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530 박우진칼럼] 개인의 시대, '나다운 삶'을 꿈꾸는 이들
올해 초 IT 관련 사람들과 트렌드를 다루는 유튜브 채널 [T1530]을 시작하면서 감사하게도 업계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의사직을 던지고 스타트업 창업을 하신 분, 엑시트 후 제주도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다 다시 스타트업으로 재창업 하신 분, 대기업 IT회사에서 패기롭게 일하는 청년 개발자 등 많은 분들과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많은 분들로부터 일과 생활에 대한 영감과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퍼스널 브랜딩의 시대 즉, 개인의 시대에 걸맞는 '일인칠색'(一人七色)의 삶을 살고있는 이들을 소개하려 한다.
A씨는 20대 초반의 경영학 전공 대학생이다. 캠퍼스도 교실도 없이 온라인으로만 수업하는 학교를 다니고 있다. 전 세계 7개 도시에 있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다양한 문화와 국적을 가진 친구들과 어울려 프로젝트 수행과 토론식 세미나로 교과목을 이수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하버드대학 보다 들어가기 힘든 대학'으로 소문난 미네르바대학이다. 전 세계를 교실로 공부도 하고 친구도 사귀는 그 이지만 정작 A씨를 글로벌하게 띄운 건 틱톡이다. 숏폼에 열광하는 MZ세대답게 틱톡에 이끌린 그는 영어, 댄스, 노래 등 다양한 콘텐츠로 1년 여만에 230만 팔로워를 거느린 파워 동영상크리에이터로 성장했다. 장래 꿈도 크리에이터 플랫폼 CEO라 한다.
B씨는 30대 이커머스 서비스 기획자다. 현재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사에서 프로덕트 오너로 일하고 있다. 이 뿐 아니다. 그는 저술가이자 강연자로,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1인 4역을 하고 있다. '기획자'라는 일은 세상에 빠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직업 중 하나라 생각하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어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강의로 연결되고, 강의를 하다보니 책을 쓰게됐고 유튜브도 하게 됐다고 한다. 내 분야에서 전문가로 인정받고, 내가 배운 것을 남에게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한다.
C씨는 정년을 눈 앞에 둔 대학교수다. 평생을 인문학을 일상에 실재화하는데 힘써온 그는 강단과 책에서 나와 카메라 앞에 앉았다. 모든 걸 세 가지 방법으로 정리해 전달하는 간결한 콘텐츠로 구독자를 사로잡아 인기 유튜브 크리에이터이자 교육 플랫폼 운영자로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과거보다 훨씬 오래 살고 젊게 사는 이 시대에 더 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일하고, 주도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인문학적 방법론을 전파하고 싶다고 한다.
이제 이 세 사람은 각자 소속된 집단의 명문 대학생, 대기업 프로덕트 오너, 대학교수라는 타이틀에 갇혀있지 않고, 필명이나 채널명으로 된 자기 브랜드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일과 일자리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가진 삶 즉, '나다운 삶'을 꿈꿀 수 있게 되었다. 그러기 위해 IT기술이 주도하는 시대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끊임없는 자기계발과 소통으로 노력하는 것은 말할 나위 없다.
우리 사회는 계속해서 좀 더 작아진 집단으로 분화되고 있다. 의사결정도 집단에서 개인으로 분권화되고, 일도 직장 단위에서 프로젝트 단위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다. 집단이 아니라 개인이 경쟁하는 개인의 시대라 하겠다. 시대의 변화는 누구에게는 행운이고 누구에게는 불운이다. 행운의 여신은 앞머리는 있지만 뒷머리는 없다고 한다. 이미 와버린 개인의 시대, 떠나가기 전에 '나다운 삶'을 함께 꿈꾸길 희망하며 새해를 기다린다.
오늘의 티(Tea)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티다. 바로 마리아쥬 프레르의 홍차다. 마리아쥬 프레르는 모두 잘 아는 프랑스의 가장 유명한 홍차회사다. 가장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고 프랑스 왕실의 요청으로 17세기에 이미 전 세계를 다니며 귀한 차들을 수집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다.
오늘 소개하는 차는 에스쁘리 드 노엘이다. 'Esprit de Noel'은 크리스마스의 정신이라는 뜻으로, 이 차는 12월의 크리스마스를 느낄 수 있는 계피향, 오렌지 제스트, 바닐라향을 한 입 가득 채워주는 차다. 필자에게 12월은 크리스마스가 있어서 춥지 않게 느껴지는 달이다. 전에는 길거리 가로수에 달린 수많은 꼬마전구가 반짝거리며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요즘은 가로수에 장식을 못하게 해서 썰렁하기는 하다.
오늘 칼럼에서는 그 때의 크리스마스를 소환해본다. 에스쁘리 드 노엘은 크리스마스의 정신을 일깨워 주는 차다. 바로 사랑하고 용서 받았던 때를 기억나게 하는 차다. 구세주가 이땅에 탄생하신 이유는 바로 인간을 '사랑하고 용서'하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만약 생각만 해도 밉기만 하고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면 올해가 가기 전에 '용서'를 해보자. 사랑하고 있지만 차마 표현하지 못했던 사람에게는 크리스마스 카드를 적어서 사랑한다고 따뜻함을 전해보자. '에스쁘리 드 노엘'을 마시면서 서로 사랑하고 용서하는 12월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T1530박우진칼럼'은 국내 최초이자 최대 IT프리랜서 플랫폼사인 ㈜이랜서의 박우진 대표가 오후 3시 30분 애프터눈 티 타임에 오늘의 차와 함께 IT People과 Trend, 일과 생활에 대해 프리랜서 전문가의 경험과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칼럼입니다.
박 우 진 ㈜ 이랜서 대표이사/CEO
고려대학교 공학석사
스탠포드 경영대학원 SEIT 수료
프리랜서 전문가
청와대 직속 '경제노동사회 위원회 위원' 활동 (2020)
정통부 장관상, 일자리창출 방통위원장상 수상
허남이 기자 nyhe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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