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의 대관식으로 막 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 진행 : 이광연 앵커, 박석원 앵커
■ 출연 : 허재원 스포츠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Q]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전 세계인의 축구 축제, 2022 카타르 월드컵이 한 달여의 여정을 모두 마무리했습니다.
우리 대표팀이 값진 16강 진출을 이뤄낸 이번 대회, 주인공은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였습니다. 스포츠부 허재원 기자와 이번 대회 되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저도 어제, 오늘이 헷갈릴 정도로 밤잠을 설치면서 경기를 봤었는데 오늘 새벽입니다.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의 결승전, 축구 역사에 정말 길이 남을 명승부였죠?
[기자]
전반에 아르헨티나가 2:0이 되면서 월요일 출근이고 하니까 TV 끄고 주무신 분들 굉장히 많을 텐데 많이 후회하셨을 것 같습니다. 전반에 프랑스가 슈팅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만큼 아르헨티나의 압도적인 경기였습니다. 그때만 해도 전혀 예상을 못했는데 후반 35분, 37분, 2분 사이에 음바페 선수가 2골을 넣었어요. 이렇게 되면 보통 스포츠 기자들은 분위기 완전히 넘어갔다고 합니다.
그래서 프랑스가 역전을 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렇게 예상을 했는데 역시 또 그때부터 아르헨티나의 저력이 나왔습니다. 연장전은 그야말로 메시와 음바페의 대결이었는데요. 연장 후반에 두 선수가 1골씩 터뜨리면서 승부차기까지 갔고 결국 프랑스에 2명의 키커가 실축을 하면서 아르헨티나가 4:2로 이겼습니다. 3:3이라는 스코어도 그렇고 월드컵 결승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음바페 선수도 그렇고 마지막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메시까지 정말 축구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앵커]
저도 어제, 오늘 보고 잤는데 아르헨티나는 특히 마라도나 시절 1986년 이후에 36년 만에 월드컵 우승을 달성했습니다. 어떻게 보셨습니까?
[기자]
저희가 대회가 개막하기 전에 보통 우승후보를 많이 꼽는데 사실 아르헨티나는 우승후보 0순위까지는 아니었습니다. 예를 들어 브라질이나 프랑스에 비해서는 조금 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계속 받았고요.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A매치 36경기 연속 연속 무패를 이어오긴 했지만 아니나 다를까 첫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2로 역전패를 당하면서 최대 이변의 제물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 경기가 월드컵 본선에서 아르헨티나가 처음으로 아시아 팀에 지는 수모까지 당한 건데요. 공교롭게도 오늘 월드컵 경기장이 치러진 그 스타디움이 아르헨티나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역전패 당했던 바로 그 경기장입니다. 그러니까 아르헨티나 팬들에게는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의 장소로 남게 됐습니다.
[앵커]
이번 월드컵, 아르헨티나 선수들도 메시를 위해 뛰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고 이번 월드컵도 메시를 위한 월드컵이었다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그런 경기 아니었습니까?
[기자]
축구계에 영원한 질문이 역대 최고의 선수는 누구냐. 마라도나냐 펠레냐 메시냐 이런 질문이 계속 있었는데 저는 이 논란의 종지부를 찍은 대회였다고 봅니다. 메시가 지난 15년간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 발롱도르를 7번 단 유일한 선수였습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 4번, 코파아메리카 한 번, 유럽 리그 열한 번, 올림픽 우승까지 차지한 적 있는 선수니까 대단했던 선수인데 그동안 펠레, 마라도나와 비교해서 단 하나 없었던 게 월드컵 우승컵이죠. 그런데 이번에 월드컵 우승까지 달성을 한 겁니다. 그동안 네 번 출전해서 8강, 8강, 준우승, 그리고 16강, 이렇게 했었는데요. 마지막 퍼즐인 우승을 달성하는 동시에 월드컵의 역사를 모두 다시 썼습니다. 최다 출전, 최장 시간 출전 기록, 그리고 13골, 8개의 도움으로 최다 공격 포인트까지 다시 기록을 쓰게 됐습니다.
[앵커]
메시가 경기 후에 인터뷰에서 계속 대표팀에서 뛰고 싶다는 희망을 내비쳤죠. 그렇다면 라스트 댄스라고 하기는 좀 어려운 말 아닌가요?
