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중 가장 좋은 시기, 비관론 약화될까[이번주 美증시는]

권성희 기자 2022. 12. 19.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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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는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가 꺾이면서 지난주 하락세가 강화됐다.

2022년 거래가 2주일 남은 상황에서 여전히 산타 랠리가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시장은 여전히 내년 금리 인하 기대
지난주 연방기금 금리는 0.5%포인트 인상되고 연준(연방준비제도) 인사들의 내년 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지난 9월 4.6%에서 5.1%로 높아졌다.

이에 대해 B. 라일리 파이낸셜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아트 호건은 CNBC에 이는 이미 시장이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준 인사들의 금리 전망치를 점으로 표시한 점도표에 내년 금리 인하 전망이 없다는 사실에 증시가 실망하며 하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19명의 연준 인사 가운데 내년에 금리 인하를 전망한 인물은 단 한명도 없었다며 시장의 내년 금리 인하 기대를 일축했다.

그러나 호건은 CME(시카고 상품거래소)의 금리 선물시장에는 여전히 내년 말 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것이란 기대가 반영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방기금 금리 선물은 내년 4분기에 0.2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는 반면 연준의 점도표는 그렇지 않다"며 "점도표의 과거 정확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준 인사들의 금리 전망이 그리 높은 예측력을 보이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는 연준 인사들의 금리 전망이 그 때 그 때 인플레이션과 고용지표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호건은 "만약 증시가 점도표에 반응해 하락한 것이라면 이번주에는 (부정적 영향이) 소멸될 수 있다"며 증시가 2주일 남은 올해 말까지 산타 랠리를 누릴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기대했다.

1년 중 증시 가장 좋은 시기
미국 증시는 역사상 12월에는 오르는 경향이 있으며 특히 12월 하반기는 1년 중 수익률이 가장 좋은 시기다. 하지만 올해는 S&P500지수가 12월 들어 현재까지 6%가량 급락했다.

페어리드 스트래터지의 창업자인 케이티 스톡튼은 CNBC에 "증시 하락세가 굳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긍정적인 계절적 요인 덕분에 약세 기조가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S&P500지수는 생각보다 매파적이었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기조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 지난 11월 소매판매 때문에 2.1% 하락하며 3852로 내려앉았다.

지난주 수익률이 가장 부진했던 업종은 재량 소비업종으로 3.6% 하락했다. 이어 기술업종이 2.7%, 금융업종이 2.5% 내려갔다. 방어주인 헬스케어와 소비 필수업종도 1.8%와 1.4% 떨어졌다. 지난주 유일하게 상승한 업종은 에너지로 1.8% 올랐다.

반등 있어도 S&P 4100이 저항선
트루이스트 어드바이저 서비스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키이스 러너는 CNBC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연말이니 증시의 하락 압력이 둔화되기를 원하지만 나는 시장이 이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증시는 최근의 조정에도 여전히 무거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증시가 연말에 최소한 강세로 돌아서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있지만 연말 랠리를 포기하는 분위기도 포착된다"며 "증시가 연말에 오르지 못할 것이란 뜻은 아니지만 어떤 종류의 랠리든 기대한 것보다는 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증시가 반등한다고 해도 S&P500지수 4100에서 강한 저항을 받을 것"이라며 "S&P500지수가 4100에 가까워지면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채수익률-주가 동반 하락, 왜?
주목할 점은 지난주 채권시장은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에 역행하는 움직임을 보였다는 점이다. 연준 인사들의 최고 금리 전망치는 올라갔지만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오히려 3.48%까지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연준이 금리를 너무 올려 경기 침체를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침체 가능성이 커지면 장기 국채수익률은 하락한다.

지난 10월까지는 국채수익률이 내려가면, 즉 국채 가격이 오르면 주가도 함께 오르는 동조 현상이 뚜렷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채수익률이 하락해도 주가는 떨어지는 역의 상관관계가 강화되고 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현재 10년물 국채와 주식의 상관관계는 -0.11로 2007년 2월 이후 최저치"라며 "2007년 7월부터 지난 10월까지는 국채와 주식이 쭉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네드 데이비스는 1998년 이후 국채와 주식의 상관관계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면 연준의 과잉 긴축으로 경기가 침체에 빠질 것이란 신호로 해석됐다고 설명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지면 국채수익률이 하락하고 증시도 기업 실적 부진이 예상되며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플레이션보다 인플레이션이 더 큰 위협이었던 1998년 이전에는 국채와 주식간 음의 상관관계가 일반적이었다.

경기 흐름 제시할 기업 실적
이번주에는 증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만한 중요한 일정은 예정돼 있지 않다. 지난 11월 주택시장 지표들이 대거 발표되는 가운데 개인소비지출(PCE) 기준 물가상승률 정도가 주목되는 경제지표다.

PCE 인플레이션은 연준이 정책 결정의 기준으로 삼는 물가 지표이다. 지난 11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전년비 7.1% 오르며 상승률이 예상보다 큰 폭 둔화된 만큼 지난 11월 PCE 기준 인플레이션 역시 완화됐을 것으로 전망된다.

JP모간은 지난 11월 CPI와 생산자 물가지수(PPI), 수입물가 등을 고려할 때 근원 PCE 인플레이션은 지난 10월 전년비 5.0%에서 11월엔 4.6%로 둔화됐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주에는 나이키와 페덱스, 제너럴 밀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이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의 실적은 상대적으로 경기에 민감한 소비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류회사인 페덱스는 글로벌 경기 동향을 제시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회사인 제네럴 밀스는 대표적인 경기 방어주로서 실적 흐름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D램 제조업체인 마이크론의 실적은 반도체 경기의 풍향계로 해석될 수 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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