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충격' 현대차·기아 … 내년 경기침체 뚫고 매출성장 기대
美인플레법 우려에 신저가
차량용 반도체 공급 회복되며
2024년까지 판매량 늘어날듯
내년 자동차업종 톱픽은 기아
19일 현대차와 기아 주가가 각각 2.15%, 2.65% 하락했다. 두 회사 모두 장중 52주 최저가를 찍었다. 미국에서 생산 조립한 전기차에만 혜택을 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개정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 탓이다. 경기 침체 공포가 커지면서 자동차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내년 경기 침체로 자동차산업이 어려움을 겪더라도 차량용 반도체 수급 회복 등 호재가 나오면 소폭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먼저 올해 강달러 특수를 누린 자동차 업종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표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기아의 지난 3분기 실적에는 '세타2 GDI' 엔진 관련 품질비용으로 총 2조9000억원 규모 충당금이 반영됐음에도 올해 전체 실적은 고환율에 따른 가격 경쟁력 확보와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확대 등에 기반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현대차의 내년 매출액이 148조767억원으로 올해 대비 4.16% 상승하고 영업이익은 10조491억원으로 7.53%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기아의 내년 매출액은 올해보다 5.6% 증가한 92조1671억원, 영업이익은 12.44% 늘어난 7조750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우려로 고가 내구재인 자동차 수요는 전 세계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며 "하지만 작년 반도체 수급 문제로 공급에 차질을 빚었고 아직 세계 자동차 수요도 코로나19 이전 대비 85% 수준을 회복하는 데 그치고 있어 세계 자동차 판매 회복세는 2024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외 자동차 판매량은 내년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22년 자동차 산업 평가 및 2023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경기 침체와 고금리 등에 따른 수요 위축에도 전년 대비 1.5% 증가한 172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출도 전년보다 3.1% 증가한 235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측된다. 2025년부터 미국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원해주는 IRA가 시행됨에 따라 국내 전기차의 미국 수출에 차질이 생긴 것은 악재다. IRA 시행 여파로 최근 현대차·기아 전기차의 미국 판매량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미 자동차 업체 포드의 전기차 판매량이 현대차·기아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하지만 유럽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성장세는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2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기아는 올 들어 10월 말까지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20만984대를 판매했다. 2019년 3만9031대, 작년 6만3419대에 이어 판매량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현대차는 기아보다 앞선 지난 4월 판매량 20만대를 돌파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상반기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르노그룹을 제치고 점유율 3위를 차지한 뒤 이를 유지하고 있다. 1~10월 누적 기준 현대차그룹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폭스바겐(24.6%) 스텔란티스(18.8%)에 이어 9.8%를 기록하며 르노그룹(9.3%)을 앞섰다.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되면 현대차·기아의 유럽 내 전기차 합산 판매량은 역대 최대치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는 기아를 자동차 업종 최우선 추천종목(톱픽)으로 꼽았다. 기아의 내년 목표주가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0만389원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텔루라이드가 성공하면서 내연기관차 분야에서 인정받는 브랜드가 됐지만 평균 판매단가는 가장 낮아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며 "전기차 분야에서는 내년 4월 EV9 출시와 더불어 미국 시장 판매량이 올해 78만대에서 내년 83만대, 2025년 92만대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둔화가 본격화되고 미국과 중국에서 전기차 판매가 고전할 것으로 예상돼 큰 폭의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전망했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 자동차 수요 둔화, 가격 할인 경쟁 우려가 지속될 것"이라며 "내년 1분기를 전후로 현대차·기아의 실적이 유지될 수 있느냐에 주가 향방이 달렸다"고 분석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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