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질 자신이 없었다"…'쇼미11' 알티의 '마이 웨이'[인터뷰S]

장진리 기자 2022. 12. 1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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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티. 제공| 더블랙레이블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백 마디 설명보다 한 마디 멜로디가 더 강력하다. 프로듀서 알티가 누군지 설명하기 이전, 그가 만든 음악을 듣는다면 알티가 지금 K팝신에서 어떤 위치를 점하고 있는지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블랙핑크의 '불장난', '뚜두뚜두', '킬 디스 러브', '하우 유 라이크 댓', '러브 식 걸스', '핑크 베놈', '프리티 새비지', 리사 '머니', 빅뱅 '에라 모르겠다', 태양 '웨이크 미 업', 아이콘 '죽겠다', 전소미 '왓 유 웨이팅 포', '덤덤', '버스데이', 트레저 '보이', '사랑해', 위너 '뜸' 등 국내외 팬들이 열광한 K팝의 히트곡이 바로 알티 손에서 탄생했다.

글로벌 톱 걸그룹 블랙핑크 등 주로 아이돌 음악을 기반해 커리어를 쌓았던 알티가 힙합 서바이벌인 '쇼미더머니11' 심사위원 출연을 결정하면서 그의 색다른 행보에 관심이 쏠린 것도 사실. 저스디스와 '알젓' 팀을 이룬 알티는 한 번만 들어도 중독되는 비트와 멜로디로 매 경연마다 놀라운 무대를 완성해냈다.

팀 음원미션을 통해 공개된 '마이 웨이'는 무려 6분이 넘는 길이에도 음원 차트를 공습하며 이례적인 인기를 누렸다. 무대 영상은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 4위까지 오르면서 국내외 음악 팬들의 관심을 입증했다.

알티는 "'마이 웨이' 처음 들려줬을 때 광란의 도가니였다. 서로 달아올라서 신나서 가사 쓰고 아이디어 말하고, 그런 과정들이 정말 좋았다. 에너지를 주고 받았다. 제 비트가 멤버들의 창작욕을 건드렸다는 게 기분이 좋았다"라고 했다.

던말릭, 칸, 허성현, 로스, 맥대디 등 알젓 멤버 모두가 힙합신에서 잔뼈가 굵은 아티스트지만, 이른바 '대중픽'을 가려낸다는 멜론 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한 것은 '마이 웨이'가 처음이다. 멤버들 역시 쉽게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기 어려웠을 정도로 '마이 웨이'의 호성적은 '알젓' 팀 전체에게 경사였다.

알티는 '알젓' 팀 멤버들을 대중에 알리기 위해 이 곡을 작업했고, 그런 점에서 '마이 웨이'의 성공이 더욱 절박했다고 했다.

그는 ""무조건 이 친구들(던말릭, 허성현, 칸, 맥대디, 로스)이 대중에게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이웨이'가 앤섬(찬가)가 되길 바랐다. 만들고자 하는 취지는 분명했다"라고 강조했다.

알티의 바람처럼 '마이 웨이'가 성공한 지금, 알티는 크게 기뻐했던 멤버들의 달뜬 숨소리, 기뻐하던 목소리를 영원히 기억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마이 웨이'가 나오고 좋은 성적을 만든 상태에서 그 친구들의 목소리를 박제하고 싶었다. 아이들이 제정신이 아니었다. 계속 '들뜨지 말자'고 했는데 던말릭이 '어떻게 하면 안 들뜰 수 있냐'고 해서 저도 너무 하다 싶었다"라고 웃었다.

알티는 저스디스와 손잡고 '쇼미더머니11' 여정을 함께하고 있다. 음악, 성격 모두 저스디스와 잘 맞는다는 알티는 "음악은 무식하고 섹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저스디스의 음악에서 그런 포인트를 느끼고 팬이 됐다. 음악을 들을 때 이 노래 좋다, 이 아티스트 멋있다고 기억하는 건 많지만 음악적 가치관까지 담겨 있는 음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 게 저스디스였다"라고 저스디스의 팬이 된 이유를 설명했다.

알티는 2022년 하반기를 엠넷 '쇼미더머니11'을 위해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집-회사-운동을 반복했던 일상 전체가 '쇼미더머니11'를 위한 시간으로 점철됐다.

알티는 "앞으로 무슨 일을 해도 이렇지는 않을 것이다. 제가 조금 집착이 심한 편이긴 하다. 남들이 신경 안 쓰는 부분에 대해 꽂히는 스타일이다. 디테일에 굉장히 병적이다. '마이 웨이' 역시 보컬 믹싱을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잡고 있었다. 록적인 에너지도 표현하고 싶었고, 힙합적인 보컬도 있어야 했다. 게다가 멤버들마다 가지고 있는 좋은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주파수도 찾아야 했다. 이렇게까지 시간을 사용한 적 있나 싶을 정도로, 보컬 믹싱 연구만 2주 정도 한 것 같다"라고 했다.

▲ 알티. 제공| 더블랙레이블

테디의 응원 역시 '쇼미더머니11'의 동력이 됐다. 알티는 "형이 '쇼미더머니11' 촬영 전에 '음악은 네가 제일 사랑하고 열심히 하니까 부담 느끼지 말고 잘 하고 오라'고 '네가 짱이다'라고 해주셨다"라고 테디의 응원을 자랑했다.

