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의 땀 얼룩진 유니폼이 아랍 전통 의상에 가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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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군주(에미르)인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사니가 19일(한국시간) 2022 카타르월드컵 시상 무대에 오른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에게 아랍 의상을 입혀준 것을 놓고 스포츠워싱(sportswashing)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6년 만의 월드컵 우승과 메시가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트로피를 드디어 안은 것을 축하하고 싶었다면 그의 땀이 어린 유니폼을 드러나게, 우승국의 문화를 존중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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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군주(에미르)인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사니가 19일(한국시간) 2022 카타르월드컵 시상 무대에 오른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에게 아랍 의상을 입혀준 것을 놓고 스포츠워싱(sportswashing)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포츠워싱이란 스포츠 정신과 경기가 주는 감동을 이용해 인권 탄압 같은 잘못을 덮고 이미지를 세탁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그렇잖아도 이주노동자와 성소수자, 여성에 대한 인권을 하찮게 여기고 짓밟는 카타르가 이번 월드컵 대회로 나라의 나쁜 이미지를 희석시킨다는 지적이 나오는 판에 선수의 땀이 어린 유니폼의 의미를 이 의상이 가렸다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통박했다.
가디언과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알 사니 에미르가 메시에게 건넨 검정색 의상은 ‘비시트’(bisht)로 불리는 아랍 전통 의상이다. 비시트는 왕이나 성직자 등 신분이 높은 사람이 예복으로 입는다.
이에 따라 아랍권과 유럽의 반응이 판이하게 갈렸다. 아랍권의 소셜미디어에서는 존경의 표시로 메시에게 비시트를 수여한 것은 인정해 줄만 하다는 평가가 대체적인 반응인 것으로 전해졌다. 권력과 권위를 인정한 것이니 그만큼 존경을 표시한 행위가 없다는 평가다. 반면 서구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이 감지된다.
축구 레전드이며 BBC 방송 진행자인 게리 리네커는 비시트 때문에 메시가 입은 국가대표 유니폼이 가려진 것은 ”딱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텔레그래프는 “월드컵 역사에 위대한 순간을 망친 기이한 행위”라며 “메시가 입은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상징적인 청백 줄무늬 유니폼이 여성의 가운 같은 옷으로 가려진 것은 애석한 일”이라고 더 냉혹한 평가를 내렸다. 이어 “존경의 상징으로 비시트를 수여한 것은 평가할 만하지만,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하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36년 만의 월드컵 우승과 메시가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트로피를 드디어 안은 것을 축하하고 싶었다면 그의 땀이 어린 유니폼을 드러나게, 우승국의 문화를 존중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신문은 또 “메시가 비시트를 입게 된 뒤 처음에는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해 했다”고 덧붙였다. 사실 메시는 나중에 이 의상을 벗은 뒤 유니폼을 입고 따로 세리머니를 하기도 했다.
어쩌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카타르의 인권 억압 이미지 때문에라도 입길에 오르는 것은 분명하다. 카타르도 맹성해야 한다. 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모든 것이 용서되고 인정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임병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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