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종합병원 “스테로이드 투여 후 갑자기 체중 늘었다면 ‘쿠싱 증후군’ 의심해봐야”

스테로이드 장기간 투여 시 쿠싱 증후군 등 부작용 유발
가장 흔한 증상인 비만, 몸 중심부 위주로 빠르게 살쪄
원인에 따라 치료방법 달라… 전문의와 상담해 결정해야

스테로이드는 통증이나 염증 등에 효과가 곧바로 나타나고 난치병이라 알려진 자가면역질환, 아토피, 알레르기, 두드러기 등에도 면역억제제로 탁월한 효과를 발휘해 많은 이들이 ‘만병통치약’이라 부른다.

하지만 모든 약에는 ‘부작용’이 있는 것처럼 스테로이드 역시 장기간 투여하면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부작용 중 대표적인 질병으로 쿠싱 증후군이 있다. 쿠싱 증후군이란 몸이 스테로이드에 과도하게 노출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증상·징후를 나타내는 질병이다.

우리 몸의 내분비 기관 중 하나인 부신에서는 다양한 호르몬이 생성되고 배출되는데 쿠싱 증후군은 부신에서 코르티솔의 과잉생성으로 인한 과다 배출, 혹은 합성 코르티솔인 스테로이드의 과다 투여로 인해 발생한다.

이렇게 보면 코르티솔과 스테로이드가 신체에 해만 끼치는 걸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코르티솔은 아주 중요한 호르몬으로 스트레스 등이 신체에 위협을 가할 때 대항하기 위한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또 근육을 긴장시키고 혈압·심박수를 증가시키며 감각 기관을 예민하게 해 대처할 수 있게 한다. 코르티솔 결핍 증상을 보이는 부신기능부전의 경우에는 코르티솔 과다증인 쿠싱 증후군보다 더 심각한 증상들이 나타난다.

김미경 부산 온종합병원 내분비내과장(내분비내과 전문의)은 “면역 질환, 여러 염증성 질환 등을 가지고 있어 장기간 스테로이드를 복용 시 쿠싱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며 “또 뇌하수체의 종양으로 인해 ACTH 호르몬의 과다 분비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증후군이 아닌 쿠싱병이라고 진단한다”고 설명했다.

쿠싱 증후군이나 쿠싱병의 가장 흔한 증상은 비만이다. 정상적으로 살이 찌는 과정에 비해 상당히 빨리 살이 찌게 되며 팔이나 다리와 같은 말단부위는 가늘어 보이고 몸 중심부 위주로 살이 찐다.

또한 얼굴에도 살이 찌게 되는데 이것이 달과 같다고 해서 문페이스라고 한다. 또 임산부처럼 튼살과 같은 줄무늬가 나타나는데 이는 코르티솔의 콜라겐 이화작용으로 인해 생기는 증상이다.

원인에 따라 쿠싱 증후군과 쿠싱병에 대한 치료법이 달라지는데 뇌하수체의 종양이 원인이라면 해당 종양을 제거해야 하며 장기간 복용한 약물의 부작용이라면 약을 끊어야 한다.

다만 갑자기 스테로이드 농도가 떨어지면 반대로 부신기능저하증이 올 수도 있어 전문의와 상의해 약물의 지속과 중단 여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김미경 과장은 “쿠싱 증후군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발견이 어렵고,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일반적인 비만 증상과 비슷해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방치하면 고혈압·고혈당 등 심혈관계 질환과 감염의 위험성이 커지므로 조기에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kthyun20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