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 후 되돌아온다…‘라자루스 증후군’ 추정 사례 국내 첫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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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지로 사망선고를 받은 환자에게서 심전도 반응이 관찰된 사례가 보고됐다.
이번에 라자루스 증후군 사례로 추정되는 40대 환자는 외상성 심장마비로 응급실에 이송됐다.
김형일 교수는 "심정지로 사망선고를 받은 환자에게서 심전도만 다시 돌아온 사례는 해외 학계에서도 보고된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비슷한 생리현상인 만큼 치료법이 일맥상통할 가능성이 있어 라자루스 증후군의 한 종류로 볼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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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지로 사망선고를 받은 환자에게서 심전도 반응이 관찰된 사례가 보고됐다. 이 환자는 심장이 뛸 때 발생하는 전기신호로 잠시 심전도를 그린 뒤 다시 사망선고를 받았다. 의료진은 심정지로 사망한 환자의 심장박동이 돌아오는 '라자루스 증후군'의 새로운 유형으로 볼 것을 제안했다.
지난 12일 대한의학회 영문학술지(JKMS)에 이 사례를 발표한 김형일 단국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심장박동이 완전히 돌아오는 자발순환회복(ROSC)까지 이어지진 않았지만 심전도가 발생한 이번 사례는 라자루스 증후군의 한 종류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라자루스 증후군이나 추정사례가 논문으로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자루스 증후군이란 심정지가 일어나 사망판정을 받은 후에 의학적 조치 없이 자발순환회복(ROSC)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성경에서 죽은 지 4일 만에 되살아난 ‘나사로’의 이름을 따 명명됐다.
자발순환회복은 심정지 환자가 심폐소생술(CPR)을 통해 심장박동이 돌아오는 것을 뜻한다. 자발순환회복이 이뤄져도 모든 환자가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하는 것은 아니며 식물인간 판정을 받거나 이후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세계적으로 보고된 65건의 사례 중 퇴원할 정도로 완전히 회복된 환자는 약 28%에 그친다.
이번에 라자루스 증후군 사례로 추정되는 40대 환자는 외상성 심장마비로 응급실에 이송됐다. 이송됐을 당시 이미 혼수상태였다. 의료진은 기구를 사용해 기도를 확보하는 등 응급처치를 하며 30분간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결국 사망이 선고됐다.
그런데 사망선고가 내려지고 6분 뒤, 환자의 심전도 모니터에서 갑자기 심실빈맥(비정상적으로 빠른 맥박) 반응이 나타났다. 의료진은 실제로 심장이 수축 활동을 벌이는지 확인하기 위해 심장초음파 검사를 실시했지만 완전히 심장박동이 돌아왔는지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이후 7분간 심폐소생술이 실시됐지만 결국 다시 사망선고가 내려졌다.
이 환자는 자발순환회복까지 일어나진 않았다. 하지만 사망 후 심장 활동 반응이 관찰된 점에서 라자루스 증후군의 새로운 유형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형일 교수는 “심정지로 사망선고를 받은 환자에게서 심전도만 다시 돌아온 사례는 해외 학계에서도 보고된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비슷한 생리현상인 만큼 치료법이 일맥상통할 가능성이 있어 라자루스 증후군의 한 종류로 볼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라자루스 증후군은 관련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진 않고 있다. 워낙 희귀한 현상인데다가 학계 보고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앞서 국내에서는 라자루스 증후군으로 추정되는 사례 2건이 각각 2014년과 2017년 언론을 통해 전해졌지만 논문으로 발표되지는 않았다.
김형일 교수는 “라자루스 증후군은 자칫 환자 보호자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다뤄지는 현상"이라며 "애시당초 의료진 사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만큼 논문 보고로 이어지지 않은 사례도 있을 것 같다”고 의견을 전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의학적으로 정의된 현상인 만큼 정확한 개념이 알려지고 대처법도 적극적으로 연구돼야 한다”며 “우선은 의료진에게 이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해 사망선고 후 환자를 즉시 이송하지 않고 15분 정도 관찰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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