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경 출신 승진 빨라진다…경찰관들 "고위급 출신 다양화 기대"

위용성 기자 2022. 12. 1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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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경찰 총경급 복수직급제 도입…우수 공적 땐 특진
승진소요연수 16→11년으로 단축…경감 1년 설정
일반 출신 경찰관 고위직 진출 가능성 높아져
尹정부 '경찰대 개혁' 기조와 무관치 않다 해석도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공식 출범을 하루 앞둔 1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2022.08.0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위용성 기자 = 내년부터 '경찰의 꽃'인 총경급에 복수직급제가 도입되고, 경무관급까지 승진소요기간은 기존보다 5년 단축되는 등 경찰 인사 개편안을 놓고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환영의 목소리와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특히 순경 출신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능력만 되면 이론적으로 40대에 경무관을 달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반색하는 분위기가 높은데 경찰대와 간부후보생 중심의 경찰 고위직이 머지 않아 재편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1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승진소요 최저근무연수 단축 ▲경찰공무원 기본급 조정 ▲복수직급제 도입 ▲과학기술 중심의 치안시스템 전환 등 내용이 담긴 '경찰 조직 및 인사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승진소요 최저근무연수 단축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개선안에 따르면, 현재 순경에서 경무관까지 16년이 걸리는 승진소요 최저근무연수가 11년으로 5년 짧아진다.

경찰의 입직 경로는 크게 순경 공채(일반)와 간부로 입직하는 경찰대·간부후보·고시 특채로 나뉜다. 순경 공채 응시가 가능한 최저 연령인 만 18세가 합격해 성과가 우수하다면 40대 후반 경무관으로 승진할 수 있게 된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와 동시에 '경찰의 꽃'이라고 불리는 총경급을 대상으로는 복수직급제가 도입된다. 경정만 맡던 자리를 경정 외에 총경도 맡을 수 있게 되는 것으로 그 직위는 서울·부산·경기남부경찰청 상황팀장 등 58개에 해당한다. 경쟁이 치열해 줄곧 '바늘구멍'에 비유되던 총경 승진 자리가 60여개 가까이 늘어나는 셈이다.

당장 일선에선 순경 출신이더라도 기존보다 최대 5년 빠르게 간부 계급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을 놓고 일반 출신의 젊은 경찰관들 사이에서 환영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계·팀장을 맡을 수 있는 간부직급인 경감의 최저연수를 1년으로 설정, 일반 순경출신도 보다 수월하게 고위직으로 승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을 두고 긍정적으로 보고있다.

한 경찰관은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조금이라도 젋고 진취적인 사람들이 승진하도록 바탕을 깔아주는 것인데 훨씬 낫지 않느냐"고 했다. "나도 기회를 잡아봐야겠다" 등과 같은 기대 섞인 반응이 다수 나왔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경찰 치안역량 및 책임성 강화 개선안 발표를 하고 있다. 2022.12.19. kmx1105@newsis.com

정부 목표 대로 일반 출신 경찰 고위직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란 반응도 나온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순경으로 입직하신 분들이 경무관이 될 대상쯤 됐을 때는 이미 퇴직할 연령이 다가왔기 때문"이라며 "순경으로 입직한 이들이 역량이 된다면 나이 50 전후에 경무관이 되고 그 이상까지도 승진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지휘부의 인적 구성을 다양화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지역에서 한 경찰관은 "확실히 일반 출신들이 장기적으로 고위직으로 진출할 가능성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 총경 계급 약 600명 가운데 순경 출신은 약 20% 수준이다. 하지만 한 단계 위 계급인 경무관 이상으로 가면 최근 5년 평균 비중이 3.6% 수준으로 낮아진다. 이 순경 출신의 경무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게 정부 목표다.

일각에선 현 정부 기조인 '경찰대 개혁' 기조와 이번 조치가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휘부에 순경 출신 입직자를 늘림으로써 경찰대 출신을 견제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이번 조치만으로 경찰 조직의 인사적체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과도한 승진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11개에 달하는 경찰 계급 숫자를 줄이거나 입직 경로를 단일화하는 등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한 경찰관은 "앞으로 욕심 많은 순경 출신들은 다 승진 시험에만 몰두하고, 반대로 수사부서 기피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u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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