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연한 '단축' 총경 자리 '확대'…'비경찰대' 힘 싣기 본격화

승진 최저근무연수 5년 단축…총경급 복수직급제 도입
순경 고위직 20%까지 확대…연말연시 경찰 인사 주목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내년부터 '경찰의 꽃'이라 불리는 총경급에 복수직급제가 도입되고 승진 최저근무연수가 5년 단축된다. 경찰대 출신이 장악한 고위직에 비(非)경찰대 출신의 진입 경로를 넓히겠다는 뜻이다.

19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은 '경찰 치안 역량 및 책임성 강화를 위한 조직 및 인사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개선안 주요 내용은 △총경급 복수직급제 도입 △미래치안에 대비한 과학기술 중심의 치안시스템 전환 △승진소요 최저근무연수 단축(순경→경무관 5년 단축) △경찰공무원 기본급 공안직 수준 조정 등이다.

복수직급제는 주요 직위에 복수의 직급을 부여하는 제도다. 중앙행정기관에는 1994년부터 적용됐다.

경찰 복수직급제는 총경급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경정만 맡던 자리를 경정 외 총경도 맡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총경 자리는 58개(상황팀장 16개, 경찰청 소속기관 4개, 본청·시도경찰청 38개) 늘어난다. 현재 총경 수(626명)의 10%에 가까운 규모다. 총경 자리 증가로 인력 충원 없이 승진 적체를 해소할 수 있게 된다.

복수직급제는 본청과 시·도 경찰청 주요부서에 우선 적용된다. 현장 대응 강화와 인재 양성을 위해 서울·부산·경기남부청의 상황팀장 직위와 경찰대학 등 4개 소속기관의 주요 직위에 적용된다.

여기에 순경에서 경무관까지 승진하기 위해 채워야 하는 최저 근무연수를 기존 16년에서 11년으로 5년 단축됐다.

최저 근무연수가 길다 보니 순경 출신이 고위직(경무관)이 될 때가 되면 퇴직을 앞둔 경우가 많다는 판단에서다. 이로써 순경 출신이 40대 후반이나 50대 초반에 경무관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길이 넓어졌다.

그밖에 특별승진제도도 활성화하고 경찰 기본급을 공안직 수준으로 상향한다. 내년 1월부터 경정 이하 기본급부터 평균 약 1.7%(월 6만원) 올린다.

윤석열 정부는 경찰의 숙원인 복수직급제와 기본급 인상 등을 연이어 관철하며 내부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부 혁신을 위한 주요 과제로 고위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찰대 출신에 초점이 맞춰졌다.

검·경수사권 조정과 자치경찰제 시행에 이어 이태원 참사 관련 대응 미흡 논란은 경찰 개혁의 당위성을 더 키웠다.

개혁의 초점은 기득권 주체인 경찰대 출신에 초점이 맞춰졌다. 실제 경찰 조직 전체에서 순경 출신이 97%에 달하나 경무관급 이상에는 3~4%에 불과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이를 2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승진 최저근무연수 단축은 앞서 이 장관이 경찰대 출신의 경위 자동 임관제도를 '불공정'으로 정의한 것과 맞물려 순경 출신의 빠른 승진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경찰은 이르면 20일 경찰청 차장과 서울경찰청장 등 치안정감을 시작으로 내년 중순까지 순차적인 인사를 단행한다. 향후 인사를 비롯해 일선 현장에서 정부가 기대하는 선순환 효과가 실현될지에 대해선 아직 의견이 엇갈린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금년도 경무관 승진의 20% 정도를 일반 순경 출신으로 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인사를 진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순경 입직자, 지방근무자들의 상위직 진입이 수월해져 총경의 인력풀과 다양성이 확대되고 이들의 풍부한 현장 경험은 경찰 내 현장지휘부 역량 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jy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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