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태원 참사 현장에 앰뷸런스 타고간 국회의원의 기막힌 행태
이태원 참사 당일 현장으로 출동한 명지병원 재난의료지원팀(DMAT)이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태워 가느라 20여 분 늦게 현장에 도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 의원이 탑승한 명지병원 DMAT의 출동 소요 시간은 수도권 대학병원 14곳 가운데 가장 길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으로부터 24.8㎞ 떨어진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에서 지난 10월 30일 0시 51분 출발해 도착한 시간은 새벽 1시 45분으로 54분이 걸렸다. 수원 아주대병원팀이 36㎞ 이동에 26분이 소요된 것을 감안하면 수 ㎞를 우회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신 의원을 태우다가 시간이 소요된 정황이 속속 드러났는데도 그는 "명확하게 설명할 의무는 없다고 생각한다" "DMAT와는 이동 중간에 만나서 합류했다"며 구체적인 합류 지점을 밝히는 것을 꺼렸다.
신 의원은 의원이 되기 전까지 명지병원 의사로 근무했다고 한다. 의사로서 사명감에 현장에 간 것은 평가받을 일이다. 하지만 화급을 다투는 위급 상황에서 현장으로 출동하는 닥터카를 타고 간 것은 공사를 구별하지 못한 기막힌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일반인이 닥터카를 타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라는 것은 의사 출신인 신 의원이 모를 리 없다.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이런 편의를 제공받을 수 있는 특권이 있는 것도 아니다. 국민의힘은 "닥터카를 콜택시쯤으로 생각한 것이냐"고 질타했는데, 이런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신 의원은 이태원 사고현장에 빠르게 달려간 의사 출신의 '개념 있는' 국회의원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는 당시 경증 환자들을 돌보면서 현장을 정리했다며 SNS에 사진들을 대거 게시했다. 현장 출동을 계기로 여러 매체와 인터뷰하며 현장의 통제 부족, 컨트롤타워 부재 문제 등을 비판하고 정치 공세를 펴기도 했다. 최근에는 "참사 당시 긴급환자 '이송 우선순위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는데 닥터카 출동 시간을 지연시킨 신 의원이야말로 우선순위를 망각한 것이다. 신 의원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소속 위원이기도 한데 과연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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