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고개 떨궜지만 … 음바페 독주 시작된다
56년만에 결승전 해트트릭
4년 전보다 모든 면에서 성장
메시 제치고 골든부트 차지
20년 만에 8골 넣은 득점왕
2026년엔 최다골 경신 도전
23세 나이로 이보다 더 많은 업적을 세운 축구 선수가 있을까. 바야흐로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의 시대가 열렸다.
4년 전 프랑스의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우승을 이끌고 영플레이어상을 받았던 음바페는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득점왕에 올랐다. 결승전 해트트릭을 포함해 8골을 터뜨린 음바페의 활약에 프랑스 축구팬들은 월드컵에서 2회 연속 우승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웃을 수 있었다.
프랑스는 19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컵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와 연장전까지 치르는 접전을 벌인 끝에 3대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대4로 패했다. 이로써 2018 러시아월드컵에 이어 다시 한 번 정상에 도전했던 프랑스의 2회 연속 우승은 무산됐다.
프랑스의 패배에도 빛난 선수가 있다. 에이스를 상징하는 10번을 달고 그라운드를 누빈 음바페다. 차세대 축구 황제로 불리던 음바페는 이날 결승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자신의 시대가 왔음을 전 세계에 알렸다.
음바페가 불을 뿜은 건 프랑스가 0대2로 끌려가던 후반 35분부터다. 페널티킥 만회골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음바페는 후반 36분 환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 13분에는 또다시 해결사 능력을 발휘했다. 음바페는 두 번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승부차기에서도 음바페는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승부차기에서 부담이 가장 큰 첫 번째 키커로 나섰지만 음바페는 흔들림 없이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2·3번 키커가 실축해 프랑스는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카메룬 출신 아버지와 알제리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프랑스 국가대표가 된 음바페는 10대부터 수많은 기록을 세워 '기록 제조기'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2018 러시아월드컵 때보다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된 그는 이번 월드컵에서도 여러 기록을 작성했다.
가장 눈길이 가는 건 마의 6골 벽을 깨고 8골로 득점왕을 차지한 것이다. 음바페는 7골을 넣은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를 따돌리고 골든부트를 품에 안았다. 월드컵에서 8골 이상을 터뜨린 선수가 나온 건 2002 한일월드컵 득점왕 호나우두(브라질) 이후 20년 만이다. 2018 러시아월드컵과 2014 브라질월드컵 등에서는 단 한 명도 7골 이상을 집어넣지 못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역대 월드컵 결승전에서 세 골을 넣은 두 번째 선수가 됐다. 음바페에 앞서 결승전에서 해트트릭에 성공한 선수는 제프 허스트(잉글랜드·1966년)가 유일하다.
24번째 생일을 하루 앞둔 음바페는 만 24세가 되기 전 월드컵 통산 12골을 달성해 이 부문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월드컵 전까지는 '축구 황제' 펠레(브라질)가 24세 이전에 총 7골을 넣어 이 부문 기록을 갖고 있었다.
프랑스 현지 언론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음바페를 향한 찬사가 쏟아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펠레 역시 음바페를 극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만 23세에 월드컵 득점왕에 오른 음바페는 위대한 선수"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펠레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음바페는 이번 월드컵에서 엄청난 모습을 보여줬다. 그의 경기를 볼 수 있는 건 대단한 선물"이라고 그를 높이 평가했다.
월드컵에서 영플레이어상에 이어 득점왕까지 거머쥔 음바페는 2026 북중미월드컵에서 프랑스의 우승과 함께 대회 최우수선수(MVP)상인 '골든볼'에 도전한다.
경신할 수 있는 기록은 또 있다. 음바페가 다음 월드컵에서 4골 이상을 넣으면 월드컵 역대 통산 최다골 기록 보유자인 미로슬라프 클로제(독일·16골)를 넘어서게 된다. 4년 뒤 축구 선수로서 경험과 기량이 정점에 달하는 28세가 되는 만큼 음바페가 다음 월드컵에서 어떤 역사를 써나갈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된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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