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보다 임금이 더 중요"… 연준 판단기준 바뀐다

진영태 기자(zin@mk.co.kr) 2022. 12. 1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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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정점 찍었지만
서비스물가 끌어올릴 수 있는
임금상승發 인플레는 여전
에너지·식품 뺀 물가 안잡혀
각국 긴축정책 계속될 것

그동안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지표로 간주됐다. 하지만 이제는 CPI 대신 임금 동향이 자리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앞으로 인플레이션의 향방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로 임금 상승률이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18일(현지시간) "내년 연준의 핵심 과제는 최근 미국의 임금 상승이 그간의 과소 보상에 대한 일회성 현실화였는지 아니면 가격과 임금이 서로를 상승시키는 고리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최근 발언도 주목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30일 브루킹스연구소 연설에서 "노동 시장이 인플레이션을 이해하는 열쇠"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는 "현재 임금이 2%라는 인플레이션율 목표치보다는 훨씬 상회하는 수준으로 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고용 속도를 늦추고, 실업률을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과열된 노동 시장을 냉각하려 하고 있다. 임금발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될 경우 물가 상승세를 잡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노동 수요가 공급에 비해 강했기 때문에 임금 상승률이 높았다"며 "임금 상승은 더 길게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 노동 시장은 완전 고용에 가까운 3.7% 실업률에, 임금 상승률은 5%대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코로나19 발생 전 3% 안팎에서 지난 1월 5.7%로 상승했다. 올 10월에는 4.7%까지 떨어졌지만 지난달에는 시장 전망치 4.6%를 크게 상회하는 5.1%로 치고 올라왔다. 연준은 임금 상승이 결국 서비스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시장에서는 물가를 감안한 실질임금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데릭 탕 LH마이어 이코노미스트는 "물가와 임금 급등은 사실이 아니라 공포에 불과하다"며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실질임금은 상승 곡선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 베스 앤 보비노 S&P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연착륙을 예측하고, 해낼 수도 있다"면서도 "시장은 그 반대에 베팅하고 있으며, 내년 실업률은 5.6%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준 예측치 4.6%보다 1%포인트나 높은 만큼 내년 200만명 이상의 실업자 발생이 예고되는 수치다.

CPI는 정점을 찍었지만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잡히지 않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 분석했다.

FT는 "지난달 주요 33개국 중 대부분이 핵심 인플레이션에서 2% 목표치를 상회했다"며 "근본적인 가격 압력이 증가하고 있어 각국 중앙은행들이 긴축정책을 몇 달간 계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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