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 1.5%p까지 벌어져도…환율 재급등은 없다?

유효송 기자 2022. 12. 1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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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사진=뉴스1

한·미 금리차가 22년만에 가장 큰 수준으로 확대된 가운데 경기위축 우려까지 더해지며 원/달러 환율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통화정책과 중국과 유럽의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 우려 요인이다. 원/달러 환율에 대해 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 국면은 이어지겠지만 지난 3분기와 같은 급등세는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19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각각 3.25%, 4.25~4.50%로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상단기준으로 1.25%포인트(p)에 달한다. 2000년 10월(1.50%포인트) 이후 가장 큰 금리 차이다.

이번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공개된 새 점도표 상 FOMC 위원들이 전망한 내년 미국 기준금리의 중간값은 5.1%로, 앞서 9월(4.6%)보다 0.5%포인트나 높아졌다. 만약 한국은행이 내년 1분기에 최종 3.5%로 금리인상을 끝낸다면 미국과의 금리차는 역대 최대 역전폭이었던 1.50%포인트까지 확대될 수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미국 등 전세계 주요국의 긴축 기조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전 거래일보다 5.1원 오른 1310.5원에 개장한 후 1311.9원까지 오르며 고점을 높였다. 이후 다시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며 2.5원 내린 1302.9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미 연준의 긴축 속도조절에 대한 기대로 이번 달 1300원대 초반에서 머무르는 등 '킹달러' 국면은 어느정도 진정됐다는 평가다. 엔화와 유로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DXY)는 올해 초 95선에서 지난 9월 28일 장중 114.78까지 급등해 2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최근에는 104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벌어질 한미 금리차에도 원/달러 환율이 큰 폭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연준의 최종 기준금리 수준이 이미 알려진 데다 긴축 속도 조절에 나선 만큼 환율이 급등할 여지는 적다고 내다봤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급격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달러화 초강세는 기본적으로 미국 경기 펀더멘털이강해야 지난 3분기처럼 급격한 강세를 나타낼 수 있는데 향후 미국 고용은 줄고 실업률은 올라가는 등 경기가 위축되는 상황으로 가고 있어 달러화가 올해처럼 강세를 나타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물가와 FOMC회의 이벤트 소멸 이후 단기적으로 달러화를 크게 움직일 모멘텀이 없다"며 "매파적 FOMC회의 결과와 미국 경기침체 리스크 부각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부각되며 달러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지만 최악의 국면을 벗어나는 유로존 경제지표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ECB(유럽중앙은행)가 유로화 가치를 지지하면서 달러화는 당분간 횡보세를 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도 경기침체나 지정학적 위기 고조 등이 부각될 경우 일시적으로 달러 강세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도, 세계 경제 회복세가 뚜렷해질 경우 달러 지수가 지속해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내년 원/달러 환율이 1130∼1350원대에서 움직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달러화 조달지표인 FX스와프레이트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선물환율에서 현물환율을 뺀 값을 의미하는 FX스와프포인트를 현물환율로 나눈 값으로, 대게 연율로 표시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는 -1.4%로 비교 준거가 되는 한미 금리차(-1.05%)보다 낮았다. 통상 스와프레이트가 마이너스를 보이고 이 금리차 보다 낮다면 원화를 주고 미 달러화를 빌리려고 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앞서 3개월물은 지난 10월 말 -1.11%에서 11월 말 -1.14%을 기록한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FX스와프레이트 1개월은 올 평균 한미 금리차보다 0.23%포인트 정도는 낮았다"며 "지금은 평균과 대비해 조금 더 내려간 것은 맞지만 통상 움직임에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와프레이트와 원/달러 환율은 결국 투자 심리에 같이 영향을 받는다"며 "투자 심리가 좋지 않으면 미달러화 수요가 증가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고 스와프 시장에서도 미 달러화를 빌리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스왑레이트가 내려갈 수 있다"고 했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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