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희망 직업 없다’는 학생 늘어···“뭘 좋아하는지 몰라”
컴퓨터·신산업 선호도 ↑
초등학생 희망 직업 ‘3위 크리에이터·4위 의사’
코로나19가 학생들의 희망 직업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대면 교육이 줄고 사회가 급변하면서 희망 직업이 아예 없는 학생이 늘었다. AI 등 신산업 선호 비율은 높아졌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19일 발표한 ‘2022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를 보면 ‘희망 직업이 없다’고 답한 학생들은 초등학생 19.3%, 중학생 38.2%, 고등학생 27.2%로 나타났다. 초,중, 고 모두 코로나19 이전이었던 2019년 조사(초 12.8%, 중 29.1%, 고 20.5%)보다 증가했다. 초등학생의 39.2%는 ‘내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몰라서’ 희망 직업이 없다고 답했다. 중학생과 고등학생은 경우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직 잘 몰라서’라는 응답이 각각 52.5%, 47.7%였다.
김민경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진로직업플랫폼센터장은 “코로나19 영향이 학교 현장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산업과 직업의 변화로 특정 직업을 선호한다고 답하지 못한 학생도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월7일부터 7월20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초·중·고생 2만2702명, 학부모 1만1946명, 교원 28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면서 관련 산업에 관한 관심도 늘었다. 중·고등학생 희망 직업 5위에는 컴퓨터공학자·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들어섰다. 2020년에는 각각 10위, 8위였다. AI(인공지능), 정보보안 전문가 등 신산업 직업을 희망하는 학생도 늘었다. 10년 사이 중학생 희망 비율이 2.96%에서 5.42%로, 고등학생 희망 비율은 4.12%에서 8.19%로 두 배 정도 증가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기반 산업이 증가하고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직업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학생들의 관심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초등학생 희망 직업 1위는 운동선수(9.8%)로 2018년부터 5년 연속 1위에 올랐다. 2위는 교사(6.5%), 3위는 크리에이터(6.1%)가 차지했다. 지난해 2위였던 의사는 올해 4위(6.0%)로 밀려났다.
중·고등학생은 올해도 교사를 1위로 꼽았다. 중학생 희망 직업은 2위 의사(5.5%), 3위 운동선수(4.6%), 4위 경찰관·수사관 순이었다. 고등학생은 1~3위 교사, 간호사(4.8%), 군인(3.6%)이 3년째 같은 자리를 지켰다.
공무원을 희망하는 학생은 줄었다. 중학생은 공무원 순위가 2020년 7위, 지난해 6위에서 올해 10위로 하락했다. 고등학생에서도 지난해 6위에서 올해 12위로 떨어졌다. 유치원·보육 교사도 내림세다. 5년 사이 중학생 순위는 14위에서 29위로, 고등학생은 6위에서 25위로 크게 떨어졌다.
학생들이 희망 직업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는 모든 학교급에서 ‘좋아하는 일이라서’(초 50.3%, 중 46.4%, 고 42.6%)가 가장 많았다. 초등학생 중에는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아서’ 희망 직업을 선택한 비율이 지난해 7.6%에서 올해 15.5%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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