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정부도 속수무책...베일 싸인 중간요금제, 입 닫은 통신3사
비공개 사유는 ‘영업 손해·경쟁사 타깃’ 우려
“소비자 납득할 설명 있어야” 지적도
중간요금제의 통신비 절감 효과를 놓고 의문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매경닷컴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과기부 자료에 따르면 통신3사는 중간요금제 가입자 현황을 제출하라는 거듭된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통신3사의 중간요금제 가입자를 합산한 현황도 제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 과기부 설명이다. 다른 의원실도 가입자 현황을 요구했지만 입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3사는 가입자 현황이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통신3사가 과기부에 제출한 답변을 보면 ‘영업비밀’, ‘손해 우려’ 등이 대표적인 비공개 사유로 언급됐다.
SKT는 “개별 요금제의 가입자 현황 자료는 외부 유출 시 당사의 요금제 운영 전략이 경쟁사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며 “영업비밀에 해당돼 제출이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과거 온라인 전용 요금제 가입자 현황을 공개한 사례와 차이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SKT는 “온라인 전용 요금제의 경우 다양한 데이터 제공량 구간으로 구성된 총 8종의 요금제에 대해 합산 가입자 수를 제출한 것”이라며 “요금제의 금액대 혹은 데이터 제공량과 같은 기준의 가입자 현황은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 자료에 해당해 이번에 요청한 내용과는 차이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KT는 자사 영업과 마케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의 공략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중간요금제 가입자 현황 자료는 경영상 정보에 해당하는 영업비밀로 유출 시 경쟁사가 당사의 투자 전략 등을 직·간접적으로 알 수 있고 유출된 정보를 이용한 경쟁사의 타깃 전략으로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높아 제출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통신3사의 비공개 입장을 놓고 소비자들이 납득할 해명이 있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윤 의원은 “영업비밀이라면 어떤 측면에서 비밀에 해당하는지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하는데 포괄적으로 비밀임을 이유로 가입자 현황을 밝히지 않는 것은 소비자들이 쉽게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보도에 비춰보더라도 중간요금제 가입자 비중은 크지 않다. 보도에 따르면 통신3사 중간요금제 가입자는 10월 말 기준 약 34만명이다. 같은 기간 5G 가입자(2698만명) 중 1.3%에 불과하다.
전직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중간요금제는 사실상 가입하지 말라는 의도로 설계된 요금제”라며 “만원만 더 내면 더 많은 데이터를 제공받을 수 있는데 누가 중간요금제에 가입하겠나”라고 꼬집었다.
통신3사 중간요금제는 월 4만4000~6만1000원 수준으로 24~31GB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SKT는 지난 8월 베이직 플러스(5만9000원)와 5G 언택트 42(4만2000원)를 출시했다. KT는 5G 슬림플러스(6만1000원)·5G 다이렉트 44(4만4000원), LG유플러스는 5G 슬림+(6만1000원)·5G 다이렉트 44(4만4000원)를 각각 내놨다.
과기부 측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월 50~70GB를 제공하는 징검다리 요금제 출시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기부는 이용자 부담 완화를 위해 요금제 다양화를 지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안으로 어르신 전용 요금제와 청년층 데이터 지원 등 계층별 맞춤지원을 확대한다는 것이 과기부 구상이다.
다만 통신3사가 과기부의 사업 방향에 부합하는 요금제를 실제로 출시할지가 관건이다.
윤 의원은 “통신 요금제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충분히 보장되도록 더 다양한 상품 출시 등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이동통신사들도 소비자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한 만큼 앞으로 그 약속이 지켜지는지 계속 살피는 것은 물론 반드시 실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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