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탈도 많았던 월드컵, 카타르가 얻은 것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최우수 선수상인 ‘골든 볼’을 수상한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는 카타르 전통 의상인 ‘비시트’를 두르고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사상 최초로 중동에서 열린 이번 월드컵의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됐을 때부터 개막 직전까지 여러 비판을 받은 카타르는 이번 대회를 통해 ‘원하는 것을 얻었다’라는 평가를 받는다.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은 19일 아르헨티나가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 이긴 뒤 트로피를 받으러 가는 메시에게 금박으로 장식된 비시트를 둘러주었다. 골든볼을 수상한 선수 혹은 우승팀 선수가 월드컵 개최국의 전통 의상을 입고 트로피를 받는 일은 이례적이다.
하산 알 타와디 카타르 월드컵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영국 공영방송 ‘BBC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공식 축하 행사를 위해 준비한 복식이다. 월드컵은 아랍과 이슬람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릴 기회였다. 카타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아랍과 이슬람 지역 전체의 축제였다”라고 말했다.
카타르는 국토 면적이 한반도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작은 나라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슬람 수니파 국가들은 2017년부터 4년간 금수 조치 등 카타르에 봉쇄 정책을 펼쳐 왔다. 카타르가 이슬람주의 무장세력을 지원한다는 이유에서였다. 타밈 국왕은 중동에서 카타르의 영향력을 높이고자 꾸준히 스포츠 행사 유치에 힘써왔다. 그는 카타르 올림픽위원회 집행위원장이자 리오넬 메시와 킬리안 음바페의 소속팀인 파리 생제르맹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카타르의 국영 기업 ‘비인 미디어 그룹’은 월드컵 개최권을 획득한 직후인 2012년 ‘비인 스포츠’라는 거대 스포츠 방송사를 설립했다. 이번 월드컵은 ‘비인 스포츠’를 통해 중동 전역에 중계됐다. 영국 통신사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월드컵 개막 후 첫 2주 동안 76만 5000명 이상이 카타르를 방문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에 따르면 카타르는 이번 월드컵과 관련된 지난 4년간의 상업 거래를 통해 75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는데, 이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창출된 수익보다 10억 달러 더 많다.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의 비리와 경기장 건설 과정에서 사망한 수천 명의 이주노동자의 존재, 성소수자(LGBTQ+)와 연대하는 관중에 대한 차별 대우 등은 축제의 열기 속에 희미해졌다. 영국 일간지 ‘더 가디언’은 “이번 월드컵은 카타르 정권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고, 세계의 포용을 받을 자격이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고안됐다”라고 비판했다.
카타르 월드컵은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아랍과 이슬람 국가 간의 연대를 이끌기도 했다. 모로코는 이스라엘과 평화 협정을 맺은 국가이지만, 모로코 축구대표팀은 스페인과의 16강전에서 이긴 뒤 팔레스타인 국기를 펼쳤다. 4강 신화를 쓴 모로코는 유럽과 남미 중심의 월드컵을 뒤흔들었다는 평가를 받았고, 아랍·이슬람 축구 애호가들의 지지를 받았다. 팔레스타인 출신의 저널리스트 아지즈 아부 사라는 “아랍인들에게 카타르 월드컵은 승리의 기억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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