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국정과제 점검회의 `사전 각본설` 제기한 YTN에 "악의적 편집…강력한 유감 표명"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현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국정과제 점검회의에 '사전 각본설'을 제기한 YTN측에 "악의적 편집"이라며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최근 YTN이 국정과제 점검회의 리허설 영상과 생중계 영상을 편집해 사실상 각본에 따른 회의 진행이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이같이 입장을 밝혔다.

YTN은 지난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 리허설 영상과 생방송 영상을 교차편집한 '돌발영상'을 만들어 16일 자사 유튜브 채널에 송출했다. 영상을 보면 리허설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역을 맡은 대통령실 관계자의 발언과 실제 윤 대통령의 발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민 패널에게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하는 모습, 리허설에서 질문을 했던 패널이 생방송 중에도 질문을 하는 모습 등을 담았다. 영상이 공개된 뒤 더불어민주당은 "리허설과 본방송 내용이 일치한다"며 국정과제 점검회의가 '쇼'였다고 평가절하했다. YTN 측은 리허설 영상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지적이 따르자 30분 만에 이를 삭제했다.

이 부대변인은 "2시간 반이 넘는 생중계 행사에서 순서조정 등 사전에 기술적 점검이 당연히 필요하다"며 "대통령은 원래 리허설을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기술 점검 때 나온 대통령의 예상답변은 대통령의 평소 철학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대변인은 "지방균형발전의 핵심을 교육으로 잡은 건 선거 때부터 대통령이 늘 해오던 이야기"라며 "전국 8도를 다 다닌 대통령이 취임 때부터 입이 아프게 말한 사항이라 참모들도 당연히 그렇게 알고 있다. 모르는게 이상한 일"이라고 부연했다.

이 부대변인은 "대통령과 장관이 국민께 정책방향을 생생히 설명하는 자리를 폄훼하기 위해 YTN은 테스트 영상을 무단으로 사용해 마치 사전에 기획한 행사인양 악의적으로 편집했다"며 "언론사들이 지켜오던 원칙과 약속, 관행을 송두리째 무시한 처사라 생각한다.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이 부대변인은 "이에 상응하는 법적·윤리적 책임을 묻기에 앞서 돌발영상 사태에 책임 있는 분들은 스스로 언론인 윤리에 부합하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일침했다.

YTN방송노조 측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생방송 점검 용도로 송출한 리허설 영상을 YTN 고위 간부가 이례적으로 녹화하라고 지시했고, 이를 생방송 영상과 교묘히 섞어 과감히 방송까지 했다"며 "'대통령과 장관, 그리고 국민 패널들이 사전 각본에 따라 순서는 물론 질문과 답변을 짬짜미했다'는 의혹을 부각한, '악마의 편집'을 했다"고 문제 삼았다.

대통령이 참여하는 생중계 행사에 리허설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7년 8월 20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대국민 보고대회'에서도 리허설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