[기자]
그 인터뷰의 정확한 워딩을 보면 대표팀에서 은퇴하지는 않을 것이다. 세계 챔피언으로서 경기에 뛰는 경험을 계속하고 싶다. 이렇게 했고 여기에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스칼로니 감독도 메시가 다음 월드컵에서도 뛴다면 10번 자리는 비워놓겠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당장 대표팀 은퇴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다음 월드컵까지 뛰겠다고 약속한 것도 아닌 셈이죠. A매치 통산골이 지금 98골이기 때문에 100골을 채우고 싶은 마음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번 월드컵에서 전 경기 풀타임을 소화했거든요. 아직까지는 먹힐 만합니다. 앞으로 당분간은 대표팀 전력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자원인 건 분명하죠. 메시가 87년생, 35살인데 4년 뒤 월드컵에서는 39살이 되죠. 그래서 월드컵 출전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이번 월드컵 주인공, 물론 메시였지만 프랑스 음바페 선수 활약도 대단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월드컵 결승전 해트트릭이 보니까 1966년 잉글랜드의 제프 허스트 이후 56년 만에 나온 역대 두 번째 대기록입니다. 이번 대회 8골을 기록하면서 메시를 1골 차로 제치고 득점왕까지 차지했고요. 4년 전 러시아 월드컵 4골에 이어서 월드컵에서만 두 번 넣어서 12골입니다. 내일 12월 20일이 음바페의 24번째 생일이라고 하죠. 만 24살이 되기도 전에 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가 됐고 지금까지 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가 독일의 클로제 선수, 16골을 넣었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다음 월드컵에서 4골 이상을 넣으면 이 기록도 깨지게 되는 건데 음바페 선수가 4년 뒤 북중미 월드컵 때 28살입니다. 그러니까 2번, 3번까지도 나올 수 있으니까 이 16골 기록은 깨지는 게 시간 문제라고 봐야겠습니다.
[앵커]
아주 기대가 되는 선수입니다. 이제 우리 축구 대표팀 이야기도 간략하게 해 보겠습니다. 우리 대표팀에게도 이번 월드컵, 성공적인 대회였다라고 생각을 하는데 어떻게 보셨습니까?
[기자]
분명히 표면적인 결과만 봐도 12년 만에 월드컵 16강을 이뤘고요. 사상 두 번째로 원정 월드컵 16강을 이뤘으니까 성공적입니다. 주장 손흥민 선수가 마스크 투혼과 함께 4경기 모두 풀타임 활약을 펼쳤죠. 그리고 김민재와 이강인, 조규성까지 젊은 선수들이 정말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줬습니다. 결과만 보면 무조건 성공인데 제가 직접 현장에서 취재한 바로는 결과보다 더 성공적인 게 이 과정이었습니다.
과정은 더 성공적이라고 보여지는데 무조건 걸어잠그는 수비 위주의 경기를 볼 수 없었다는 점, 그리고 세계적인 강호들을 상대로도 어느 정도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빌드업 축구를 확실하게 보여줬다는 점. 그리고 월드컵을 마치고 선수들이 한목소리로 하는 얘기들이 벤투 감독이 4년 동안 팀을 맡으면서 꾸준히 빌드업 축구를 만들어간 게 좋았다, 이런 얘기를 했었거든요.
지금 축구협회가 새 감독을 알아보고 있는 중인데 그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될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앞서 음바페 선수 젊다는 이야기 하셨지만 우리 축구대표팀도 상당히 젊고 또 앞으로도 기대가 되는 선수들도 많지 않습니까?
[기자]
이번 대표팀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가 33살인 김태환 선수였습니다. 주장인 손흥민 선수가 92년생. 축구선수로 최고의 전성기인데 4년 뒤에는 34살이니까 충분히 대단히 활약이 가능하겠죠. 대표팀의 중심 축인 김민재와 황인범이 96년생, 이제 26살이고요. 이번 월드컵이 낳은 최고 스타죠, 조규성 선수가 25살에 병역 의무까지 마쳤습니다. 그리고 이강인 선수는 이제 21살입니다. 이 선수들이 유럽 무대에서 좋은 경험들도 많이 쌓고 대표팀에서 꾸준히 호흡을 맞춘다면 4년 뒤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더 좋은 팀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앵커]
끝으로 한 질문만 더 해 보겠습니다. 허재원 기자는 카타르 현지에서 대회를 직접 취재하고 왔는데 손흥민 선수의 마스크 투혼, 현장에서 직접 보셨잖아요. 어떠셨습니까?
[기자]
우리나라 기자들한테 이번 월드컵은 한마디로 손흥민으로 시작해서 손흥민으로 끝났다, 이렇게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손흥민 선수가 개막 3주 앞두고 얼굴 뼈가 부러지는 정말 중상이었잖아요. 바로 수술 날짜도 앞당기면서 수술을 받았고 특별히 마스크를 맞춰들고 카타르에 도착을 했는데 공항 입국장에 걸어들어올 때도 다음 날 훈련장에 나올 때도 분명히 흉터라든지 부기가 빠지지 않는 모습이 여실히 보였거든요.
그런데 정말 인상적이었던 점은 첫날 훈련을 마치고 인터뷰에 들어왔는데 그때 명언을 했습니다. 1%의 가능성만 있다면 앞으로 뛰어나가겠다. 이 한마디가 대회 기간 내내 우리 대표팀을 움직인 한마디가 됐다. 촛불 같은 역할을 했다. 그래서 굉장히 인상 깊은 한마디였고 제 스포츠 기자 생활 내내 잊혀지지 않는 한마디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다음 월드컵이 더욱더 기대가 되는 그런 가능성을 많이 남긴 월드컵이었습니다. 지금까지 허재원 기자와 함께 스포츠 소식 짚어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허재원 (hooa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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