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충돌·아르테미스·필즈상...가디언, 과학자 선정 올해 10대 뉴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다트(DART) 우주선이 소행성 디모르포스에 충돌하는 순간을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네트워크(OWL-Net)로 관측한 모습. 천문연 제공

소행성에 충돌해 지구에서 멀어지도록 궤도를 변경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세계 최초의 지구 방어 시험인 미국의 ‘다트(DART)’ 프로젝트와 수학계 노벨상인 필즈상 수여, 양자얽힘 현상 노벨 물리학상 수상 등이 영국 일간 가디언이 선정한 올해의 과학계 빅 뉴스로 꼽혔다.

가디언은 18일(현지시간) 올해의 과학계 빅뉴스 10선을 공개했다. 10선은 전 세계 각 분야 과학자들에게 물어 선정했다. 가디언은 “달 탐사에서 급속 충전 배터리, 인공지능(AI) 기반 항생제에 이르기까지 2022년 중요한 과학 발전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7월에는 수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 시상식이 열렸다. 한국계 수학자인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수학과 교수(고등과학원 석학교수)를 포함해 마리나 비아조우스카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 교수, 위고 뒤미닐코팽 프랑스 고등과학원 교수, 제임스 메이나드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가 선정됐다. 필즈상은 수학에서 탁월한 업적을 세운 만 40세 이하 젊은 수학자를 대상으로 수여하는 수학계 최고 권위의 학술상이다. 4년마다 열리는 세계수학자대회 개막식에서 발표와 수여가 이뤄진다.

허준이 교수가 핀란드 헬싱키 알토대에서 열린 필즈상 시상식에서 필즈상을 수상하고 있다. 수학동아 제공

지난 8월에는 획기적인 배터리 충전 기술이 발표됐다. 에릭 듀펙 미국 메릴랜드대 에너지혁신연구소 연구원팀은 10분 이내에 전기차 배터리의 90%를 충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밝혔다. 현재 전기차는 가장 빠르게 충전해도 배터리 80%를 채우는 데 20분에서 1시간 가량 소요된다.

긴 준비과정 끝에 결실을 맺은 다트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도 올해 과학뉴스에 선정됐다. 다트는 우주선으로 소행성 ‘디모르포스’와 충돌시켜 지구 위협 소행성의 경로를 바꿀 수 있는지 알아보는 시험이다. 지난 9월 실제 시험에 성공했다. 약 10개월 동안의 항해 끝에 시속 약 2만2000km(초속 6.1km)의 속도로 충돌에 성공하며 소행성의 궤도를 일부 변경했다. 과학자들은 지구 위협 소행성으로부터의 지구 방어 기술을 갖춘 것으로 평가한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가 4일 2022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알랭 아스페 프랑스 파리 사클레대 교수 겸 에콜폴리테크 교수, 존 클라우저 미국 존 클라우저 협회 창립자, 안톤 차일링거 오스트리아 빈대 교수. AP/연합뉴스 제공

지난 10월에는 노벨 물리학상 시상식이 열렸다. 2022년 노벨 물리학상은 양자 얽힘 현상을 검증하고 양자컴퓨터 등 양자기술 시대를 여는 데 공헌한 물리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알랭 아스페 (75) 프랑스 파리 사클레대 교수 겸 에콜폴리테크 교수, 존 클라우저(80) 미국 존 클라우저 협회 창립자, 안톤 차일링거(77) 오스트리아 빈대 교수다. 이들은 실제 실험을 통해 얽힌 상태의 입자를 조사하고 제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양자 컴퓨터나 양자 암호화 통신 등 양자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기술들의 기반이 됐다는 평가다. 

지난 11월에는 반 세기만에 사람을 달로 보내려는 유인 달 탐사계획 ‘아르테미스’의 첫 단계가 첫발을 내딛었다. 1972년 아폴로 17호 착륙 이후 재개된 아르테미스 계획의 1단계로 사람 대신 마네킹을 태운 우주발사체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SLS)를 발사했다. SLS에는 우주선 오리온이 실렸다. 오리온은 지난 12일 달 궤도 비행을 마치고 지구로 돌아왔다. 2025년엔 오리온에 사람이 탑승할 예정이다. 

가디언은 이 밖에 AI가 만든 새로운 항생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면역 연구, 전 세계 조기 위험기상 경보 시스템 구축 등을 10대 과학 뉴스로 꼽았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