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리오넬의 힘…최연소 사령탑 스칼로니 감독의 리더십
루사일 스타디움에 차려진 시상대의 주인공은 분명 아르헨티나의 10번이었다. 축구 선수로 숱한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가 다섯 번의 도전 끝에 마침내 월드컵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그가 한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관중석에선 함성이 쏟아졌다.
그런데 메시가 먼저 찾은 이는 또 다른 리오넬이었다.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한 32개국 사령탑 가운데 최연소인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44)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스칼로니 감독의 지도 아래 메시는 남미 대륙간컵인 코파 아메리카(2021년)와 월드컵을 순서대로 제패했다.
스칼로니 감독은 흔들리던 아르헨티나를 정상으로 끌어올렸다. 그는 원래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 성적 부진으로 사퇴한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의 빈 자리를 채우는 대행이었다. 지도자 경력이 전무해 ‘낙하산’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그는 첫 공식 대회였던 2019년 코파 아메리카에선 40년 만의 개막전 패배를 경험하기도 했다.
그러나 스칼로니 감독은 경기를 치를수록 성장하는 지도력과 형님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다. 카타르 월드컵 직전까지 A매치 36경기 연속 무패행진(27승9무)를 달렸을 정도다.
스칼로니 감독의 성공 비결은 두 가지로 풀이된다. 먼저 역대 아르헨티나 감독들의 고민 거리였던 메시 살리기에 성공했다. 그는 강한 압박과 빠른 역습을 중시하는 지도자이지만 메시는 예외였다. 실력은 여전히 세계 최고이지만 서른 중반을 넘긴 메시를 배려해 기존의 주전 공격수였던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 밀란) 대신 활동량이 좋은 훌리안 알바레스(맨체스터 시티)를 중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덕분에 메시는 마지막 월드컵에서 7골 3도움을 기록하며 펄펄 날 수 있었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용병술도 빼놓을 수 없다. 결승전을 흔든 앙헬 디마리아(유벤투스)의 선발 투입이 그랬다. 스칼로니 감독은 조별리그에서 부진했던 디마리아를 토너먼트에서 좀체 기용하지 않았다. 16강부터 4강까지 출전 시간은 단 8분. 그런데 결승전에선 디마리아가 큰 무대에 강하다는 사실을 믿고, 선발로 내보냈는데 이게 제대로 터졌다. 디마리아는 전반 22분 과감한 돌파로 페널티킥을 얻어내 메시의 선제골을 이끌어냈고, 전반 36분에는 추가골을 직접 넣었다. 후반전에는 프랑스의 맹추격에 휘둘리며 아쉬움을 남겼으나 연장에 이은 승부차기에서 웃으며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우승이 결정되는 순간 기쁨의 눈물을 쏟아낸 스칼로니 감독은 “정말 완벽한 경기에서 이토록 힘들게 이겼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면서 “우승은 즐겁고 특별한 일이다. 사람들에게 이 순간을 즐기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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