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군주가 메시에 입혀준 아랍 의상에 엇갈린 반응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왼쪽)이 18일(현지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 직후 열린 시상식에서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리오넬 메시(오른쪽)에게 트로피를 건네고 있다. 이날 아르헨티나는 연장전까지 3-3으로 맞서온 프랑스를 승부차기에서 4-2로 꺾고 월드컵 우승를 차지했다. /연합뉴스

카타르의 군주인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가 월드컵 시상 무대에 오른 리오넬 메시에게 아랍 의상을 입혀준 것을 놓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텔레그래프의 보도에 따르면 알사니 군주가 메시에게 수여한 검은색 의상은 ‘비시트’(bisht)로 불리는 아랍의 전통 의상이다. 비시트는 아랍에서 왕이나 성직자 등 신분이 높은 사람이 예복으로 입는 옷이다.

이에 따라 아랍권 소셜미디어에서는 존경의 표시로서 비시트를 수여한 것은 칭찬받을 만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서구권에서는 이번 월드컵 개최와 관련해 이주노동자 인권 문제 등 적잖은 논란을 일으킨 카타르의 또 다른 스포츠워싱(sportswashing)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스포츠워싱이란 스포츠 정신과 경기가 주는 감동을 이용해 인권 탄압 등의 문제를 덮고 이미지를 세탁하는 것을 지칭한다. 축구 선수 출신의 BBC 방송 진행자인 게리 리네커는 비시트 때문에 메시가 입은 국가대표 유니폼이 가려진 것은 “딱한 일”이라고 밝혔다.

텔레그래프는 “월드컵 역사의 위대한 순간을 망친 기이한 행위”라며 “메시가 입은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 대표팀의 상징적인 청백 줄무늬유니폼이 실내용 여성 가운 같은 옷으로 가려진 것은 애석한 일”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존경의 상징으로 비시트를 수여한 것은 평가할 만하지만, 때와 장소가 있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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