은 장점으로 느껴졌다. 저속에서 특히 조용해 하이브리드차를 타는 듯했다. 신형 그랜저는 노면 소음 저감 기술인 ‘ANC-R’, 이중 접합 차음 유리, 도어 삼중 실링 구조, 흡음 타이어, 분리형 카펫 등을 적용해 소음을 줄였다.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도 느껴지는 충격이 크지 않았고, 고속 주행에서도 흔들림이 적었다.

차급 대비 준수한 연비도 장점이다. 3.5L 가솔린 모델은 복합 기준 리터당 10.4㎞의 연비를 갖췄다. 2.5L 가솔린 모델은 11.7㎞/L, 1.6L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은 18.0㎞/L다.

풀 체인지로 가격이 올랐다는 점은 아쉽다. 이전 세대 모델과 비교하면 약 350만원 올랐다. 신형 그랜저의 가격은 △가솔린 3716만원 △하이브리드 4233만원 △LPG 3863만원부터다. 2.5L 가솔린 모델을 기준으로, 신형 그랜저의 최저가 ‘프리미엄’ 트림은 3716만원, ‘익스클루시브’ 트림은 4202만원, ‘캘리그래피’ 트림은 4604만원이다. 가솔린 3.5 엔진을 선택하면 트림별로 250만원이 추가된다.

후면 방향지시등이 범퍼 쪽으로 낮게 깔려 있다는 점도 아쉬운 요소다. 그랜저를 후면에서 봤을 때 가장 잘 보이는 ‘一 자’ 모양의 빨간색 긴 테일램프는 미등과 브레이크등의 역할만 하고, 범퍼 쪽에 좌우로 각각 하나씩 달린 주황색 램프가 방향지시등이다. 세단은 가뜩이나 전고가 낮은데 방향지시등이 일반적인 위치보다 더 낮은 터라 시인성이 좋지 않아 보였다.

신형 그랜저는 카페이와 연계해 세계 최초로 실물 하이패스 카드 없이 유료도로 통행료 결제가 가능한 ‘e hi-pass(하이패스)’를 적용했다. 무선(OTA·Over-the-Air)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적용 범위를 기존 핵심 부품뿐만 아니라 주요 편의 기능까지 대폭 확대했고, ‘원격진단 서비스’를 현대차 최초로 도입했다. 원격진단 서비스는 원격진단을 통해 고장 상태를 조기 감지하고, 수집된 데이터에 기반해 정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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