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에 끼인 삼성폰… `넛크래커` 탈출 체질개선 나선다

김나인 2022. 12. 1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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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폰 애플에, 중저가폰 中 공세
독주하던 폴더블폰 中 거센 도전
기술·디자인 강화로 해법 모색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CES 2022 기조연설에서 '#유메이크' 캠페인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 '갤럭시S22 울트라' 모델.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미국과 중국의 공세로 위기를 맞고 있다. 프리미엄폰 시장에서는 애플에 밀리고, 중저가폰 시장에서는 중국의 도전이 거세다. 설상가상으로 삼성전자가 독주하던 폴더블폰 시장 역시 중국 업체들이 신제품을 앞세워 쫓아오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넛크래커' 위기를 극복하고자 삼성 스마트폰은 기술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섰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스마트폰 담당 MX(모바일) 사업부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하고 위기 돌파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매년 6월, 12월에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한 해 성과를 공유하면서 목표와 전략을 논의한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부문장(부회장)이 주재한 이 자리에서는 경기침체와 고물가 등 내년 악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스마트폰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 마련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위·아래에서 치고 오는 경쟁자들에 끼인 넛크래커 신세다.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이 '아이폰14' 시리즈를 앞세워 삼성전자 점유율을 위협한다.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뿐 아니라 '갤럭시A' 시리즈 등 중저가 제품군에서도 두각을 보이면서 전체 시장을 놓고 애플과 왕좌 다툼을 벌여왔다. 그러나 고가폰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어 애플의 플래그십 전략이 매출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유리한 상황이다.

특히 올 4분기에는 삼성전자가 전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도 애플에게 선두를 빼앗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4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전 분기 대비 7% 포인트 오른 점유율 24.6%로 삼성전자(20.2%)를 앞서고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동남아시아 시장 역시 올 3분기 400달러(약 52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하는 등 프리미엄 제품군이 고성장을 기록했다.

중저가폰, 폴더블폰 시장도 중국 업체의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제조사들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중저가 스마트폰 상향 평준화에 나선다. 삼성전자가 독주하는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신제품 출시로 틈새시장을 엿보는 추세다. 특히 폴더블의 경우 삼성전자가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의 폴더블폰 공략으로 비중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오포는 최근 '이노데이 2022'에서 폴더블폰 신제품인 '파인드N2'와 '파인드N 플립'을 공개했다. 특히 파인드N2 플립의 경우 '갤럭시Z플립4'와 동일한 클램쉘(조개껍데기)형태다. 외관상으로는 외부 디스플레이를 세로로 배치했다. 오포는 글로벌 시장에 폴더블폰 신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3분기 중국 샤오미는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5%포인트 오른 점유율 23%로 삼성전자(33%)를 바짝 추격했다.

이같은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기술과 디자인 강화를 위한 스마트폰 체질 개선에 나섰다. 지난 9일 조직 개편을 통해 MX사업부에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솔루션 개발팀을 신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개발팀에서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AP 관련 선행 기술 개발과 성능 분석, 상용화 등을 맡는다. 팀장으로는 MX사업부 개발실장으로 내정된 퀄컴 출신 최원준 부사장이 발탁돼 주목을 끌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AP솔루션개발팀이 갤럭시 전용 AP 개발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를 통해 자사 모바일 AP 경쟁력을 강화하고 외부 의존도를 낮추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지난 8월 자체 AP 개발에 대해 "여러 파트너사와 열심히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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