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카유용' 배모씨 재판부, 검찰 자료 복사 지연에 "이유 뭔가?"

"기소 석달 지났는데, 잘못된 것 같다"…검찰 "특이한 거 아니야"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19일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받는 전 경기도청 5급 별정직 공무원 배모 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공판기일에서 재판부가 기소 석 달이 넘도록 검찰 측 자료에 대한 변호인의 등사(복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 지적했다.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 핵심 인물인 배모 씨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날 오후 3시께. 수원지법 형사12부(황인성 부장판사) 재판장은 검찰 측을 향해 "이 사건이 지난 9월 8일에 기소됐는데, 석 달이 지났는데도 등사가 아직 안 된 이유가 뭔가요"라고 물었다.

이날은 지난 12일 검찰 측의 전 경기도 의전팀장 A씨에 대한 증인신문에 이어 변호인 측 반대신문이 이뤄질 예정이었는데, 변호인 측이 검찰로부터 A씨 진술조서 등사를 이날까지도 받지 못해 신문 기일이 미뤄지자 등사가 지연되는 이유를 확인한 것이다.

등사는 공소 제기된 사건에서 피고인 측이 검사가 증거로 신청한 서류 등을 복사하는 것으로,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변호인들은 등사 자료를 토대로 검찰 측 증인에게 할 질문을 준비하게 된다.

재판장 질문에 검찰 측은 "기록의 양이나 개인정보 양 등에 비춰 일반적인 다른 사건보다 등사에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석 달이 지났는데 뭐가 문제인지 잘 와닿지 않는다. 구속사건의 1심 재판 기한은 6개월 이내에 하지 않느냐"며 "(변호사가) 지난 12일 재판 때 하기로 한 문건 등사가 이달 28일 시작한다고 한다. 뭔가 잘못된 거 같은데요?"라고 되물었다.

재판부는 약 1시간에 걸쳐 향후 공판 기일과 재판 진행 계획을 정하는 과정에서 재차 "조서 하나 열람, 등사하는 데 시간이 이렇게 걸리는데, 사실 조금 이상하다"고 재차 언급했다.

검찰 측은 "열람 등사를 계속 말씀하시는데, 기록이 방대한 사건 등에 따라 신청에서 열람 등사까지 한 달에서 석 달까지 걸린다"며 "이 사건에서만 특이한 게 아니라는 점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수원지법, 수원고법 수원지법, 수원고법 전경. [촬영 이영주]

이어 "관련된 여러 사건을 수사 중이라 이후에 제출된 게 있었다. 이 사건에서만 특이한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배씨는 올해 1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카 유용' 및 '불법 의전' 의혹이 제기되자 "후보 가족을 위해 사적 용무를 처리한 사실이 없다"고 허위 발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지난해 8월 2일 서울 모 식당에서 김씨가 당 관련 인사 3명과 함께 식사한 자리에서 김씨를 제외한 이들 3명의 식사비 7만8천원을 경기도청 법인카드로 결제하도록 해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를 한 혐의도 받는다.

이날 연기된 전 경기도 의전팀장 A씨에 대한 반대신문은 내년 1월 16일 진행될 예정이다. 이 사건 핵심 증인인 법카 유용 의혹 제보자에 대한 신문은 2월경 이뤄질 전망이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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