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테슬라用 첨단배터리 韓서 만든다

충북 오창공장에 4조 들여
원통형 생산확대·설비투자
'마더 팩토리'로 키울 계획
기존 제품보다 출력 6배인
4680 배터리 국내서 생산
전세계적 수요 선제 대응

LG에너지솔루션이 충북 오창공장에 총 4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다. 19일 충북도청에서 개최된 투자협약식에 참석한 이범석 청주시장, 이방수 LG에너지솔루션 CRO(사장), 김영환 충북도지사(왼쪽부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원통형 배터리 생산을 늘리기 위해 충북 오창공장에 총 4조원 상당의 투자를 단행한다. 전 세계 전기차 업계에서 원통형 배터리 채택이 늘어남에 따라 여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를 두고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LG에너지솔루션은 충청북도·청주시와 함께 2026년까지 오창공장에 총 4조원 규모의 배터리 생산시설 투자와 함께 1800명을 신규 채용하는 내용의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충북도청에서 열린 투자협약식에는 김영환 충청북도지사, 이범석 청주시장, 이방수 LG에너지솔루션 사장 등이 참석했다.

최근 전 세계 전기차 업계에서는 원통형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올해 6월 원통형 배터리 증설을 위해 오창공장에 총 73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4680(지름 46㎜·길이 80㎜인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에 5800억원, 2170(지름 21㎜·길이 70㎜) 라인에 1500억원 상당을 투자한다. 이번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4조원은 지난 6월 발표한 7300억원이 포함된 금액으로, 신증설은 물론 공장 설비 투자 등이 두루 포함됐다.

4680배터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20년 '배터리 데이'에서 소개한 제품으로, 테슬라 등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주목하는 차세대 배터리다. 기존 2170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는 5배, 출력은 6배가 높아 주행거리를 기존 제품 대비 16%가량 높일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4680배터리가 '게임 체인저'로 불리고, 최근 전 세계 배터리 업계가 4680배터리 개발 경쟁에 뛰어드는 이유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오창공장 4680 생산라인은 원통형 배터리의 '마더 팩토리(모공장·Mother Factory)'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와의 미래 파트너십을 결정할 4680배터리의 초기 생산을 미국이 아닌 국내에서 하겠다는 것은 오창공장을 연구개발(R&D)의 핵심 거점으로 삼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규 생산라인의 경우 원격 지원, 제조 지능화, 물류 자동화 등 최신 스마트팩토리 관련 시스템을 전격 도입해 생산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창공장에 팩토리 모니터링 컨트롤 센터(FMCC) 등 대규모 기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전 세계 생산라인을 영상을 통해 직접 보면서 현지 공정에서의 문제점을 즉각 파악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난징 공장에서도 2170배터리를 대규모로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배터리 역시 테슬라를 포함한 다양한 글로벌 자동차 생산업체에 공급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미국에도 원통형 배터리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상태로, 조만간 최종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 원통형 배터리 경쟁이 본격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 역시 현재 충남 천안공장에 원통형 배터리(46파이) 라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내년 초에는 구체적인 규격이 확정될 예정이다.

[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