이어 "테디 형은 절 안 순간부터 응원만 해주시는 분이다. 형이랑 대화를 하다가도 뭉클한 적이 많다. 모든 순간에서 다른 것보다 내 입장에 주안점을 두고 말을 해주신다. 진자 이분이 나를 위해 말을 해주시는구나 많이 느낀다. 테디형에 대한 감정을 말로는 표현 못한다"라고 고마워했다.

알티의 음악은 EDM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후킹'한 멜로디가 특징이다.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특유의 비트가 알티의 현재를 만든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그는 "음악 미쳤다는 말을 듣고 싶다. '얼굴은 모르겠는데 음악은 미쳤다'는 말을 듣는 게 로망이다"라며 "음악 좋다는 말을 싫어한다. 좋은 건 쉽다. 말이 안 나오게 해야 한다. 누군가에게 음악을 들려줬을 때 '좋은데?'라고 하면 음악 망했다고 생각한다. '미쳤다'는 말이 나올 정도는 돼야 사람의 마음이 흔들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예술을 하는 이유는 감동을 주기 위해서다.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창작, 예술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는 사람의 마음에 대한 공부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작곡가들이 음악을 하면 할수록 화성악적으로, 기술적으로 접근을 하는데, 음악이 더 좋아지는 이유를 다른 곳에서 찾는다는 데 아쉬움을 많이 느꼈다. 소름돋으라고 해서 소름돋지는 않는다. 근본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는 고민을 해야 한다"라고 자신만의 음악 철학을 전했다.

음악에 대해서라면 불 같이 직진하는 알티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바로 과정과 태도다. '마이 웨이'가 음원 차트에서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을 때, 알젓 팀 멤버들에게 "들뜨지 말자"고 거듭 요청한 것 역시 이 때문이다.

알티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는데 1등을 해서 행복하다고 느낀 적이 없다. 물론 1위를 하면 너무 감사하다. 음악이 나와서 많은 분들이 들어주시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들어가지 않나. 그래서 더 감사한 일인데 1등 때문에 행복하지 않다. 결과 덕분에 행복해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방구석에서 데모 하나 만들었는데 제가 너무 마음에 들 때의 행복감이 훨씬 더 크다. 전 과정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뿌리 깊은 나무는 흔들리지 않는다. 좋은 과정은 사람을 단단하게 만들어주는데, 단단해지고 나서 어떤 결과가 생겨야 그 사람도 그 결과를 컨트롤 할 수 있는 마인드 셋이 생길 거다. 과정이 아쉬웠는데 결과가 좋게 나오면 그 이후가 힘들 것이다. 인생은 한 계단 한 계단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과정이 행복한 음악이 결과가 불행할 리 없다. 차근차근 자신만의 '마이 웨이'로 나아가고 있는 알티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원 앤 온리' 역시 준비하고 있다.

알티는 "많은 사람들의 반향을 불러 일으킬 수 있으면서도 더 독특한 음악을 히트시키고 싶은 욕심이 있다. 딱 저만 만들 수 있는 음악, 사운드적으로 신기한 느낌. '이 소리는 뭐지? 이 느낌은 뭐지?'라고 생각하는 그 모든 낯섦이 엄청난 호로 다가올 수 있게끔 하고 싶다"라고 '쇼미더머니11' 이후 그리는 큰 그림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들이 재밌다. 전 미래의 저를 믿는다. 항상 잘 해왔다. 음악을 단시간에 만드는 이유도 그것"이라며 "순간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색깔이 있을 때 물감을 꺼내서 다다닥 쓴다. 순간적인 악상을 위해서 정리를 목숨걸고 하는 것이다. 그걸 위해 매일 업데이트를 한다. 동료들이 하는 얘기가 음악을 만들 때 제가 프로게이머 같다는 얘기를 만드는 것 같다고 하더라"라며 음악 팬들의 머릿 속에 자유롭게 유영하는 음악을 만드는 자신의 노하우를 귀띔하기도 했다.

▲ 알티. 제공| 더블랙레이블

음악을 시작한 지는 12년, 대중에게 알티라는 이름을 알린 지는 6년, 빌보드 정상에 서는 음악을 만든 프로듀서가 된 알티의 근원은 자기확신이다.

알티는 "난 상상한대로 됐다. 다만 시간이 많이 걸렸을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힘든 시간을 겪으며 도중에 포기할 수 있다. 저는 미대생이었고, 중간에 자퇴하고 음악을 한다고 했을 때 제가 진짜 잘할 줄 알았다. 당시에 이미 나보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고 결론 지었고, 시간은 걸려도 무조건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어 "질 자신이 없다고 생각했다. 아주 오래 전부터 지금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했다. 남들과 다른 온도의 음악을 하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항상 생각했다"라며 "하루에 12시간씩 음악을 했다. 제 1년은 다른 사람들의 3년 같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음악에만 몰두했던 자신의 지난날을 되돌아봤다.

자기확신을 양분삼아 음악을 사랑하던 소년은 음악을 사랑하는데다 인정받는 프로듀서로 자랐다. '내'가 할 수 있다면, '너'도 할 수 있다. 알티는 현재의 자신을 의심하며 뭔가를 망설이고 있는 이들에게 응원의 한 마디를 전하기도 했다.

알티는 "저도 노래를 한 곡 쓰는데 일년이 걸렸다. 그땐 '내가 프로듀서가 가능한가' 의심했었다. 이후 유명해진 노래들은 2, 30분 만에 만든 곡들이었다. 1년에 걸려서 노래를 만들던 소년이 2, 30분에 노래를 만들고 있다. 좋아하는 게 있으면 꼭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라고 했다.

▲ 알티. 제공| 더블랙레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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