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빙속여제' 김민선, 이상화와 성장 속도 비슷…'판박이'
스타트 문제 개선과 출전 종목 집중 훈련은 최대 숙제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올 시즌 무서운 기세로 세계 최정상에 오른 '신(新) 빙속여제' 김민선(23·의정부시청)의 성장세를 분석하면 '원조 빙속여제' 이상화(33·은퇴)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김민선은 마치 데자뷔처럼 이상화와 비슷한 성과를 내며 성장하고 있다.
김민선의 행보는 주니어 때부터 이상화를 닮았다.
이상화는 만 18세 때인 2007년 여자 500m 주니어 세계 기록(37초81)을 세웠고, 김민선은 서문여고 재학 시절인 2017년 9월, 만 18세 나이로 이 기록을 깼다.
당시 김민선은 캐나다 캘거리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폴 클래식 2017' 여자 500m에서 37초70의 기록을 찍으며 이상화의 종전 기록(37초81)을 10년 만에 넘어섰다.
이후 김민선은 고질적인 허리 통증 문제로 기대만큼 성장 속도를 보이진 못했다.
이상화 역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 획득 이후 예니 볼프(독일) 등 라이벌들의 집중 견제 속에 세계 최강의 자리엔 올라서지 못했다.
이상화는 만 23세 때인 2012-2013시즌부터 압도적인 성적을 올렸는데, 김민선 역시 만 23세 나이로 올 시즌 월드컵 1~4차 대회 여자 500m를 모두 석권했다.
기록 추이도 비슷하다. 이상화는 2013년 1월에 열린 2012-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6차 대회 여자 500m 1차 레이스에서 36초99를 찍으며 사상 처음으로 37초 벽을 깼다.
이후 같은 대회 여자 500m 2차 레이스에서 36초80의 세계 기록을 작성했다.
김민선도 만 23세의 나이로 치르는 2022-2023 시즌에 36초대 기록을 세웠다.
그는 지난 10일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월드컵 3차 대회 여자 500m에서 36초972의 개인 기록을 달성하며 우승했고, 1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월드컵 4차 대회 여자 500m에서 36초96의 개인 최고 기록으로 다시 한번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상화의 길을 그대로 걷는 김민선은 이제 이상화의 세계 기록(36초36)에 도전한다.
이상화는 2013년 11월 17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2013-2014 월드컵 2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A(1부리그) 2차 레이스에서 36초36의 세계 기록을 달성했다. 이 기록은 9년이 지난 지금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김민선은 현역 선수 중 이상화의 세계 기록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올 시즌 월드컵 대회에서 유일하게 36초대 기록을 세우며 세계기록 경신 가능성을 내비쳤다.
세계 기록을 깨기 위해선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다.
최우선 숙제는 스타트 문제다. 김민선은 주니어 시절부터 출발 반응 속도가 느려 스타트에서 적지 않은 손해를 봤다.
올 시즌 월드컵에서도 그랬다. 김민선은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던 월드컵 4차 대회 당시 초반 100m를 전체 4위 기록인 10초46에 통과했다. 이상화가 세계 기록을 달성할 때 세운 초반 100m 성적(10초09)과는 0.37초나 차이 난다.
김민선의 소속 팀인 의정부시청 제갈성렬 감독은 "스타트 문제는 김민선도 주지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김민선은 반응 속도를 높이기 위해 경기장 안팎에서 여러 가지 스타트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곧 개선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민선이 주력 종목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김민선은 여자 500m, 여자 1,000m뿐만 아니라 단체 종목인 여자 팀 스프린트 종목에도 참여하고 있다.
팀 종목은 개인 종목과 달리 훈련 방법과 레이스 스타일이 달라서 단거리 종목에 집중해야 할 김민선에게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실제로 경쟁국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은 자신의 주력 종목에만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상화 역시 선수 시절 자신의 주 종목인 여자 500m에만 전념했다.
부상 문제도 김민선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그동안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오랜 기간 고생했던 김민선은 재발을 막기 위해 좀 더 꼼꼼한 관리가 필요하다.
월드컵 1~4차 대회, 4대륙 선수권대회 등에 출전하며 쉼 없이 달려온 김민선은 20일 대표팀 동료들과 귀국해 잠시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
월드컵 5~6차 대회는 내년 2월, 세계선수권대회는 내년 3월에 열린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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