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레 소환' 메신(神)은 이제 평생의 라이벌이 달라졌다

[스포탈코리아] 조용운 기자= 리오넬 메시(35, 아르헨티나)가 '축구의 신'에게 필요한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 이제 메시와 어울릴 이름은 '축구황제' 펠레(82, 브라질) 뿐이다.

메시가 월드컵 우승까지 해냈다. 역대 최고의 선수에 등극하기 위해 딱 하나 부족했던 월드컵까지 들어올렸다. 메시는 19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이끌고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정상에 섰다. 프랑스를 상대로 연장 혈투까지 3-3을 기록한 아르헨티나는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겨 통산 세 번째 월드컵 우승에 성공했다.

메시가 숙원을 푸는 순간이었다. 메시가 월드컵에 처음 도전장을 냈던 2006 독일 대회부터 4년 전 러시아월드컵까지 늘 아픔만 준 무대다. 클럽에서는 들어올리지 못한 트로피가 단 하나도 없는데 유독 대표팀에서 한 획을 긋기 어려웠다. 한때 연이은 메이저대회 준우승으로 부담감에 짖눌리고 자국 팬들에게조차 환영받지 못하면서 메시는 대표팀 은퇴를 생각하기도 했다.

메시는 포기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와 계속 도전했고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해 코파 아메리카를 우승하며 길었던 대표팀 무관을 떨쳐낸 메시는 이번 월드컵에서 마음껏 한을 풀었다. 라스트 댄스를 위해 이번 대회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조별리그부터 16강, 8강, 4강까지 모두 골을 넣으며 아르헨티나를 결승에 올린 메시는 프랑스 상대로도 독무대를 펼쳤다.

메시가 35세의 나이에 직접 만든 우승이다. 전반 초반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해 선제골을 넣었고 앙헬 디 마리아의 추가골에는 절묘한 아웃프런트 패스로 역습 시발점을 했다. 그래도 신을 막는 고충은 컸다. 차세대 황제가 유력한 킬리안 음바페가 순식간에 멀티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메시는 연장에서 다시 번뜩였다. 후반 중반부터 체력이 다한 듯 발을 떼기 무거워보였던 메시였는데 연장 후반 한 번의 기회를 살리며 3-2 다시 앞서나가는 골을 뽑아냈다. 그래도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음바페가 사상 두 번째 월드컵 결승 해트트릭으로 응수하며 승부차기까지 이어졌다. 메시는 첫 번째 키커로 나서 성공하며 할 일을 다했고 나머지는 동료들의 몫이었다. 결국 메시가 월드컵을 들어올렸고 골든볼까지 석권하며 최고 반열에 올랐다.

메시가 월드컵까지 들어올리면서 이제 역대 최고의 선수 논쟁은 이파전으로 좁혀졌다. 기어코 펠레 반열까지 올라섰다. 펠레는 월드컵 우승 3회, 커리어 통산 1000골 이상의 기록을 앞세워 최고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메시가 확실히 앞서는 발롱도르 역시 주관사인 '프랑스풋볼'이 지난 2016년 60주년을 기념해 펠레에게 명예 7회 수상을 인정했다. 지금대로라면 펠레는 1958년, 1959년, 1960년, 1961년, 1963년, 1964년, 1970년 발롱도르를 수상할 자격이 있다는 결론이었다.

이제는 메시와 펠레가 동등해졌고 역사의 라이벌이 됐다. 메시에게 지난 15년 라이벌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 포르투갈)였다면 앞으로 30년은 족히 남은 평생의 경쟁자는 펠레다.

역대 최고의 선수가 누구인지 쉴 새 없이 논쟁이 펼쳐지게 됐다. 실제로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메시는 월드컵 우승으로 축구의 GOAT를 주장할 수 있다"고 했고 스페인 'ABC'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는 이제 메시"라고 펠레를 지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