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영미 신임 질병청장 취임··· 백경란 전 청장은 이임식 없이 떠나
지영미 신임 질병관리청장이 “코로나19를 통제 가능한 유행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백경란 전임 청장은 이임식 없이 방역수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 청장은 19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아직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질병 대응과 일상회복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며 “코로나19에 대처하기 위한 위기대응체제에서 단계적으로 벗어나 질병청에 부여된 본연의 과제들을 균형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지 청장은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했고, 오후 취임식에 참석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주요 현안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으며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지 청장은 질병청의 전신 격인 국립보건원에 1997년 들어가 2019년부터 국립보건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장을 지냈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딴 지 청장은 범부처감염병연구포럼 추진단장, 대한감염학회 회장, 국제교류재단 보건외교특별대표 등을 역임하는 한편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활동했다. 취임 전까지 한국파스퇴르연구소장으로 있었다. 내정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친구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대학원 교수의 부인이라는 점이 주목받기도 했다.
지 청장은 취임사에서 코로나19 겨울철 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동절기 추가접종과 먹는 치료제 처방을 적극 권장해 취약계층 보호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 이후 발생한 신종감염병에도 대비하기 위해 ‘빅데이터 정보개방 플랫폼’을 구축해 민·관 공동연구를 확대하고, 개인 맞춤형 정밀 의료 등 미래의료 혁신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조직 운영 측면에서는 질병청이 비상 상황에 맞춰 굴러가던 특성을 개편해 본연의 과제를 추진할 수 있게 인력·자원을 재배치하겠다고 말했다.
지 청장의 전임자인 백 전 청장은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바이오 관련 주식을 보유했다는 점 등이 논란이 일면서 취임 7개월 만에 물러났다. 백 전 청장은 별도의 이임식 없이 이날 간부들과 인사하고 직원들을 격려하며 업무를 마쳤다고 질병청은 전했다. 백 전 청장은 이임사에서 직원들을 향해 “동절기 유행 대응이 마무리되지 못해 아쉬움이 있지만 코로나19 위기 극복 시까지 좀더 힘을 내고 지속적으로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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